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아일랜드 인터뷰 / 사진: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2007년 6월, 인상적인 그룹이 데뷔했다. 분명 밴드로 데뷔했지만 비주얼로 주목을 더 받았다. 사실 밴드보다는 아이돌 스타에 가까웠다. '아이돌 밴드'라는 호칭을 얻었던 FT아일랜드의 이야기다. 하지만 FT아일랜드는 꽃미남 밴드라는 자리에 만족하지 않았고, 꾸준히 성장했다. 이제는 자신들의 색깔을 고스란히 녹여낸 정규 6집 'Where's the truth?'로 컴백한다.

이홍기는 "작년에 비해서 확실한 저희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쐐기골 정도 되는 앨범인 것 같다"며 '쐐기골'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FT아일랜드는 지난해 'PRAY'를 발매하면서 기존 FT아일랜드의 이미지를 좀 더 밴드에 가깝게 변화시켰다. 한 마디로 터닝포인트였다. FT아일랜드는 "저희가 'PRAY' 앨범 때 약속했던게, 이 앨범이 나오고 변화가 없으면 군대에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음원차트에서는 반응이 제로였는데, 나머지 부분에서 이전 앨범보다 반응이 더 좋아졌다. 얻은 것도 많아서 '다행이다. 더 해보자' 그랬다"며 이홍기는 "요즘에는 댓글들도 굉장히 좋더라. 얘네 작년 앨범 괜찮던데, 이런 반응이었다"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그렇다고 해서 FT아일랜드의 이전 노래들이 명곡이 아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밴드색이 조금 진하지 않았을 뿐이다. 좋았던 노래들이 많았던 만큼, 이전 노래들에 대한 아쉬움도 분명 존재한다. FT아일랜드는 "기존 색깔을 버리지는 않고, 터닝포인트이기 때문에 저희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늘 해오고 싶었던, 국내 K팝 차트에는 없을 것 같은 장르의 노래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기존에 했던 음악들도 분명 할 것이지만, 그런 노래들을 저희 스타일로 좀 더 바꿔 멜로디컬하고 밴드적 사운드를 넣는 구성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FT아일랜드의 올해가 더욱 특별한 것은, 데뷔 10년차가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홍기는 "10년 차가 된 것이고, 10주년은 내년"이라며 "내년에는 계획하고 있는 것이 크게 있고, 이번 앨범은 9주년이라 특별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너무 어렸을 때 데뷔해서 그런지, 마음은 스물 둘이다. 돌이켜 보면 오래 했는데, 그렇게 오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아직 너무 좋다. 5년 트라우마, 7년 트라우마 때 해체하는 그룹들 보면 사실 별 관심은 없는데, 저희는 '얘네가 벌써 7년? 그러면 우리는 얼마나 된거야' 이런 느낌이다."

면밀히 비교하면 분명 다르겠지만, FT아일랜드를 보면서 원더걸스가 떠올랐다. 데뷔 일자는 원더걸스가 조금 더 빠르지만 2007년 데뷔 동기다. 또한, 원더걸스 역시 자작곡으로 된 앨범을 발매하면서, 좀 더 자신들의 색깔을 드러내려고 했다는 점 역시 비슷해보였다. 최근 밴드로 변신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반응이 더욱 궁금했다.

FT아일랜드는 "원더걸스와 콜라보를 해보고 싶다. 밴드로 나오니까, 처음에는 벙했는데 하시는거 보니까 되게 멋있었다"며 "동질감을 느끼는게 그쪽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나이도 비슷해서 더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종훈은 "걸그룹 중 전혀 안 친한게 원더걸스다. 보통 그룹당 한 명 씩은 있는데, 원더걸스만 없다. 자연스럽게 합주하면서 친해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10년을 돌이켜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송승현이 새롭게 합류했을 때라고. 이재진은 "아직까지도 승현이가 고통을 받고 있다"며 "되게 잘 될 때와 땅에 떨어질때를 함께 하지 못했는데, 저희끼리 그런 얘기를 하면 승현이가 TV로 보고 있었다고 얘기를 하면 귀엽다"고 말했다.

이홍기는 "인기 많았을 때, 우리를 봐서 FT아일랜드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를 많이 했었다고 하는데, 얘(승현)가 들어왔을때 제일 안 되는 시기였다"며 "나중에 몇 년 지나서 얘기하는데, 상상했던 것과 너무 틀렸다고 하더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송승현은 "팬이 줄어드는 것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며 "저희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남을 사람만 남은 것 같다"고 말했고, 이홍기 역시 "지금 남아있는 팬들이 매니아적인 부분이 많아서, 저희의 음악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 때는 다른 부분의 팬들이 많았는데, 나갈 사람은 다 나가고 알맹이만 남은 그런 느낌"이라고 현재의 팬들에 대한 애틋함을 전했다.

이러한 애정을 담아 이번 앨범에도 역시 팬송이 수록된다. 멤버 전원의 가창으로 이뤄진 신곡 'We Are..'는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노랫말로 풀어낸 곡이다. 이홍기는 "저희가 팬송을 매번 냈는데, 사랑하는 사람한테 얘기하듯 그런 내용이었는데, 이번에는 대놓고 팬이다"라며 "너희가 힘들고 참아준 것을 안다. 그래도 믿고 기다려줘서 고맙다는 그런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팬들 역시 FT아일랜드에게 변함없는 애정과 응원을 보낸다. 특히 FT아일랜드에게 가장 많이 보이는 반응이 "노래해줘서 고맙다"는 말이라 깊은 인상이 남았다. 이홍기는 "음악적으로 대해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예전에는 노래보다 옷, 머리, 멤버들 기분과 같은 내용밖에 없었는데, 요즘 콘서트 후기 이런 것들을 보면 연주와 사운드, 컨디션, 호흡에 대한 내용들로 변해가는 것이 보여 뿌듯하다"며 팬들의 응원에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밴드면서, 아이돌이기도 했다. 다른 인디 그룹과는 달리 대중과 접점이 많은 그룹이다. 이에 대한 욕심, 책임감도 분명 FT아일랜드에게 존재했다. "욕심도, 책임감도 있다. 저희가 원하는 음악을 하지는 않았었지만, 그 때 얻은 인지도는 감사하다. 그걸로 인해 지금 음악을 홍보하고 알리면서 살아남을 수 있었고, 더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참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음원순위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 이홍기는 "거의 손을 놨다"고 했지만, 송승현은 "손을 넣은 것은 아니고, 잘 되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기대는 안 한다. 혹시나 잘되서, ,50위권만 가도 저희한테는 대박인 것 같다. 지금 이 시대에 이런 노래를 듣는다는 자체가 우리는 대박이고 성공한거다"라며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나이를 먹고 결혼해도,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밴드로서 잘 되고 싶다. 밑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다. 지금 얘기하면 재미없으니까 그 때 되면 마케팅으로 하겠다"며 오래 사랑받는 밴드를 꿈 꾸는 FT아일랜드, 앞으로도 독보적인 그룹으로 자신들의 색깔을 보여나갈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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