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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자이언티 "'양화대교'를 어떻게 넘을 수 있겠어요"
"'양화대교'를 넘을 수 있을까요. 그 노래는 그 노래인데, 어떻게 넘을 수 있겠어요. 졸업사진을 넘는 사진을 찍자는 말과 비슷한 것 같아요. 기록 자체로 소중한 것이고, 기록을 소중히 여겨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한 일이죠."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들에게는 보통 자신만의 인생곡이 있다. 한 화자의 개인적 경험을 담은 이야기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인생곡으로 뽑는 노래가 있다. 자이언티하면 연관검색어처럼 떠오르는 '양화대교'다. 하지만 이러한 '양화대교'를 자이언티는 '콤플렉스'라고 말한다.
"제가 하고 싶은 음악,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기사 한 문단, 사진 몇 장, 대표곡 하나로 대부분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양화대교'는 제가 알려진 계기가 된 소중한 곡이지만, 다양한 음악을 보여주기에 '양화대교'라는 곡이 가진 이미지가 너무 커서 절 덮어버릴까 봐 '콤플렉스'가 되기도 했다."
'양화대교'라는 부담 아닌 부담 속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으로 대중 앞에 나섰다. 자이언티는 "자전적 가사를 많이 쓰기 때문에, 할 말이 생기기 전까지는 곡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제 커리어에 남는 앨범은 진지하고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조금은 길다고 느낄 수 있는 공백기를 가진 배경을 밝혔다.
지난 1일 발표된 자이언티 새 앨범 'OO'은 그의 상징과도 같은 안경을 연상시키며, 자이언티의 시각, 시야를 표현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자이언티 역시 "'OO'에는 제 아이덴티티(Identity)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은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라는 후렴구가 인상적인 타이틀곡 '노래', 지드래곤과의 협업으로 화제를 모은 곡 '콤플렉스(Complex)'를 포함해 총 7곡의 신곡과 인스트루멘탈로 구성된다. 첫 트랙은 '영화관'으로, 제목에서 추측할 수 있듯 한 곡 한 곡이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스토리를 담고 있다.
자이언티는 "오래된 곡들도 여전히 제 아이덴티티를 대변하는 것 같다"며 "'코미디언(Comedian)'은 데뷔 후 얼마 안 지나서 쓴 곡인데, 그 당시 마음과 생각이 변하지 않았다. '바람(2015)' 같은 경우도 여전히 공감하기 때문에 앨범에 수록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처음 앨범 발매 시기로 계획한 것은 작년 가을이었지만, 비염 등 여러 사정으로 앨범이 지연됐다. 하지만 '음원 깡패'의 명성은 시기에 상관없었다. 자이언티의 이름이 음원 차트 상위권을 수놓았다. 자이언티는 "저는 노래를 잘하는 가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라며 "저의 생각을 음악에 담고, 저만의 이야기로 공감을 낼 수 있다는 것, 프로듀싱에 직접 참여해 완성도에 많이 신경을 쓴다는 점이 강점인 것 같다"고 비결을 밝혔다.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중은 그가 써내려간 가사에 공감했고 호응했다. 자이언티는 "의식의 흐름대로 가사를 쓰는 편"이라며 "뭐가 스쳐 지나가면, 다 메모를 해놓는 타입이다. 나 혼자 생각하기에 아까운 것들을 음악으로 만들어내려고 한다"고 가사를 쓰는 스타일을 전했다.
작사의 비결을 묻자 자이언티는 "별다르게 특별한 것은 없다. 제가 이런 창작을 하는 것에 대해서 부모님도 좀 이상하게 생각한다"며 "어릴 때부터 상상하는 것을 좋아했고, 공상을 많이 했다.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했고, 계속 뭔가를 만들고 흥얼거리는 것들을 좋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 음악을 시작한 것도 너무 흥얼거리니까, 친구가 노래대회에 나가보라고 했다. 그때, 무대 맛을 처음 봤다. 팝송 대회였는데, 제가 팝송을 하나도 몰랐었는데, 검색을 해보니까 'I believe I can fly'가 제일 위에 나왔었다. 여러 번 듣고 연습해보고, 무대에서 첫 소절을 불렀는데 사람들이 환호를 해줬다.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
스스로 '아이덴티티'라고 표현할 만큼, 자이언티의 색깔이 강하게 묻어나는 앨범이다. 하지만 혹자는 '말랑말랑해졌다', '초심을 잃은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자이언티 역시 "앨범에 자극 요소가 많이 없는 것 같다"며 이러한 반응에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지금 낸 앨범은 저를 담고 있는 앨범인 것 같다. 어떤 평가를 해도 좋고, 말랑말랑해진 분위기가 지금의 저인 것 같다. 사람들도 바뀌는 것처럼, 아티스트는 변하는 만큼 그런 것들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뷰②] 자이언티 "YG 行? 이름만 바뀌었고, 환경은 그대로" 기사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