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영화 '커터'는 성범죄자를 다룬 영화가 아니다"
"내 이상형? 만나면 편안함 느낄 수 있었으면.."
"멜로, 액션 등 장르 넘나드는 배우되고 파"

영화 <커터>(감독 정희성)의 주인공 김시후를 만났다. 서른 나이를 코 앞에 둔 그가 선택한 '윤재'라는 캐릭터는 "감정표현이 서투르고, 감출 게 많고, 속으로 끙끙 앓는 고등학생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윤재 보다는 '세준'(최태준) 역할이 탐났어요. 평소 제 성격이 그것과 가까웠거든요. 전 겉으로 표현을 잘해요. 그러니 오죽 답답했겠어요?(웃음) 감독님이 굳이 그 역할을 맡기신 건, 나름 이유가 있었다고 받아 들였고, 촬영하면서 고민도 많았지만 결국 이렇게 해냈네요, 하하!"

그간 16편이 넘는 드라마와 영화에 꾸준히 출연했던 김시후의 필모그래피를 봐도 연기에 자신 없었던 건 아니었기에, 감독이 선뜻 제안한 '윤재'란 캐릭터를 통해 배우 김시후의 프레임 안팎으로의 성장통을 지켜보고 싶었을지도. "시사회 직후, 시원하게 잘 봤다고 칭찬해주는 지인들이 드물더라고요. 너무나도 직설적인 요즘 10대들의 생각과 표현 등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중론이었죠. 그렇게 따지면 저도 기성세대 아닌가요?(웃음) 오히려 감독님의 디테일한 연출 때문에 눈치채지 못한 거 같아요. 이 영화의 초점은 뉴스에서나 쉽게 볼 법한 성범죄만을 다룬 것이 아닌, 10대들의 생각을 어른들의 이해와 관심으로 보살펴달라는 일종의 호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김시후는 촬영장에서는 늘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럴싸한 흥행배우들의 블록버스터 대작도 아닌, 청소년을 테마로 다룬 상업영화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과 환경에서 끝장을 내야만 했던 순간순간이 부담스러워 동료배우들과의 어울림도 없이 촬영에 매진할 수 없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오해 받아아죠.(웃음) 아마 태준씨랑 가영씨도 절 원망한 적이 있었을 걸요? 후회는 되더라고요. 그때 조금 더 친해졌을 걸 하고 말이죠."

실제 학창시절 그의 모습이 궁금했다. "친구들을 사랑했죠. 방과 후 늘 학교운동장에서 구기운동도 자주했고요. 그 시절 다들 경험해보는 작고 나쁜(?) 경험들도 애매하게 해봤죠. 왜냐구요? 고등학교 입학하자마자 데뷔를 하게 된거에요. 그 당시 선생님들의 배려가 있었기에 부단히 연기활동을 하게 되었고, 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죠."

영화 <한공주>를 보면서 비슷한 느낌의 감정선을 찾아갔다는 김시후. 부족한 부분은 함께 공연한 은영 역의 문가영에게 세세한 조언을 구했단다. "저도 요즘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궁금했거든요. 외모로는 워낙 외소한 편이라, 고등학생 느낌은 절로 났죠.(웃음) 앞으론 학생 보다는 끈적한 멜로남이 되고 싶어요. 상대역을 생각한다면..밝고 유쾌함을 지녔지만 내면은 어둠을 지니고 있는 신비로운 여성?"


김시후의 실제 이상형은 "만났을때 편한 사람이 좋다"고 말했다. "연기하면서 공백기가 잦아 들때는 곁에서 의지하고 싶은 그런 여자가 좋아요. 배우라는 직업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 말이죠."

운동 뿐만 아니라, 익스트림 스포츠에도 두려움이 없다고 밝힌 김시후는 기회가 된다면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영화 <포인트 브레이크>의 주인공들처럼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오자키8 미션의 주인공이 되고 싶단다. "멜로 다음엔 액션이죠. 배우에게 있어 도전은 늘 갈망하고 꿈꾸는 것이니까요."

오는 3월 30일 개봉하는 영화 <커터>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술에 취한 여성들을 노리는 위험한 생각에 점점 빠져드는 윤재(김시후)와 세준(최태준)이 은영(문가영)에게 들통난 후, 이 모든 것을 숨기기 위해 더욱 충격적인 사건을 저지르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범죄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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