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인터뷰①]에 이어. "처음 시나리오 읽고 어리둥절..읽고 또 읽고..대체 범인이 누구냐고 스스로에게 반문했죠. 나 감독에게 어렵다고 말하기가 창피했어요.(웃음) 세 번 정독하니까, 그때서야 알겠더라고요. 감독은 굳이 알려고도 하지말라고 하더군요."

작품 속 범인의 정체보다 더 궁금했던 건 바로 곽도원이 영화 <곡성>의 '종구' 역할을 맡은 거다. "전작에서 보여준 모습들이 '종구'를 통해 다 나올거라네요. 극 초반의 찌질함과 나약함이 후반으로 갈수록 강렬할거라고. 한 식구의 가장으로서의 모습을 당당히 보여줘야 하는데, 전 실제로 미혼이고..그런 혼란스러움을 극본한 건 바로 나 감독이 내게 주는 신뢰였죠. 제 안의 작은 무언가를 끄집어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그때서야 믿음이 생겼죠. 자, 그래, 가보자!"

막상 촬영장에 가보니 순서가 뒤죽박죽. 후반적업, 즉 편집본을 보고 나중에 대성통곡 하는 거 보다 낫지 않겠냐며 "일단 감정 터트리며 해보자"고 몸을 구르고 여러 테이크의 반복됨은 끝날 줄을 몰랐다고. "나 감독요? 2일 찍을 분량을 최소 5일 걸리죠.(웃음) 저 하나 몸이 불편한건 괜찮은데, 극 중 다른 조단역들이 애를 많이 먹었어요. 구타 장면이 나오는데, 촬영 중간에 버스 안에서 옷을 갈아 입는 도중 온 몸이 새카맣게 변한 캐릭터도 있었어요. 숨소리 하나 조차 힘들다는 내색 없이 고생을 했죠. 그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생애 첫 주인공이었던 곽도원은 총 121회차 긴 여정 속에 단 한번도 촬영장을 떠날 수가 없었단다. "늘 나 감독 옆에서 함께 모니터링도 해줬고, 밥도 같이 먹으면서 살았어요. 그렇게 완성한 영화가 천신만고 끝에 드디어 베일을 벗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기자분들, 평론가들, 시사회를 찾아준 관객들이 흡족해 하셔서 기분이 좋네요."

그렇다. 이 영화는 엔딩으로 갈수록 각 인물들의 행동과 대사 속 갈등을 통해 범인이 누구인지 서서히 좁혀지게 된다. 그것을 알고 난 후엔 관객 스스로의 공포감이 극도로 치닿는다는 느낌 때문에 나홍진 감독의 신작을 기다려 온 관객들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갈증해소가 되는 사이다 같은 작품이었다. 곽도원이 말한다. "그래서일까요? 주변에서 아주 난리에요, 분명 엔딩이 다른 감독판 내놓으라고요, 하하하!"

제69회 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영화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5월 1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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