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하늘을 만났다. 두 달 남짓한 결혼을 앞두고 이른 아침부터 영화홍보에 박차를 가하는 그녀의 모습은 여유로 가득했다.

김하늘은 정우성과 첫 호흡을 맞춘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를 선택한 이유로 익숙하지 않은 불편함을 가진, 뻔한 멜로영화가 아닐거라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란다. "시작부터가 너무 달랐죠. 기억을 소재로 하는 대부분의 영화가 중반 이후부터 갈등 구조가 시작이 된다면 이 영화는 처음부터 기억을 잃은 시점부터 보여지니까 오히려 남녀주인공의 캐릭터가 잘 보여지더라고요.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기에 다소 지루한 부분을 커버할 수 있었던건 미스터리가 가미 되었기 때문"이라고 영화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덧붙여 그는 "어떻게 편집을 하느냐도 중요했기에, 그 중심을 버리지 않았어요. 분명 스토리의 핵심은 잘 짚어가며 따라갔죠."라고 말했다.

정우성과 첫 작품을 하게 된 소감에 대해 김하늘은 "너무 늦게 만났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며 "좀 더 빨리 만났으면 했어요. 앞으로도 다시한번 만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라고. 이어 김하늘은 현장에서 이윤정 감독과 호흡이 잘 맞았다고 했다. 남자인 정우성 보다는 여자까리 통하는 부분이 많았다는 이야기. 그녀는 <6년째 연애중>의 윤계상과 정우성을 비교 언급했다. 윤계상은 여성들의 심리를 조금 더 잘 알고, 정우성은 남자다운 면이 강했다라고. "우성 오빠가 감독님과 상의 끝에 완성한 욕조 장면이 있죠. 두 남녀간의 로맨스를 좀 더 짙게 보여주기 위한 작전이라고 했지만, 너무나 공을 들이는 거예욧!(웃음) 하지만, 오히려 그 아슬아슬한 장면들을 인상 깊게 봐주신 분들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호호"

김하늘은 요즘 '남자들의 영화'가 부럽다고 했다. 함께 공연한 정우성의 차기작도 줄줄이 남자배우들과의 호흡이었다. "부러웠죠. 저도 선후배 여배우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들거든요. 예전엔 커플로, 원톱으로 작품에 임했는데 지금은 서로 믿을 수 있는 느낌이 있어요. 과거 <여배우들>이란 영화에 제가 출연을 했더라면 음..다중이미지? 하하!"

김하늘은 센연기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스스로의 이미지를 단정지었다. 다양한 장르의 선택은 꾸준히 해왔지만, 본인의 매력이 잘 어필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해야만 잘 할 수 있을거라는 신념이 따른다고 못박았다. "잘은 안보지만, 과거 제 작품들을 보게 되면 기특하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 당시 제 모습에 응원을 해주고 싶어요. 인생을 후회없이 살려고 노력한다는 의미죠."

이번 작품 속 김하늘은 스튜어디스란 직업을 가진다. 제복이 잘 어울린다는 칭찬에 "제복에 대한 로망이 있죠. 장면 하나하나 공을 들였는데 많이 보여지지는 않아 아쉬웠어요. 여고시절 제가 입었던 교복을 집에 고이 간직하고 있어요. 당시 너무나 좋아하던 친구들과의 추억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어서 그랬던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김하늘은 '배우 김하늘'에 대한 일부 오해와 편견을 가진 시선에 대해 솔직함을 내비쳤다. "열심히 하면 정말 외면받지 않겠구나 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예전이랑 지금은 많이 바뀌었고, 마음이 편해졌어요. 젊었을 때는 예민해야지 하는 부분이 필요했죠. 연기를 못해 감독님께 혼이 나고, 그 풋풋한 시절에 정말 잘해야 하는 부담감, 자존심도 지키고 싶었어요. 최근까지도 내 연기에 방해되는 요소는 항상 예민하게 굴었던 거 같아요. 그 순간, 주변 스태프들은 가리지 않은 제 그대로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거죠. 그런 모습이 지금의 제가 있는 이유이고, 그 당시 오해가 생겼을 지라도 배우로서의 자존감은 꼭 지키고 싶었거든요."

5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김하늘이 열연한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는 교통사고 후, 10년 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깨어난 석원(정우성 분)과 그 앞에 나타난 비밀스러운 여자 진영(김하늘 분), 지워진 기억보다 소중한 두 사람의 새로운 사랑을 그린 감성멜로다. 오는 1월 7일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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