뉴스
[인터뷰] 이솜, "부족한 걸 느낄 때 더 잘하고 싶다"(영화 대립군)
"만화 조선왕조실록 중 광해군 이야기를 재미있게 봤다. 영화 '대립군'의 덕이는 제가 그동안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였다. 말그대로 광해바라기라, 촬영을 하면서도, 휴식을 취하면서도 늘 제 시선은 어린 광해(여진구 분)에게 꽂혀 있었고, 산에 오르다 넘어진 적도 많았다.(웃음)"
영화 <대립군>(정윤철 감독)의 개봉일인 5월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이솜을 만났다.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했는데, 한복이 어울릴까 걱정했다. 감독님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감독님은 저더러 광해의 누나, 친구, 엄마처럼 연기해달라고 주문하셨다. 세자와는 이성적인 관계는 아닌데, 현재로 말하자면 마치 과외선생님과 같은..그런 편한 연기로 임해달라고 했다."
여배우가 흔치 않은 작품이기에,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냐고 물었다. "여배우라 힘들었던 것도, 원했던 것도 없었다. 촬영장에선 다 같이 동료배우일 뿐이었다. 깊은 산 속에서 화장실이 멀어 차를 타고 이동해야만 했던 점은 불편했다."
배우들간 현장 호흡에 대해 이솜은 "이정재 선배님은 말수가 워낙 적었고, 주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가장 많이 붙어 있던 여진구씨는 동생인데 의젓한 친구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솜은 <대립군>을 선택한 이유로 기존의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를 깨트리고 싶었다고 했다. "다양한 캐릭터로 조금씩 더 성장하고 싶었다. 작은 역할이라도 말이다. 모델출신이지만, 공백기엔 절대 런웨이 경험을 쌓지 않았다. 배우란 직업에 좀 더 몰두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주변 지인들이 '대립군'을 보고 정말 고생이 많았다고 칭찬해 주더라.(웃음) 그럴수록, 제가 더 부족한 걸 느끼고 더 잘하고 싶고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잘 나가던 모델에서 배우로, 제 2막을 시작한 이솜. 우연히 오디션을 통해 출연하게 된 독립영화 <맛있는 인생> 이후, 연기에 대한 욕심이 점점 커졌다는 그녀는 <대립군> 이후, <소공녀>란 독립영화로 현대판 꽃거지(?)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지금의 회사에서도 독립영화 출연은 도움이 될거라고 응원해 준다. '범죄의 여왕' 같은 경우엔, 시나리오가 너무 마음에 들어 특별출연이지만 제가 먼저 하겠다고 했을 정도"라며 "좋은 감독들과 좋은 작품을 한다는 데, 상업영화만 고집할 게 아닌 듯 하다. 앞으로도 제가 맡은 캐릭터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는 역할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솜은 또, "최근 발랄하고 엉뚱한 매력의 역할이 많이 들어 온다.(웃음) 제 평소 성격이 무심함도 있고, 솔직한 데다, 낯도 많이 가려 쑥쓰러움이 많다. 줄리엣 비노쉬가 연기한 영화 <초콜릿>(2000)의 러블리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라고.
한편, 이솜이 출연하는 영화 <대립군>은 임진왜란 당시 ‘파천’(播遷)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왕세자로 책봉되어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광해’와 생계를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代立軍)의 이야기를 다룬다. 현재 절찬 상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