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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혼술남녀' 공명 "시청자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결말"
'혼술남녀'에서 진공명은 이런 사랑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랑 앞에 오직 '직진'하는 인물이다. 이번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공명은 극 중 진공명과 닮아있었다. 사랑이 아닌, 오직 연기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모습이.
공명은 최근 대중들의 눈에 점점 낯익게 느껴지는 인물이다. 전작 '딴따라'에 이어 '혼술남녀'까지 약 7개월 정도의 시간을 쉴 틈 없이 달려왔다. "연달아 작품을 하게 돼서 감사하다"며 운을 뗀 공명은 "조금씩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기분이 좋다. 쉬지 않고 일을 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명은 '혼술남녀'에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햇병아리 공시생 '진공명' 역을 맡았다. 활동명 그대로 가져온 캐릭터의 이름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다만 캐릭터에 대한 칭찬도, 질책도 모두 자신의 이름으로 받아야 했다.
공명은 "다른 분들도 본명이나 이름으로 해서, 부담감은 없었고 편했다"며 "진짜 이름을 불러주는 느낌이 들어서 캐릭터 분석을 할 때도 더욱 애착이 갔다. 칭찬이나 질책을 제 이름으로 듣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고, 진공명이라는 이름을 가진 캐릭터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극 중 진공명은 어머니의 등쌀에 마지못해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그러던 중 하나쌤(박하선)을 만나고, 그와의 연애를 꿈꾸며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된다. 사랑 때문에 이별을 겪게 되는 보통의 공시생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등 떠밀리듯이 공무원을 준비한다는 것이 실제 주변에서 있을 법한 일이기 때문에 공감됐다. 공명은 이런 '진공명'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궁금했다.
"진공명은 처음에 공시를 준비하는 인물이 아니었다. 군대에 갔다 와서 꿈도 없고, 그냥 자유롭게 노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다. 지금 그 나이대에 보통 취업도 잘 안 되고 그런 세대들이라는 점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제가 26살은 아니지만, 제 모습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나이에 맞게 천진난만하기도 하고, 순진하기도 한 모습들이 많이 보이도록 노력했다."
공명의 천진난만하면서도 순수한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난 것은 박하선을 향한 사랑을 표현하는 모습에서였다. '사랑꾼'이라고 불릴 만큼, 오직 사랑을 향해 직진을 하는 모습은 '직진 연하남'이라는 애칭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분명 있었다. 상대방의 동의 없는 일방적인 애정이었음에도,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조금은 고집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러한 점에 대해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표현했고, 이러한 마음은 공명도 마찬가지였다.
"저도 보는 눈은 시청자와 똑같다. 모니터를 하면서 한층 더 배울 수 있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런 (일방적인) 표현들에 대해서는 저도 아쉽기는 하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서 좀 칭찬도 해주고 싶고, 나중에 다시 잘해보자는 마음 두 가지가 들었던 것 같다. 형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화낼 일이다. 형이나 하나쌤 입장에서 보는 많은 분들에게 저는 고구마 같은 캐릭터지만, 진공명 입장에서 표현이 안 된 것들은 아쉬웠던 것들도 있다."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불친절했던 부분은 하나 더 있었다. 진정석(하석진)-진공명 형제의 관계에 대한 부분이다. 특히 공명이 교통사고로 입원한 병원 신에서 형(하석진)에게 "고쓰(고퀄리티 쓰레기)"라며 상처를 주는 모습은 '왜 저렇게까지 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 이후 형에 대한 감정선의 배경이 조금 설명이 되긴 했지만, 분명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 중 하나다.
공명은 "저도 조금은 아쉬웠죠. 15회 아버지 제사 신에서 그런 감정이 조금 나오고, 형의 회상신에서 엄마의 말로 잠깐 나온다"며 "형한테 억눌려 살고, 승승장구 하는 형 옆에서 찬밥신세였고, 형이 물려주는 것만 입은 동생의 설움이 많았다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하나쌤을 포기 못하는 이유도 그런 배경들 때문인 것 같았다. 다 뺏겼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까지 뺏기기 싫다는 생각이다. 후반부에 그런 감정들이 나오긴 했지만, (그에 대한) 배경이 많이 안 나와서 아쉽기는 했다"는 생각을 전했다.
결론을 말하면 공명은 박하선을 향한 마음을 접고 하석진과의 사랑을 응원하는 길을 택한다. "공명 캐릭터 입장에서는 슬프고 쓸쓸한 결말이지만, '혼술남녀' 시청자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결말"이라며 공명은 "포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고, 저도 방송을 모니터링하면서 형과 하나쌤이 사귀는 사이인데 둘 사이에 끼어드는 것이 조금은 불편했다"고 답했다.
공명이 마음을 결정적으로 접는 모습은 박하선의 음성이 담긴 녹음파일을 삭제하는 신으로 표현됐다. 박하선과의 관계를 표현한 중요 장치로 사용된 만큼, 공명에게는 더욱 큰 상실감으로 다가왔을 것 같았다. "그 장면이 마침 제 마지막 촬영이고 마지막 신이었다. 녹음파일을 지우는 슬픈 감정에 마지막 촬영이라는 슬픔까지 겹쳤었다. 공명이의 감정에 집중해서 하나쌤과 함께 했던 장면들 생각을 많이 했다. 여수에 갔던 것, 처음 구두 던져주는 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그런 기억을 떠올리면서 연기 했던 것 같다."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