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배우 김남길 / 오퍼스픽쳐스 제공


"'어느날' 시사회를 보는 데, 옆에 우희씨가 자기 감정 이상하지 않냐고 말을 자꾸 시켰어요. 영화를 보고 난 후, 서로 손발이 오그라들고 아쉽지 않냐고 토닥거려줬죠. 감독님은 기분 좋으신 거 같더군요. 아무래도 전작보다 관객에게 더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싶었고, 상업적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의도하신 게 맞아 떨어진거 같아 다행입니다.(웃음)"

배우 김남길이 천우희와 함께 이윤기 감독의 신작멜로 <어느날>로 스크린 컴백했다. 이 작품은 아내가 죽고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다, 어느 날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천우희)가 서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31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남길은 "강원도 고성 앞바다의 노을 지는 장면이 압권인데, 20분 안에 감정표현을 해야하는 상황이라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었어요. 완성본에서 그 장면이 생각보다 어두워서 CG적인 부분이 조금 아쉬웠어요."라고 솔직한 후기를 밝혔다.

김남길은 이윤기 감독과 시나리오 수정부터 디테일하게 참여했다. "일반적인 멜로영화와 차이점을 두고 싶었고, 무엇보다 상업영화 치곤 저예산이라 촬영장에서 뜻밖의 상황이 달라지거나 딜레이가 되는 상황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을 했죠. 다른 작품도 프리 프로덕션에 참여를 많이 하는 편인데, '어느날'도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고 촬영에 들어가야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라고 배우 이상의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덧붙여, 그는 "과거 연출 경험을 해봤는데,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어요. 그 이후로 감독님들의 고충을 잘 알게 되었죠. 평소 제 성격이 급한 편인데, '어느날'을 찍으며 현장에서 재촉하지 않고 무작정 기다리기로 마음 먹었어요."라고.

전작 <판도라>의 '재혁'은 다수를 위해 희생한, 인간 본성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감에 휩싸여 마지막 눈물 연기를 장식했다고 말한 김남길은 "스스로 가진 한계에 부딪치게 되었다"고 털어놨다. "생애 처음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면서 대사가 긴 감정연기에 몰입하는 게 쉽지 않았죠. 전 아픈 일이 있으면 속으로 삭히는 편인데, 그걸 내 놓으려고 하니 어색하기도 했구요.(웃음) '어느날'에서는 그런 경험을 해보고 나니 카메라가 무려 4대나 돌아가도 묵묵하게 견딜수가 있었습니다, 하하!"

김남길은 강수 역할을 하면서 나름 연구했던 애드립을 현장에서 감독에게 보여줬단다. "시각장애인 '미소'가 제게만 보이는 설정의 영적인 존재인데, 그걸 어떻게 표현할까 하다가 그녀의 손바닥에 빗방울이 떨어져 새는 장면을 본다면 정말 기절할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아 리허설을 해봤는데, 편집 없이 그대로 실릴 줄을 몰랐던 거죠. 반면, 제 애드립이 절대 통하지 않은 장면도 있었습니다."

그는 상대역인 천우희에 대해 "첫 만남이라도 캐주얼 복장이라면 청바지 정도는 입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웃음) 트레이닝 복의 우희는 정말 인상 깊었어요. 촬영장에서 더욱 놀란건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강렬한 에너지가 인상 깊었죠. 당시, '곡성'이 굉장히 주목을 받았는데, 이번 영화가 주로 밤 촬영이 많아 저와 스태프들이 농담 삼아 '저기 앉아서 돌 던져 봐봐'라고 우희에게 시키면 '오빠, 이렇게?!'라고 바로 실천해줘 섬뜩하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끝날때까지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배우활동 외에 최근 관심사로 김남길은 "세월호와 정치 이슈? 다른 분들처럼 저도 관심 많아졌죠. 요즘엔 신문 사설을 많이 보는 편인데, 세상을 보는 눈도 키워야 제 연기에도 도움이 될 거 같아서요. 그런 이유로, 각박해진 우리 삶에 '어느날'이란 영화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웃음)" 이어서 "저도 천만배우? 되고 싶죠. 허나, 요즘처럼 천만영화를 목표로 제작하는 충무로의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요. 작은영화라도 잘 만들어진 영화가 다음 작품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는, 그런 분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잘 생긴 외모만큼 콧수염도 잘 어울린다고 했다. "우선 작품 때문이죠. 강수란 인물도 조금은 초췌한 모습? 그러기 위해선 수염을 기른듯 안기른듯 보여줘야 했거든요.어릴적엔 동안 느낌이 싫어서 조숙해 보이려고, 제 입모양이 작아 여성스럽다는 견해가 있어 수염을 기른 이유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4월 5일, 김윤진 옥택연 주연의 영화 <시간위의 집>과 같은날 개봉한다고 했다. 이에 김남길은 "장르도 물론 다르거니와, 전작 '해적'이나 '판도라'도 경쟁작이 치열했어요. 그런 부분에서 이미 마음은 비웠구요. 제작비가 큰 오락영화라면 당연히 큰 수익을 냈으면 하지만, 작은영화도 다양성을 위해,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꼭!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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