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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진영 "깊은 여운 주는 음악 만들고파"
[인터뷰①에 이어] B1A4 리더 겸 배우 진영이 '구르미 그린 달빛'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장 찬란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진영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다음은 가수 활동부터 연기까지 완벽하게 해내고 있는 진영과의 일문일답.
-'사기캐'인 것 같은데 부족한 점은 뭐예요?
"콤플렉스 중 하나가 길치에요. 심해요. 맨날 가던 친구 집인데 친구가 오라고 했는데 못 찾겠더라고요. 상황이 너무 민망했어요.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제가 서울에서 왔는데 여기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해요?'라고 물어서 갔어요. 길 걸을 때 생각을 못 하나 봐요. 가까운 길도 뒤돌면 기억이 안 나요. 적당한 거리면 외울 텐데, 어딘지 기억이 안 나요."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첫 등장이 '늑대의 유혹' 강동원 씨 같았어요.
"감독님한테 꼭 해야 하냐고 여쭤봤어요.(웃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죠. 사실 제가 우산이랑 인연이 깊은 게 '칠전팔기 구해라'라는 작품에서도 똑같은 장면을 두 번이나 했거든요. 그래서 마음이 편했죠. 촬영할 때도 위축될까 봐 굳이 생각하지 않고 '나만의 신'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어요."
-B1A4 멤버들은 어떤 조언을 해줬나요?
"조언이라기보다는 모니터를 많이 해줬어요. 애들이 제 대사를 따라 하고 그랬죠. 장난치려고 하는거 지만 전 기분이 좋았어요. 관심 있게 봐준 거고,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되게 애틋해졌죠. (어떤 대사를 따라 했고, 누가 가장 잘했나요?) '일렁이지 않는구나' '윤성 나으리 아니십니까' 이런 대사를 했고, 산들이랑 공찬이가 잘했어요."
-B1A4 멤버들은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보여요.
"진짜 오글거리는데도 1주일에 1번씩 꼭 모여서 칭찬할 거 지적해 줄거를 서로 다 얘기했어요. 동생들도 저한테 하라고 했고요. 자존심 세울 필요 없으니까요. 동생들이 '형 이런 거 안 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하면 서로 고쳤죠. 일이 일어날 것 같으면 대화를 하니까 트러블이 안 생겨요."
-동생들이 가끔 선을 넘어서면, 형 입장에서 화날 때도 있지 않나요?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한 것 같아요. 동생이라고 해서 말 하는 걸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같은 팀원이고, 같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형이기 때문에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동등한 입장으로 생각해요."
-드라마 현장에서 동생들과도 커뮤니케이션이 잘 됐겠네요.
"어린 친구들을 만나도 이제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다 알겠어요.(웃음) 솔직히 저도 장난기 많고 노는 걸 좋아해서 같이 놀았어요. 형이라고 생각 안 했죠. 같이 웃고 떠들고 진중할 때는 또 진중하지만 풀릴 때는 확 풀려야 돼요. 웃긴 얘기도 엄청 많이 했어요."
-기사 보니까 박보검, 곽동연 씨와 '음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얘기가 있던데 어디서 출발한 건가요?
"메이크업 받을 때나 준비할 때 분위기가 삭막하잖아요. 조용하니까. 그때 제가 휴대전화로 노래를 틀어요. 보검이가 틀 때도 있고요. 노래를 틀면 분위기가 바뀌어요. '노래 틀어도 될까요?'라고 꼭 여쭤보고 틀죠. 준비하면서도 분위기가 삭막하지 않았으면 싶거든요. 영화 '비긴 어게인'에서 나온 말인데 '지금 이렇게 조용한 순간도 음악을 트는 순간 영화같이 변하고 삶이 의미 있게 변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 말에 공감해요. 우리가 여기서 분위기 있는 노래를 틀고 인터뷰를 해도 분위기가 바뀔걸요?"
-드라마 촬영도 바쁜데 아이오아이 '잠깐만' 곡 작업과 동시에 B1A4 새 앨범 프로듀싱까지 소화했다고 들었어요. 곡 제안을 거절하거나 B1A4 앨범 프로듀싱을 다른 전문가에게 맡겨도 될 텐데 모든 일을 직접 다 소화해내는 걸 보면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는 것 같아요.
"몸은 지칠 수 있는 정신적으로는 안 피곤해요. 생각보다 체력이 세거든요. 저도 쉴 때는 쉬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노는 것도 좋아하고요.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꽉 채운 느낌이 아니라 허술해요. 생각보다 구멍이 뚫려 있는 것 같아요."
-일 할 땐 일 하고 쉴 때는 쉬자는 거죠?
"네. 푹 쉬는 것보다 어디 나가려고 해요. 사람을 만나거나 풍경 좋은 곳에 가고 영화 보는 걸 좋아해요. 어릴 때 부모님과 영화관을 많이 갔어요. 그래서 지금도 영화관 팝콘 냄새만 나면 설레요. 백화점 갈 때 영화관을 들렀다 가는 경우도 있어요. 영화관에 가면 옛날 생각도 나면서 기분이 좋아져요. 그런 게 있어요. 향으로도 사람을 기억할 수 있거든요. 향수를 좋아하는데 '어떤 향을 뿌리느냐'에 따라 기분전환도 되고, 헤어졌던 연인이 뿌렸던 향순데 길 가다가 똑같은 향수를 뿌린 사람이 지나가면 확 생각나고 그러죠."
-실제로 연애할 때 극중 윤성이처럼 퍼주는 스타일인가요?
"퍼주는 스타일이에요. 다만, 이입이 안 됐던 거는 목숨까지는.(웃음) 저는 목숨까지 내주는 건 드라마여서 가능한 것 같아요. 이해가 안 되는 게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살아서 봐야지 죽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웃음)"
-아까 하던 얘기로 다시 돌아가면 아이오아이에게 '같은곳에서', '벚꽃이 지면', '잠깐만'과 같은 곡을 줬잖아요. 같은 하늘에 있지만 함께할 수는 없는 소녀들의 상황을 서정적으로 그린 가사가 깊은 여운을 남긴 것 같아요. 흘러가는 시간 속에 있는 아이오아이를 곡에 잘 녹이고 있달까요.
"저는 노래를 만들 때 저만의 포인트가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한 번만 들어도 멜로디가 떠오르는 중독성 있는 곡이 아니라, 다시 듣고 싶고 깊은 여운이 있는 곡을 만드는 게 제 목표예요. 뜬구름 잡는 곡이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을 담는 것도 중요하고요. 대본도 누군가를 보고 쓰는 거니까 상황에 맞춰 써야 시청자가 공감하잖아요. 같은 의미죠."
프로듀서로서 배우로서 빛나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는 진영에게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일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에는 많은 일이 일어나요. 그런 일들을 음악에 녹여내고 싶어요. 마음에 새기고, 회자되는 노래를 만드는 게 음악인으로서의 목표예요"라고 답했다. 곧 있으면 만나게 될 B1A4 새 앨범에서 진영이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벌써부터 마음이 훈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