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터뷰] 박서준, "연기 폭넓단 한진희 선생님 칭찬에 으쓱"
'금 나와라 뚝딱'의 철부지 막내아들 박현태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배우 박서준이 시원시원한 발걸음으로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인터뷰 당일 새벽 4시까지 단막극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이른 아침부터 5~6개의 인터뷰를 연이어 소화하느라 지칠 법도 한데 생글생글한 미소로 성실히 인터뷰에 임하는 모습에서 예비 톱스타의 기운이 느껴졌다.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이하 금뚝)에서 박서준이 연기한 박현태는 자신을 견제하는 새어머니 때문에 자의적, 타의적으로 철부지에 바람둥이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러다 아내 몽현(백진희)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고 한 여자의 남편, 한 아이의 아빠가 된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을 어색하지 하지 않으면서도 사실감 있게 표현하는게 중요한데 박서준은 섬세한 연기로 시청자도, 선배 배우들도 그에게 집중하게끔 만들었다.
"기억에 남는 칭찬은 한진희 선생님께서 '네가 장동건처럼 잘생긴 건 아니지만 많은 걸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해주신 거요. 가장 좋았던 건 '요즘 젊은 애들 보면 너무 멋있는 척만 하고 머리로만 연기하는 배우들이 많아서 너도 그럴 줄 알았는데 너는 또래에 비해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넓은 것 같아. 잘하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겠다'는 얘기였어요."
"저 자신도 '틀 안에 갇혀 있지 말자'고 늘 생각해 왔어요. 분위기로 연기하는 게 제일 싫거든요. 멋있는 척하는 그 눈빛이 하나도 멋없어요. 담겨있지 않은데 뭐가 멋있겠어요. 저는 멋에 취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고 진실되게 연기하려 해요."
드라마 중후반부에서 현태가 가출을 감행하고 처가살이를 하면서 까칠한 재벌 2세에서 순박한 청년으로 변신하는 과정들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미소 짓게 했다. 성장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박서준은 어떤 점에 포인트를 줬을까.
"현태가 처한 상황과 분위기에 적응하려고 했고 캐릭터 간의 관계 표현에 중점을 뒀어요. 장모님과 있을 때와 친엄마랑 있을 때 달라져야 하는 그 관계에 대한 표현을 명확하게 하려고 했어요"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박서준의 깊이 있는 연기는 상대 배우인 백진희(정몽현 역)와의 케미스트리 또한 높여주며 초반부터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박서준과 백진희 커플 때문에 본다는 시청자들의 애정 어린 목소리와 지지가 높았다.
"제가 느낀 건 저희 커플의 이야기가 주말드라마에 미니시리즈 하나가 들어간 느낌이었어요. 제 역할 자체가 성장도 중요하지만, 기본은 멜로였던 것 같아요. 몽현이와 어색한 만남부터 시작해서 성장해 나가고 마지막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연기를 시청자들이 저와 함께 해주셨기 때문에 저희를 보면서 미니시리즈를 보는 듯한 두근거림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백진희와의 달달한 커플 연기에 여심이 여러 차례 들썩이기도 했다. 로맨틱하고 다정다감한 모습을 연기로 녹인 박서준에게 그만의 여심을 사로잡는 비법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비결은 모르겠는데 진심이 느껴져야 할 것 같아요. 눈빛이나 분위기에서 진실인지 거짓인지 드러나잖아요.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라는 진심을 보여야겠죠."
KBS2 '드림하이2', KBS2 일일시트콤 '패밀리'에서 풋풋한 학생 역을 맡았던 박서준은 이번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을 통해 처음으로 유부남이 되는 역할을 연기했다. 간접경험을 통해 결혼을 경험해본 26살, 청춘배우 박서준의 결혼관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아직 구체적으로 결혼에 대한 계획을 생각해 보진 않았어요. 다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건 제가 여러 면에서 갖춰진 다음에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데 돈 때문에 힘들어진다거나 하는 변수를 만들고 싶진 않거든요. 화목한 가정과 좋은 아빠, 남편이 되는 게 제 인생 목표 중 하나기도 하고요. '금뚝' 촬영하면서 느낀 건 결혼을 한다면 '처가에 넉살 부리면 사랑받을 순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의 얘기를 들어보니 '사랑만 있으면 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20대 중반의 훤칠한 청년, 박서준은 내실이 탄탄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제가 소유욕이 강해요. 또 저희 아버지께서 어머니가 일을 절대 못하게 하셨는데 저도 '자식들은 엄마한테 커야 한다'는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아이들은 엄마의 사랑을 많이 받아야 모난 구석도 없고 삐뚤어지지 않는 것 같고요. 저도 아버지처럼 제 아내는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제가 가족을 책임지고 싶어요. 그래야 제가 만족할 것 같아요."
서글서글한 성격의 '국민 막내 사윗감'인 박서준을 만나 얘기를 나누다 보니 인연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제가 연락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저랑 맞기 때문에 만나는거에요. '패밀리'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최우식과는 작품하면서 서로 오고 간 대화가 많으니까 가까워진 거고 서로 신뢰하니까 속얘기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최우식을 비롯한) 지금의 절친들과는 끝까지 가지 않을까요?"
관심의 중심에 선 박서준의 다음 행보에 대중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짧은 연기 생활이었지만 단 한 번도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없었던 그였기에 대중의 기대가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제 마음이 끌리는 작품이라면 다 하고 싶어요. 제가 어느 정도인지, 어디까지 소화할 수 있는지 궁금하거든요. '나한테 이런 모습이 있구나!' 발견하는 것도 있을 테고. 기준을 만들면 그 이상을 바라보는 눈이 없을 것 같아서 기준을 만들고 싶진 않아요. 영화든 드라마든 좋은 기회가 있다면 바로바로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아직 여러 작품을 놓고 선택하는 입장이 아니"라며 겸손함을 보인 그였지만, 연기의 시작인 작품 선택부터 또래 배우들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박서준에게서 출발의 중요성을 아는 배우의 진중함을 엿볼 수 있었다.
"비슷한 역할을 또 맡는다면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불편할 것 같아요. 그게 반복된다면 돈을 벌기 위해 연기를 하는 느낌이 들 거고요. 특히 저는 흥미를 잃으면 지속력이 떨어져서 집중할 수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역할을 통해 재미를 추구해요. 그만큼 작품을 선택할 땐 작품만큼 캐릭터를 중요시하게 생각하고 선택하죠."
진정한 연기에 대해 고민할 줄 아는 박서준에게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믿고 볼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인간적으로도 괜찮은 사람,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요. 연기에도 다 반영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흥행 배우 타이틀도 중요하겠지만, 캐릭터만으로 기억된다 하더라도 '박서준은 연기 잘하는 배우야'라는 인식이 있었으면 좋겠고 저도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이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