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상속자들'로 라이징스타에서 배우로 자리매김한 배우 김우빈 / 사진 : 현성준 기자, star@chosun.com


드라마 두 작품 KBS2 ‘학교 2013’과 SBS ‘상속자들’, 영화 한 작품 ‘친구2’까지 김우빈은 올 한 해 동안 세 작품을 연이어 흥행시켰고, 작품 안에서 같은 듯 전혀 다른 캐릭터들을 탄생시키며 명실상부 최고의 대세 배우로 등극했다. 스타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입증한 브라운관과 스크린이 기다리던 스타 배우가 올해도 탄생했다. 스물다섯, 김우빈은 2013년을 떠나 보내며 한 계단 껑충 올라섰다.

격정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김우빈은 내면의 아픔을 간직한 반항아이자 호텔 제우스의 상속자 최영도 역을 맡아 쟁쟁한 또래 배우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자신만의 연기를 펼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캐릭터를 만들기에 앞서 김우빈은 “연기를 처음 배울 때부터 했었던 캐릭터 100문 100답을 이번에도 어김없이 만들었어요. 질문 100개를 만들기란 생각보다 어렵고 그 인물이 아니면 쉽게 답변할 수도 없죠. 100개의 질문 중 같은 질문도 있지만, 그 인물이 특이한 점이 있다면 그에 맞는 질문을 만들기도 해요”라고 준비과정에 대해 말했다.

최영도 100문 100답의 효과였을까. 김우빈은 ‘상속자들’에서 박신혜를 향한 순애보 외에도 은상(박신혜)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먹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과 엄마와의 재회신 등을 통해 절절한 눈물 연기를 흡입력 있게 표현해냈다. 김우빈은 “영도로 지내면서 엄마라는 단어가 아팠어요. 선배들께서 워낙 잘 해주시니까 특별한 준비 없이 눈물이 뚝뚝 나왔죠”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브라운관 속 아들의 눈물을 본 김우빈의 어머니도 편하지만은 않았을 터. 이에 김우빈은 “어머니께서 원래 눈물이 많으세요. ‘오늘도 울었다’고 문자 왔었어요. 엄마가 워낙 소녀같으셔서 매일 연락이 와요. ‘집에 들어갔니?’ ‘약 먹었니?’ 이런 소소한 대화들을 많이 하죠. 가족 채팅방도 있어요”라며 어머니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사실 ‘상속자들’은 김우빈에게 중요한 작품이었다. ‘떠오르는 스타’에서 ‘배우’로 가는 마지막 관문처럼 세간의 이목이 쏠린 작품이자 시기였다. 대중이나 업계의 반응이 호의적이기는 했지만 ‘잘하겠지’라는 기대와 부담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김우빈이 고도의 집중력과 분석 능력을 발휘하기도 생각만치 쉽지 않았을 터. 그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과제는 ‘반항아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어떻게 지우느냐였다.

김우빈은 “고민은 많이 되지만 그런 생각을 자꾸 안 하려고 해요. 반항아지만 다른 반항아, 다른 인물을 보여드리려고 나름 노력하죠. 다음 작품도 반항아 캐릭터라고 해서 안 하거나 하진 않을 거예요. 어찌 됐든 그 인물이 살아온 환경과 생각, 모든 게 다 다르잖아요. 다르게 표현하는 게 제 숙제고 큰 거부감은 없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라며 이미지 고착 우려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차분하게 밝혔다.

반항아 캐릭터를 연이어 맡으며 생긴 오해에 대해 김우빈은 “싸울 잘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학창시절엔 싸움을 몇 번 해본 적이 없어요. 누구나 한두 번씩 겪었을 사소한 다툼이요. 사실 저는 다양한 역할을 했었는데 그 작품들이 잘 안 됐어요. 잘 된 드라마에서 반항아 역할을 맡았었기 때문에 ‘저런 역할만 하네’라고 하시는 거지, 저는 순수한 아이도 해봤고 돈 많고 여유 있는 친구도 해봤는데 그 드라마들이 잘 안됐어요”라고 해명했다. 김우빈이 생각하는 지금 다시 나오면 사랑받을 것 같은 자신의 출연작은 지난 2012년 종영된 MBN 드라마 ‘뱀파이어 아이돌’(79부작)이다.


‘상속자들’로 돌아가서 김우빈이 맡은 최영도와 김우빈의 같고 다름에 관해 이야기했다. 배우가 사라지고 캐릭터만이 남아 있을 때 시청자들은 “훌륭한 연기였다”고 칭찬한다. ‘상속자들’의 김우빈이 그랬다. 반항아 캐릭터의 완성체를 이번 작품에서 보여줬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최영도를 연기하며 김우빈은 “진심을 담으려 한다”고 했다. “인물을 만드는 데 있어 준비하는 시간에 제 안에 있는 걸 많이 끄집어내려고 해요. 다양한 면이 있고 그 안에 크고 작음이 있을 뿐이죠.”

사랑 앞에 유난히도 아팠던 최영도처럼 김우빈도 좋아하는 누군가가 생겼을 때 상대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방법에 서투를까, 아니면 그와 정반대일까 궁금했다. 이에 김우빈은 “여자에게도 남자에게도 저는 표현을 잘해요. 친한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고요. 문자 할 때는 더해요. 돌려서 하는 걸 못해서 좋아하면 좋아한다, 사랑하면 사랑한다 직접적으로 얘기해요”라며 솔직 담백하게 말했다.

따뜻한 심성의 김우빈에게 ‘상속자들’의 결말은 조금 아프고 조금은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을지 결말에 대한 그의 생각을 물었다. 김우빈은 “(은상이와 탄이가 이루어진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영도가 마지막 회에 나온 게 어디에요. 드라마 모니터하면서 시청자 입장에서 보니까 탄이랑 은상이가 예뻐 보여서 저도 기분 좋았고 재밌었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그가 생각하는 영도의 결말은 “호텔은 상속받았을 것 같고 은상이 사건 이후로 다양한 여성들에게 눈을 뜨고 많은 연애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민호와 박신혜의 키스신이 있던 날에는 방송으로 확인하고 다음 날 현장에 가서 박신혜에게 “좋았냐”고 툴툴거렸다고.

드라마에서 이뤄지지 못한 사랑에 아쉬움이 남아서일까. ‘상속자들’ 종방연에서 김우빈과 박신혜의 포옹 사진이 공개되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었다. “촬영 감독님이 종방연 MC를 보시다가 (최)원영 선배가 바통을 이어받아서 저희보고 일어나라고 하셨어요. 처음에는 탄이와 은상이를 포옹시켰고 그다음에 못다 한 사랑을 여기서 이루라면서 저와 은상이에게 포옹을 시키셨죠. ‘이걸 어떻게 하지’ 싶었는데 분위기가 너무 올라가 있어서 했죠.(웃음)”

많은 여성 팬들의 바람처럼 내년에는 김우빈의 진한 로맨스 연기도 만나볼 수 있을까. 김우빈은 “잘할 수 있어요.(웃음) 학창시절에 ‘행복을 찾아서’라는 영화를 보고 처음 울었는데 그때부터 그런 영화들을 찾아보고 정말 좋아했어요. 가족애가 느껴지는 영화를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라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숨 돌릴 틈 없는 하루하루를 보낸 김우빈의 더욱더 바빠질 2014년을 미리 만나보고 싶어졌다. “눈 감았다 뜨니까 12월이네요. 내년 계획은 아직 생각을 안 해봤어요. ‘상속자들’을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니까 그 사이에 들어온 대본들도 아직 못 봤죠. 회사에 드라마 끝나고 천천히 보겠다고 미리 말씀드려서 저한테 미리 대본을 주시진 않았어요. 이제 천천히 잘 정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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