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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현우 "남자가 됐다는 반응, 너무 기분 좋은 말" (기술자들)
"아이러니하지만 남자가, 남자가 됐죠." 1년 전까지만 해도 소년의 풋풋함을 가지고 있던 이현우가 어색한 웃음을 띠며 남자가 됐다고 말한다. 영화 <기술자들>에서 이현우는 대중들이 가진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케이퍼무비를 표방하는 영화 <기술자들>에서 이현우는 그 자체가 반전이다.
영화 <기술자들>(감독 김홍선)에서 이현우는 현란한 손가락 움직임 몇 번이면 그 어떤 보안 장벽도 무력화시키는 최연소 천재 해커 '종배' 역할을 맡았다. 빠른 두뇌 회전과 수준급 실력을 갖췄지만, 동료들의 뒤통수를 친다는 소문을 지닌 인물. 특히 이현우는 종배의 성격을 잘 보여주기 위해 흡연과 비속어까지 사용한다. 평소 흡연을 하지 않는 이현우에게는 도전이라면 작은 도전이었다.
"제 스스로 아쉬움이 컸어요. 대사할 때 말투나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종배의 말에서 약간 튀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 아쉬웠죠. 촬영할 때 더 잘할걸, 더 해볼 걸이라는 후회가 남아요."
반항아적인 모습이 있는 '종배' 역을 두고 이현우는 연기 외적으로도 고민이 많았다. 액션을 한다거나 대사가 많은 것보다 보이는 것만으로 인물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했다. 그래서 패션이나 외적인 것도 스타일리스트와 감독님에게 의견을 냈다. 손가락 문신이나 액세서리, 즐겨 입는 스타일의 옷들은 스탭들의 도움과 함께 이현우의 아이디어로 결정됐다고.
또한, 함께 등장하는 김우빈, 임주환의 눈빛도 참고했고 김영철의 포스도 배우려고 노력했다. 경력으로 치자면 이현우가 김우빈보다 한참 앞선다. 하지만 이현우는 "경력보다 저한테 없는 모습이 (김우빈) 형에게 있고 사람들한테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것 같아요. 워낙 열정적으로 (김우빈) 형이 하니까 옆에서 많이 보고 배우게 되더라고요. 현장에서 사람 김우빈과 연기할 때 어떤 자세로 임하나 하는 그런 것들을 본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사실 두 사람은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에서 만났었다. 이현우는 그때를 회상하며 "미리 친분은 있었고 '아름다운 그대에게'에서 뵙고 워낙 사람이 좋으셔서 가끔 연락하고 지냈어요. 영화 '친구2' 보고도 재밌어서 연락드렸었고요. 그 이후에는 처음 뵌 건데 좋은 인식만 가득했어요. 사람 김우빈, 배우 김우빈 모든 면이 저에겐 긍정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라고 김우빈에 대한 칭찬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이현우는 참 형들의 사랑을 많이도 받았다. 전작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는 김수현, 박기웅에게, 이번 작품 <기술자들>에선 김우빈, 고창석 등과,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인 영화 <연평해전>에서도 김무열, 진구와 호흡을 맞춘다. 유독 여배우가 없는 현장이다. 이에 이현우는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라며 점점 작아지는 말투로 답을 이어갔다.
"남자들끼리 있으면 되게 편하고 말도 잘 섞을 수 있어요. 사실 여배우분이랑 작업을 해보지 않아서 제가 그 현장이 어떨지 잘 몰라요. 성인이 되고 나서 그런 현장이 없었으니까요. <기술자들>에서도 (고)창석 선배가 많이 분위기를 업시켜주시고, 김영철 선생님도 먼저 웃으면서 다가와 주시고, (김)우빈이 형도 성격대로 털털하게 와서 얘기하고. 정말 잘 지냈죠."
<기술자들>에서 이현우 모습이 그대로 반전같이 느껴짐은 그동안 그가 '바른 생활 사나이'의 이미지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아역 시절을 거치면서 왠지 술 한 모금 안 할 것 같고, 바른말만 할 것 같고, 무슨 말을 해도 웃기만 할 것 같은 그다. 이현우의 실제 모습도 다르지 않다. 그는 "술을 못 마시진 않아요. 한 두잔 마시고 취하고 그러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술을 좋아해서 술자리를 찾지는 않아요. 또 친한 친구들이 술, 담배를 웬만하면 하지 않아서요"라고 말한다.
도대체 뭐하고 노는 걸까? 이에 그는 평범한 일상을 답했다. "노래방 가거나, 게임방 가거나, 당구 치러가고, 카페 가서 친구들이랑 얘기도 많이 해요. 차 운전해서 친구들 만나러 가고요. 민낯으로 돌아다녀요. 요즘에는 비니 하나 눌러쓰고 편하게. 누가 알아봐도 꼭꼭 숨진 않아요, 오히려 내놨으면 내놨지."
말 그대로 잘 자라줬다. 이현우는 이를 부모님 덕으로 돌린다. "어렸을 때부터 가정환경이 워낙 그랬어요.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환경이라 동네 시장을 가도 어른들께 항상 90도로 인사해라, 이게 아버지께서 항상 강조하시는 거였어요. 워낙 가정환경이 엄격해요. 자유분방함 속에서도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해요. 요새는 많이 풀렸지만 예전엔 11시, 12시에 들어가도 많이 혼났어요."
소년에서 남자로 자라나는 과도기의 위치에서 이현우는 여전히 잘 자라주고 있다. 배우로서의 폭을 넓히고 싶다는 욕심은 있지만, 이 또한 조급하게 생각하진 않는다. 대중의 시선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작품을 찾으려 한다.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을 그려보고도 싶고, 그런 역할을 했을 때의 자신에 대해 기대감도 있다.
"남자가 됐다는 말이 저로서는 감사하죠. 남자가 남자가 됐다는 말이 참 아이러니하지만요. 지금 나이에서 제가 많이 생각하는 건 '나를 많이 생각하자'예요. 남들 시선 생각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걸 많이 찾자. 공인이고 대중들의 시선을 많이 받다 보니 조심해야 할 부분은 조심하되 할 수 있는 건 망설임 없이 당당하게 살아가자 이렇게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