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남자도 첫 눈에 반할 외모, '잘생쁨'의 대명사, 배우 정우성이 액션이 아닌 멜로로 돌아왔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서 만난 그는 매우 진지하고 차분해 보였다. "2016년 첫 번째 작품이라 기대가 많이 되겠어요"라고 첫 질문을 던졌다. 정우성은 "제작과 연기를 겸한 작품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많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하늘씨가 오랜만에 참여한 작품이라 더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정우성과 김하늘이 주연한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는 기존 멜로영화의 장르를 넘어 '추리'를 더했다. 기성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멜로영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장르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모험 또는 도전을 한 작품이라 더욱 애착이 간다는 정우성. "요즘 멜로영화가 드물죠. 이 작품을 처음 기획했을 때 보다 개봉을 앞둔 지금이 더 부담되고 떨려요. 남녀간의 사생활에서 가장 크게 감정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사랑에 대한 기억이라고 생각해요. 어린나이엔 호기심으로, 나이가 들면 그것이 욕망으로 바뀌는 거죠. 간직하고 싶은 사랑도 있고, 잊고 싶은 사랑도 있고..그 때문에 '기억'이라는 것은 사랑과 밀접하다고 봅니다."

손예진과 출연한 <내 머릿속의 지우개>가 어렴풋이 연상된다고 했다. 정우성은 두 작품 서로가 너무나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큰 선입견을 가진 거예요. 두 영화를 비교했을 때 재미는 있을 거 같아요. '내 머릿속의 지우개'는 기억이 사랑을 방해한 거예요. 하지만, 이번 작품은 달라요. 읽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두 남녀 사이의 처세술이 돋보이는 영화죠."

함께 작업한 배우 김하늘의 외적(혹은 내적) 매력이 뭐냐고 물었다. "외적이든, 내적이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있는 배우라는 거죠. 계산적이지 않고 꾸미지 않은 표정부터 여배우로써 감춰야 할 처세술 등을 발휘하지 않고 순수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라고 아낌없이 칭찬했다.

김하늘은 최근 언론시사회를 통해 정우성의 가장 큰 매력은 "눈빛"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우성은 "요즘 안구건조증에 시달려요.(웃음) 일부러 눈에 힘을 주거나 그러지는 않아요"라고 농담했다.

누가 봐도 완벽한 정우성도 "애정 결핍은 있었다"고 고백했다. "어린시절의 정우성은 가정환경이 넉넉하지는 않아 많은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했죠. 같은 나이대의 이성과도 접촉하기 힘든 시절도 있었어요."라고 지난날을 회상하며, 데뷔시절 외모 위주의 평가를 받은 적이 있고, 연기력도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연기는 지금도 아직 어려워요. 하면 할수록 재밌고 괴롭죠. 연기에 대한 평가를 진지하게 받아 들이는 마음 자세도 중요해요. '잘생긴 배우'라고 찬사를 받는 건 굉장히 영광이죠. 그 외모에 더해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의 선택을 빨리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배우생활도 어느 덧 20년이 훌쩍 지났다. 뭐가 크게 바뀌었냐는 물음에, "크게 바뀐 건 없어요. 내 스스로가 늘 생소하거든요. 남들처럼 나이를 먹으면서 인생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니 기성세대가 된 건 맞아요. 불만을 토로하기 보다는 불만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게 됐고, 확신을 가지고 도전도 하고 있고요. 인터뷰를 통해 내 스스로 잘생겼다 농담을 할 때도 사실 낯간지럽거든요. 나란 존재를 외형적인 특징에만 몰두하는 사람들을 굉장히 싫어했었는데, 지금은 그 또한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어요, 하하!"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는 교통사고 후, 10년 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깨어난 석원(정우성 분)과 그 앞에 나타난 비밀스러운 여자 진영(김하늘 분), 지워진 기억보다 소중한 두 사람의 새로운 사랑을 그린 감성멜로. 오는 2016년 1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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