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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택연, "이연희와 '결혼전야'속 오픈마인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인터뷰)
레드카펫의 화제의 주인공이 커플인 적은 드물었다. 하지만 지난 10월 3일 열린 제18회 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현장에서 여배우들의 노출을 뒤로하고 한 커플이 화제 몰이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 주인공은 옥택연과 이연희. 팔짱을 끼고 서로 마주 보며 익숙한 듯 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레드카펫을 지나는 두 사람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쳤다.
레드카펫에서의 신인답지 않은 등장을 묻자 정작 옥택연은 "신기했어요, 모든 게"라며 신인 같은 설레임을 감추지 못했다. "(이)연희랑 이런 저런 얘기를 했어요. 연희는 선배고, 대선배님이죠. 벌써 부산국제영화제에 4번이나 왔대요. 그래서 여기서 잠깐 스톱 이러면 서서 포즈를 취하고 그랬죠."
옥택연과 이연희는 동갑내기다. 그리고 극 중 7년을 연애한 커플로 등장한다. 레드카펫 위 두 사람의 모습은 영화 촬영 내내 이들의 케미를 입증하는 듯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에 옥택연은 "제가 사진 봤을 땐 저만 너무 웃고 있어서 속으로 '아 나만 혼자서 너무 좋아하는 거 아냐?'라고 이런 생각 했어요"라며 웃음 짓는다.
영화 '결혼전야'는 결혼을 일주일 앞둔 네 커플의 이야기를 다뤘다. 김효진-김강우, 고준희-이희준, 마동석-구잘, 옥택연-이연희는 각기 다른 연령, 각기 다른 커플의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 미리 공개된 예고편에서 원나잇, 속도위반 등 자극적인 문구들이 등장한다. 이에 옥택연이 '결혼전야'를 선택한 계기가 궁금했다. 옥택연은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처음부터 재미있게 읽은 거 같아요. 뭔가 계속 술술 읽히는 느낌이 들었어요"라며 '결혼전야'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공감 가는 부분을 묻자 그는 "30대가 넘어가는 커플 내용에서 제가 많이 공감이 되어서 속으로 애늙은이가 됐나 생각했어요"라며 '결혼전야'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택연은 '결혼전야'에서 그간 보여준 우직하고 한 여자만 보는 해바라기 같은 모습에서 자기 일에는 프로지만 사랑에는 표현이 서툰 원철을 보여준다. 그리고 옥택연은 원철과 자신이 닮았다고 말한다. "저도 사랑 표현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팬분들께도 '사랑한다'라는 표현을 잘 못써요"라며 무대에서 완벽한 퍼포먼스의 표현을 해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유를 묻자 그는 "오글거린다기보다는 저 스스로 사랑이라는 단어가 큰 단어라고 생각을 해서 그걸 표현하는 게 힘들더라고요"라고 답한다. 이에 팬들에게 한 가장 큰 표현을 물었다. "사랑합니다죠 결국엔"이라며 그는 우직한 답을 내려놓는다.
옥택연은 촬영장 분위기를 묻는 말에 주저 없이 "재미있었어요"라고 답했다. 어떤 점이라고 묻자 "이연희랑 있다는 게?"라며 웃음을 짓는다. 장난스러운 대답이었지만 두 사람의 케미는 심상치 않다. "원철이 프로 쉐프예요. 연희에게 요리를 해주긴 하지만 7년이란 세월이 흐르며 일상 속에 하나가 되어버리죠"라며 옥택연 이연희 커플의 사랑의 온도와 요리의 온도를 빗댄다. 풋풋한 사랑의 설렘보다 처음 만나 7년의 시간을 보낸 커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어려웠을 터. "처음 촬영한 장면이 둘이 침대에 누워있는 장면이었어요. 그런데 되게 웃으면서 찍었어요."
러브씬 이후 동갑내기인 만큼 살짝 어색해지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그냥 러브씬 나오면 으쌰! 으쌰!"라고 파이팅 넘치는 답변을 내놓는다. 친구 사이인 옥택연과 이연희는 그런 면에서 더욱 7년 차 커플 다운 남다른 포스(?)를 보였다고.
'결혼전야'의 네 커플의 이야기 중 가장 재미있는 커플은 어느 커플이냐는 질문에 그는 마동석-구잘 커플이라고 답했다. 이에 옥택연과 이연희 커플은 '결혼전야'에서 무슨 담당이냐고 묻자 그는 비주얼, 인기 등 수많은 후보를 뒤로하고 "오픈마인드?"라는 답변을 내놓는다. "젊음, 패기를 담당한다고 하기엔 너무 7년 차 연애 중인 커플이라서요. 그런데 저희는 젊어서 가능한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커플인 것 같아요."
'결혼전야'의 홍지영 감독은 옥택연을 '철저한 노력형'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그는 "첫 영화라 감독님 미팅 전에 준비를 많이 해 간 것도 있고 원철을 하면서 감정이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항상 여쭤봤거든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말씀을 너무 잘해주셨는데요"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 그는 영화 '6년째 연애 중'과 8년이나 10년을 연애한 커플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주고받으며 원철의 모습을 준비했다고. 아직 영화 촬영 현장에 낯선 만큼 질문을 하는 것도 감독과 의견을 주고받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오히려 "감독님께서 의견을 많이 나눌 수록 결과도 달라지니까 서로 대화가 많은 게 낫다고 말씀해주셨어요"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배우 옥택연에게 해보고 픈 캐릭터를 묻자 그는 "제가 원하는 걸 좀 나중에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하고 싶은 것만하고 저랑 비슷한 캐릭터만하면 스펙트럼 자체가 좁아지니까 나중에 가서 다른 캐릭터 해봐야지 하면 이질감이 들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많은 캐릭터를 해보면서 돌아간 다음에 제가 원하는 걸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라고 답한다. 예술영화, 독립영화도 좋은 작품이 있으면 가리지 않고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보이는 그다.
누구에게나 첫 경험, 첫 만남은 중요한 지점이다. 대중들은 옥택연을 2PM으로 무대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으로 처음 만났다. 그다음에는 '신데렐라 언니' 속에서 문근영을 향한 우직한 한정우로, '드림하이'에서 이름 그대로의 진국을, '후아유'에서 소이현 바라기 형사 차건우로 만났다. 지금 만남을 앞둔 '결혼전야'에서 사랑 표현에 서툰 원철과의 만남은 그의 말대로 '큰 도약을 향한 작은 첫걸음'일지 모른다. 그 끝을 모르기에 대중들은 신인배우 옥택연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