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린' 현빈 공공재 설에 대한 대답 / 사진 : 올댓시네마,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현빈 공공재 설이 등장했었다. 여심을 아프게 했던 뭇 남자 스타들의 핑크빛 소식은 결국 '공공재'까지 일으켰다. 공공재, 모든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 그리고 현빈이 돌아왔다. 인터뷰 현장에서 조심스레 언급한 공공재 이야기에 현빈은 "저는 빼주세요"라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이 말, 여심에 더 큰 꿈을 꾸게 한다.

현빈은 '내 이름은 김삼순'과 '시크릿 가든'으로 두 번의 정상에 올랐다. 그는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 당시는 사람들이 알아봐 주기 시작하고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게 신기했지만 즐길 겨를은 없었다고 회상했다.

"'시크릿 가든'때 비서로 나오셨던 (김)성오 형이 저에게 '밖에 장난 아니다. 내가 보기엔 삼순이때보다 여파가 더 큰 것 같다'라고 하셨어요. 그 말에 저는 무슨 소리냐고 '내 이름은 김삼순'때 시청률이 훨씬 더 높았다고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했었죠. 그런데 그때는 약간 달랐던 것 같아요. '삼순이' 때는 작품 자체나 노처녀에 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았다면 '시크릿 가든' 때는 현빈이라는 사람이나 캐릭터가 관심을 받았던 것 같아요. 드라마 후반 즈음에는 그걸 짧게나마 재미있게 즐겼어요."

하지만 그런 경험이 배우에게 굉장히 행운인 것은 맞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는 인기에 대해서 '언젠가 잦아질 일'이라고 표현했다.

"예전에 어떤 선배님께서 '만약에 네가 이만큼의 위치에 있으면 차라리 확 고꾸라지는 게 낫다' 하셨어요. 완만하게 내려가면 본인이 감지를 못한대요. 느낌이 없대요. 차라리 크게 엎어져야 뭐가 잘못된 것인지 바로 판단을 하고 다시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빨리빨리 만들어진다는 거죠. 그런 걸 알고 있는 것 자체도 중요한 것 같아요."


이른바 '대세남' 현빈의 '시크릿 가든' 이후 행보가 궁금해질 때쯤 들려온 것은 그의 입대 소식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서 시작한 것이 연기였다. 어찌 보면 학예회처럼 시작한 거지만 연극이 좋아서 시작했고, 대학에 진학하고 직업이 되면서 연기라는 같은 길을 계속 걷다 보니 어느 순간 현빈에게 '일'이 됐다 느껴졌다. 현빈은 "늘 제가 좋아서 하고 있다고 저 스스로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 제가 일로서 하고 있는 모습이 있더라고요. 일이니까, 해야하니까."

그래서 그는 배우 현빈이 아닌 인간 김태평으로 해병대에서 21개월의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은 혹독했지만, 그는 자신을 마주보는데 게으르지 않았다. 그리고 초심으로 돌아와 택한 작품이 '역린'이었다. 이에 현빈은 '애착이 남다른 작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역린'은 공개 이후 작품의 길이와 구성 등의 부분에서 혹평을 받았다. 현빈은 모든 혹평에 귀 기울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 안에서 제가 알아야 할 부분은 새겨들어서 고쳐가야 한다고 말했다.

"예전에 노희경 선생님('그들이 사는 세상',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외 다수의 작품 집필)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제가 '시크릿가든' 할 때였는데 첫 회가 방송되고 나서 조언을 구하고자 '혹시 잘못된 부분 있으면 알려주십시오'라고 연락을 드렸는데 '빈아, 네가 고쳐야 할 걸 먼저 찾지 말고 잘한 걸 칭찬해줘'라고 하셨었어요. 제가 원했던 답은 아니었죠. 하지만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지금도 제가 잘한 부분 있으면 먼저 칭찬해주고 고쳐야 할 건 다음 작품에 제가 표현되면 그게 고친 거라고 봐요."

현빈은 다시금 노희경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드라마를 찍을 때 다른 작가들과 달리 노희경 작가는 전편의 대본을 다 써놓고 배우들에게 처음 리딩할 때 4권을 주고 그다음 일주일 마다 2권씩 전한다. 그리고 자신이 잘못한 부분에 대한 지적에 '고쳐야 할 부분이 있으면 이건 지금 내가 할 문제가 아니라 다음 작품의 내 숙제다'라고 말했다. 현빈 역시 노희경 작가에 공감했다. 빠른 시간에 당장 무언가를 바꾸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두었고, 다음 작품에서 대중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좋아해 주거나 뭔가 달라졌다 느꼈다면 앞선 자신의 고민에 대한 해결책이 나온 거라 생각한다고.


현빈은 되돌아본 자신의 20대가 일에 대한 추억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20대에 개인적인 추억이 별로 없더라고요. 그건 개인적인 저한테는 별로 좋은 삶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분명히 어느 한쪽을 잃어서 다른 한쪽을 만들어지긴 한 거지만 가장 좋은 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거죠. 어렵지만 30대는 그 폭을 줄이고 싶은 거죠"라고 밝혔다.

조심스레 꺼낸 공공재 설에 자신도 들어봤다며 환한 보조개 미소를 짓지만 "개인적인 것과 일적인 부분의 폭을 줄이고 싶은 것도 있고, 그래야 할 때라고 봐요. 저도 당연히 결혼을 해야 하고 결혼할 나이인 만큼 이성도 만나야 하고 해야죠"라고 주저없이 답한다.

"개인적으로 제 가정을 꾸리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어요. (결혼을) 언젠가는 할 것 같은데 너무 늦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연애는 당연히 해야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연기를 하면서 어찌 보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게 경험이라는 건데, 이 일을 하면서 다른 것을 경험한다는 것은 제약이 크잖아요. 그걸 어떻게 조절하느냐의 싸움인 것 같아요. 그래서 30대에는 두 가지를 잘 조절하고 싶어요."

현빈이 주저함 없이 말하는 '결혼에 대한 로망'은 그 말만으로도 여심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다. 그는 언젠가 연애 소식을 전하며 수많은 여심을 아프게 하고 또 결혼 소식을 전하며 여심을 눈물짓게 할 지 모른다. 그럼에도 그는 30대 라이프에 올랐고 자신이 꾸릴 가정을 꿈꾼다. 그리고 한 편으로 예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혹은 좀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그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 시동을 걸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쥔, 현빈은 언제부터 이렇게 멋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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