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배우 김성균 / 더스타 현성준 기자 star@chosun.com


"어렸을 적부터 굉장히 나서는 걸 좋아했어요. 수업시간 틈만 나면 반 친구들을 웃기는 게 특기였죠."

코미디언을 꿈꾸며 자란 고향 대구에서 고등학교 시절 김성균은 '웃음 전도사'로 주변 인기를 독차지했던 어느 날, 교회 성극을 하며 그의 재능을 알아보던 집사님의 권유로 극단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모 연극영화과 중퇴 후, 서울 대학로를 무대로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김성균은 '라이어' 등 여러 작품을 거쳐 수 많은 오디션 끝에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로 충무로 데뷔를 알렸다. <이웃사람>, <은밀하게 위대하게>, <화이>, <용의자> 등 참여하는 작품마다 독특한 개성과 특유의 카리스마로 관객들의 시선을 압도했던 김성균. 특히, <화이> 속 동범(극 중 캐릭터)처럼 앞에 서면 바로 찌를것만 같은 극도로 매서운 눈빛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삼천포'를 만나면서 자연스레 뭉개지게 됐다.

<응답> 속 삼천포가 큰 이슈가 된 것에 대해 "평소 캐릭터 변신은 신경 안쓴다"며 덤덤한 표정을 지은 김성균은 "대중들의 커다란 관심 덕에 앞으로의 작품 활동이 조금은 부담스러울 것 같다. 다음 작품에선 어떤 변신을 해야하나"하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삼천포'의 인기로 드라마 종영 후 각종 방송출연과 매체들의 끊임없는 인터뷰 쇄도, 영화 홍보 등 눈코뜰새없이 바빠진 그도 대중들에게 내세우고 싶지 않았던 점이 바로 지난 날의 여러웠던 '생활고'다. 김성균은 "내가 겪은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겸손해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 석자로 은행에 큰 돈을 빌려 최근 이사를 했다는 해맑은 표정과 더불어 이제는 떳떳한 아이의 아빠로, 한 가정을 이끄는 가장으로, 소소한 행복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방긋 미소를 지었다.


단순한 책읽기는 수면제(?)나 다름없다는 그는 천직이 배우인지라, 밀려오는 시나리오는 꼬박꼬박 밤세워 읽는다고. 지금껏 해왔던 어느 캐릭터보다 가장 애착이 간다는 <범죄와의 전쟁> 속 박창우를 언급한 김성균은 큰 하관에 삐죽하고 짙은 눈썹을 더듬으며 "내 하관이 그리 스크린 속에서 커 보일줄은 몰랐다. 모니터링 할때마다 굉장히 속상했다. 자꾸 들여다보니 그것도 내 매력이거니 생각한다"며 자신의 외적 컴플렉스를 장점으로 부각시키며 이내 자랑했다.

'인기', '대세'란 말이 앞으로도 지속될거냐는 질문에 그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어떡하든 극복할 것 같다. 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는 않다. 다만, 현실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성균은 또, '멜로'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거친 입담과 말투, 살기가 느껴지는 깊은 인상파 배우 김성균이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뭘까. <응답> 속 윤진과의 달콤살벌한 러브스토리를 소화해낸 이유에서 일까. "집에서는 평범한 남편이다. 남편에게 기운을 내주고, 경제권을 쥐어 주고, 따라주는, 그러한 윤진이 캐릭터가 바로 지금의 내 아내다.(웃음) 그 기운으로 어느 장르든 다 소화하고 싶다. 사극 속 왕초든, 뭐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말이다."하고 어깨를 으쓱했다.

마치며, 지금껏 숨이 막힐 정도로 앞만 보며 내달려왔다는 김성균의 2014년 소망은 바로 '사람'. 그는 가족들에게도, 주변인들에게도 작품 활동으로 소홀해진 '관계의 틈'을 메꾸기 위해 자주 연락하고 만나고 싶다고 했다.

김성균은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보통 연예인 아닌 진정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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