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균상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데뷔 5년차인 배우 윤균상은 ‘신의’부터 ‘피노키오’, ‘너를 사랑한 시간’, ‘육룡이 나르샤’, ‘닥터스’까지 다섯 개의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넓혀감과 동시에 호감형 배우가 됐다. 우리 나이로 올해 서른(1987년생)인 윤균상은 20대 중반에 연기자로 데뷔했다. 또래 배우들에 비해 늦게 데뷔한 편이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했고, 탄탄대로를 걸었다.

실제 키 189cm인 윤균상은 부모님을 닮아 키가 크다고 했다. 아버지의 키가 178cm, 어머니의 키가 168cm라고. 남동생의 키도 182cm인데 이마저도 “어렸을 때 축구를 안 했으면 더 컸을 거라”고 그는 말했다. 요즘은 김우빈, 홍종현, 남주혁, 이종석 등 모델 출신 배우들이 각광받고 있다. 윤균상도 ‘모델 출신 배우’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모델 출신 배우’로 거론되는 것이 부끄럽다고 했다. 워낙 모델 분야에서 짧게 일하기도 했고, 유명하지도 않아서라고.

연기자가 되기 전의 윤균상은 평범한 아이였다. “재미없는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그는 본인이 처음으로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게 ‘연기’였다고 했다. 30년 인생에서 가장 큰 일탈은 “갑작스러운 군입대”였다. 신인 모델로 쇼에 서면서 연기가 하고 싶었던 그는 “연극이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 더군다나 군대도 안 갔다 왔는데”는 아버지의 말에 덜컥 입대를 지원했다.

“지원 방법을 모르니까 그날부터 찾기 시작했어요. 40일 있다가 바로 갔어요. 지원해서 다음 달에 간거에요. 반대가 심하셨던 아버지도 군대 갔다 왔는데도 제 생각이 확고하니까 ‘네가 젊으니까 해봐’라고 그때부터 믿어주셨던 것 같아요.”


명절 때 고향(전주)에 못 내려간 지 3년이 안 됐다는 윤균상은 “’육룡이 나르샤’ 끝나고 혼자 있고 싶어서 처음으로 한 달 반을 쉬었는데 몸도 마음도 아픈 게 ‘혼자가 된 느낌’이었어요. 혼자 있고 싶었던 게 되려 병이 됐죠. 이제 곧 추석이잖아요. 고향에 가면 가족도 있고 기다리는 친구들도 있어서 좋아요”라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요즘은 부모님이 더 좋아하시겠다’고 하자 윤균상의 입가에 미소가 사르르 번졌다. “최근에 사촌누나의 결혼식이 서울에 있어서 친가 사촌들을 만났는데 묘한 뿌듯함과 쾌감이 들었어요. ‘육룡이 나르샤’는 어른들이 많이 봐서 고모, 이모, 삼촌, 사촌까지 피드백이 왔거든요. 누군가가 알아봐 주는 게 기분 좋더라고요. 특히 가족들이 ‘균상아 너 사인 몇십장 해 와야 돼’라고 할 때, 기분 좋죠.”

출연작의 연이은 흥행에 길가에서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다. “어르신들은 ‘무휼’로, 여성 분들은 ‘정윤도’로 알아봐 주세요. ‘사진 찍어달라’ ‘사인해달라’고 하시는데 절 기억해주는 분들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거니까 기분이 좋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절 발견할 때보다, (저를) 알아보면 제가 더 당황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귀까지 빨개져서 도망가요.”

윤균상은 훤칠한 키에 듬직한 체구, 말끔한 인상으로 여성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여성 팬들이 윤균상을 좋아하는 포인트’를 묻자 “매력적인 캐릭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윤도가 하는 사랑이 이상적이잖아요. 윤도는 바라는 것 없이 누군가를 좋아해요. 책에나 나올 법한 그런 사랑이죠. 현실적으로 힘든 사랑을 해서 저를 좋게 봐주시고 예뻐해 주시는 것 같아요. 늘 사랑이 이루어지는 역할이 아니었거든요. 멋있게 남는 역할이었죠. 그 모습을 보면서 ‘외롭겠다’ ‘사랑받고 싶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저도 사랑해주시는 게 아닐까요?”

특히 외모와는 반대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들이 윤균상의 개인 SNS와 동료들의 인터뷰를 통해 드러나면서 호감지수를 더욱 높였다. “외모랑 하는 행동이 다르대요. 외모는 차가울 것 같고 잘 놀 것 같다고 친구들도 그런 얘길 많이 했었어요. 허당기도 많고 사람을 좋아해서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애교도 있대요.(웃음) 어리숙한 모습도 있는데 그래서 예뻐해 주시는 거면 감사하죠. 저는 부족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인터뷰 내내 인터뷰어와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고, 좋은 인상을 심어준다는 건 쉬운 듯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윤균상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50여 분 동안 모든 질문에 미소를 잃지 않고 귀 기울여 듣고 말했다. 적어도 그 50분 만큼은 몇 달 전 만난 배우 정유미가 “균상이는 착하고 좋은 아이”라고 말했던 그 말 그대로였다. 좋은 사람 곁에 사람이 많다는 말처럼 윤균상 곁에는 작품으로 인연을 맺은 좋은 이들이 있었다.

‘피노키오’에 이어 ‘닥터스’에서도 호흡을 맞춘 박신혜는 “동생이지만 대선배”여서 의지할 수 있었다고. 특히 ‘피노키오’에서는 갑자기 주어진 일들이 무서워서 이종석에게 의지했었다. 윤균상은 그때를 떠올리며 “저는 (이)종석이가 예쁘고 장난치는 거나 뭘 하는 것도 귀여워요”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윤균상은 ‘좋은 동생’ 김민석을 얻었다고 했다.

“민석이랑 매일 연락하고, 만나서, 수다 떨고 그래요. 정말 사랑스럽고 강아지 같아요. 진짜 동생 같아서 이런 표현이 나와요. 제 친동생은 운동해서 애교가 없고 무뚝뚝하거든요. 민석이를 보면 예뻐요. 그래서 종석이도 좋았어요. 장난기 많고 ‘형~ 형~’ 하면서 애교도 부리니까. 종석이가 바쁘니까 민석이를 자주 만났는데 되게 좋은 동생을 얻은 것 같아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친구, 가족, 회사 식구들)”이라고 밝힌 윤균상은 그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만큼, 이번에는 한 템포 쉬어갈 계획이다. “먼저 연락이 와서 만나고 싶다는 제작진을 피하진 않겠지만, 지금은 가족들을 보고 싶어요.” 그를 변화시킬 만한 캐릭터를 만나고, 영향을 끼칠 사람들과 계속적으로 교류하고, 느끼면서 조금씩 성장할 배우 윤균상의 다음 그림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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