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결혼전야' 이라 역의 고준희 / 사진 : 더스타 현성준 기자, star@chosun.com


입대 전 남자 스타들에게 묻기 어려운 질문은 군 입대 관련 질문이다. 그만큼 여배우들에게 선뜻 꺼내기 어려운 질문이 결혼 이야기다. 그래서 처음 고준희를 만나자마자 "미안한데요"라고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영화 '결혼전야'(감독 홍지영)는 결혼을 7일 앞둔 네 커플을 통해서 '메리지 블루(결혼을 결정하고 난 남녀들이 겪는 심리적인 불안)'를 이야기한다. 그만큼 영화얘기를 하면서 더욱 빠질 수 없는 이야기가 결혼이다. 이에 고준희는 "결혼 질문 많이 받았죠. 제작발표회부터 언론시사회때나 다들 결혼은 생각해봤냐, 커플을 바꾼다면?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이예요"라고 쿨하게 답했다.

여배우에게 돌아올 결혼 이야기, 또 '결혼전야'에서 고준희가 맡은 역할 '이라'가 보여줘야할 클럽 댄스에 대한 압박 등 여러 방해요소가 있었지만 그는 결혼전야를 택했다. 이것 저것 따지지 않고 '결혼전야'를 택한 것은 재밌는 시나리오와 여자 감독인 홍지영에 대한 믿음,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해 보고팠던 마음 때문이라고.

고준희는 처음 시나리오를 볼 때 현실적인 문제로 부딪히고 싸움의 연속인 이라-대복 커플보다 김효진과 김강우가 보여준 주영-태규의 모습이 더 와닿았었다고 밝혔다. "제가 결혼준비를 안해봤기 때문에 여자로서 공감이 더 됐던 거 같아요. 제가 약간 과거에 좀 연연하는 편인거 같아서도 그렇고."


하지만 고부갈등 부터 혼전임신 흔들의자 하나로 인한 말다툼 등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로 결혼을 앞둔 커플이나 그 과정을 무사히(?) 치뤄낸 커플에게나 모두 회자 될 수 있는 커플은 고준희와 이희준 커플이었다. 고준희 역시 "(캐릭터를 두고) 자문을 구했다기보다 주변에서 이런 얘길 너무 많이들어가지고"라며 "결혼은 진짜 식장에 들어가봐야 아는거다 이런 말을 많이 들었죠"라고 어제 엄마에게 들었던 혹은 친구에게 들었던 말을 던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이 가질 수 밖에 없는 결혼 로망에 대해 그녀는 "여자니까 가질 수 밖에 없죠"라며 수줍게 대답한다. "저는 되게 현모양처처럼 잘 살고 싶어요. 아기랑 같이 산책도 다니고 싶고. 큰 판타지가 있는게 아니고 소소한 그런…"

이어 '결혼전야'에서 함께한 김효진에 대한 부러움도 털어놓는다. 한 살 차이의 언니 김효진은 고준희에게 '남자가 여자를 많이 사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효진에게 '사랑이 눈에 보이는게 아닌데 이 남자가 그럴지 그걸 어떻게 아냐'라고 되물었고 김효진은 '어느 순간이 되면 다 느껴진다'라고 말했다고. 이를 다양한 표정으로 말하던 고준희는 "(김)효진 언니가 외모가 예쁜건 당연한데, 정말 예뻐보이더라고요. 언니가 저한테 (유지태) 형부 자랑을 한 적은 한 번도 없는데, 느껴지는게요"라고 진심 어린 부러움을 보인다.

고준희의 이미지에는 '야왕', '추적자' 등의 작품을 통해 스타일리쉬한 도시여성의 화려함이 있다. 또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보여준 패셔니스타다운 면모는 스타일 바이블처럼 회자되기도 했다. 하지만 고준희는 자신이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로 제주도를 꼽았다. "어짜피 이 사람이랑 평생 살 건데요, 천천히 이곳 저곳 함게 가는게 좋은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현실과 타협하면서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천천히 하는게 오히려 더 행복한 삶에 가깝지 않을까 싶어요."

고준희에게 결혼에 대한 로망이 아닌 현실적인 결혼을 묻자 "딱 언제쯤 결혼해야겠다 이런 생각보다 35살 전에는 아기를 낳아야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요"라고 답한다. 이어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라의 대사처럼 '과연 한 남자와 모든 걸 다 함께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아기가 너무 예뻐보일 때가 있어요"라고 배우에서 여자로서의 고준희의 모습을 보인다.

한참을 김효진 유지태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또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다가 하다보니 주어진 인터뷰 시간이 꽤 흘러있었다. 이에 "결혼 얘기나 계속 하고 싶네요"라고 말했고 고준희는 "에이 '결혼전야' 얘기가 결혼얘기죠 뭐"라며 맞장구를 친다. 이것만으로도 차가운 도시여성일 것만 같은 고준희의 반전 매력이 전해지지 않을까?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