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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아가 1408대 1의 소녀가 됐다. 데뷔작부터 따라오는 엄청난 수식어들. 그 사이에서도 신시아는 특유의 발랄한 에너지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부담감을 설렘으로 승화했다.

신시아는 영화 '마녀 Part.2 The Other One'(이하 '마녀2')(감독 박훈정)에서 주인공 '소녀' 역할로 나섰다. 소녀는 초토화된 비밀연구소에서 홀로 살아남아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고,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녀를 쫓는 세력들이 모여들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개봉 전, 인터뷰를 진행한 신시아는 기자들을 만나는 설렘을 드러냈다. 생소한 경험이 마냥 즐거운 듯, 눈빛을 초롱초롱 빛낸 그다.

Q. '마녀2'가 데뷔작이다. 2년여의 시간을 거쳐 이제 작품을 선보이게 됐는데 소감이 어떤가.

오디션을 처음 봤을 때부터 시작하면 2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어요. 이렇게 개봉한다니 이제 너무 실감이 나고 감사하고 떨려요. 시사회 반응도 조금은 찾아봤어요. 그런데 제가 그런 걸 많이 보다가 좀 슬퍼질 것 같아서 조금씩 조금씩 주변에서 보내주시는 것들을 봤어요. 어떤 피드백이든 저에게 무언가를 말씀해 주시는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신기했어요. 안 좋은 말일지언정 신기하고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Q. 오디션 과정이 몇 차에 거쳐 진행됐다고 했는데, 캐스팅되기까지 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첫 대면 오디션 때는 제가 자유연기를 준비해 갔었어요. 그렇게 보여드렸는데, 더 해보고 싶은 거 있냐고 하셔서 다른 걸 또 보여드렸어요. 지정 연기는 대본에 있는 내용이 아니라 아예 다른 작품에서 발췌된 연기였고요.

마지막으로 대면 미팅을 하고 나서 수일 안에 결과가 나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녁까지 연락이 안 와서 마음이 슬퍼지고 있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전화를 받았더니 박훈정 감독님께서 '너 뭐 하니?' 하셔서 '저 지금 빵 먹고 있습니다'했더니, '어 그래 잘 하고 있다. 코로나인데 조심하면서 집에서 빵 먹고 잘 지내고 있어라'라고 하셨어요. 그때부터 눈물이 살짝 차올랐고, 먹던 빵도 떨어뜨렸어요. 정말 실감이 안 났던 것 같아요.

Q. 가족들과 주변 친구들의 반응은?

부모님은 제가 합격한 걸 알게 되시면 되게 좋아하실 줄 알았는데 오히려 '잘된 일이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다. 기뻐하는 것은 잠시 미뤄두고 책임감 있게 하라'라고 해주셨어요. 부모님께서 최대한 우리 가족들이 영화를 많이 보면서 응원을 하겠다고 해주셨고요.

제가 캐스팅된 건 친한 친구들도 사실 잘 몰랐어요. 극비로 진행을 했는데, 중간에 기사가 나와서 그때 친구들도 다 알게 됐거든요. 그때 다들 정말 기뻐해 줬어요. 그때 제가 인상이 깊었던 건, 친구들이 자기 일처럼 진짜 기뻐해 주더라고요. 그게 정말 고마웠어요.

Q. 극 중 '소녀'는 감정 표현이 적은 캐릭터였다. 의뭉스러운 모습을 표현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나.

제가 표현을 절제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고, 정적인 상황에서 연기를 보여드려야 하니까 그런 부분에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영화 촬영 자체가 처음이라서 표정이나 움직임들이 어떻게 카메라에 비칠지 모르겠어서 혼자 셀프 카메라를 많이 찍으면서 연구했어요. '표정1', '표정2' 이렇게 여러 가지 버전을 시도하면서 '이런 건 덜어내자' 하며 결을 찾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셀프 카메라는 다음날 찍을 분량을 미리 방에서 찍어보면서 연습을 하기도 했고, 현장에서도 핸드폰으로 계속 찍으면서 연구했어요.

Q. 액션이며 CG 연기까지 생소한 것들 투성이었을 텐데 현장에서 어떻게 적응했나.

액션은 처음이다 보니까 많이 배워야 했던 것 같아요. 소녀의 움직임이 많은 움직임을 요한다기 보다는 간결한 동작으로 강렬한 힘이나 그런 걸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라서 그런 분위기 만드는 걸 많이 연습했어요. 같은 동작을 반복해보면서 소녀만의 움직임을 찾으려고 했어요.

Q. 레퍼런스로 삼은 작품이 있나. 박훈정 감독이 강조한 연기적 포인트가 있었다면?

보면서 참고를 많이 한 작품은 '한나'라는 영화였고, '모건'이라는 작품, '로건'도 봤어요. 비슷한 소재였기 때문에 참고를 많이 했고, 감독님과도 대화를 많이 하면서 했어요. 감독님께서 저에게 가장 많이 해주셨던 말은 '다 비워놨으면 좋겠다'였어요. 제 모습이 아니라 정말 아무것도 없는 소녀의 느낌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디렉션을 해주셔서 계속 비워내고 지워내는 과정이 있었어요.

(처음이다 보니) 제가 맞게 하고 있는 건지, 제 스스로에게 의심이 컸어요. 감독님께서 '너 스스로를 의심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 넌 소녀다'라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그게 큰 힘이 됐어요.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Q. '소녀'와 닮은 점, 다른 점?

닮은 점이 있다면 저도 평소에 많이 먹는 편이에요. 그런 부분은 소녀랑 닮은 것 같아요.(웃음)

저랑 소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저는 감정을 잘 표현하는 편이에요. 감사한 일이 있으면 '너~무 감사해요~'하기도 하고, 슬픈 장면이 나오면 바로 눈물이 또록 나오고요. 그런데 소녀는 그런 감정이 무디고, 애초에 익숙하지 않은 감정이잖아요. 그래서 저의 그런 면을 많이 지우고, 비우려고 노력했어요. 정말 알에서 깨어난 아이라는 생각으로 했죠.

Q. 첫 현장은 어땠나. 도움을 준 배우들이 있다면.

이건 진짜, 절대 한 분만 못 골라요. 정말 전부 다 저한테 도움을 많이 주셨거든요. 진짜요. 저한테 어떻게 이런 행운이 있나 싶을 정도로 엄청 저를 챙겨주시고 도와주시고 알려주시고, 밖에서도 조언을 많이 해주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셨어요. 제가 가족들이랑 떨어져서 4개월 반 동안 타지에서 지낸 게 처음이었는데, 동고동락한 선생님들이 가족의 자리를 잘 채워주셔서 제주도에서 잘 지낼 수 있었어요.

Q. 같은 소속사 식구이자 '마녀' 전편의 주인공 김다미의 조언도 얻었나.

언니가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제가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언니가 오셔서 '잘 하고 있어. 시아야'하고 말씀해 주신 거예요. 저에게는 그 한 마디가 큰 위로였고, 전작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언니가 저를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는 것 자체가 용기가 됐어요. 열심히 해서 소녀를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Q. 배우의 꿈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고등학생 때 뮤지컬을 보고 배우라는 직업을 생각해 보게 됐어요. 물론 뮤지컬 한 편 보자마자 배우의 꿈을 키운 건 아니고, 거기에 매료가 돼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일주일에 뮤지컬을 4편 이상씩 봤거든요. 뮤지컬이 비싸다 보니까 학생 할인 받고 식비를 줄이면서 용돈으로 비용을 충당했어요. 큰 작품뿐만 아니라 작은 작품, 장르 가리지 않고 연극도 보고 무용 공연도 보고 이것저것 찾아봤어요. 당시 부모님은 제가 그러고 다니는지 모르셨죠.(웃음)

사진: 앤드마크 제공


Q. 뮤지컬에도 애정이 깊어 보이는데, 뮤지컬에 도전할 생각도 있나.

제가 노래를 잘 하지는 않지만, 노래하는 걸 좋아하기는 해요. 그렇다고 잘하는 건 아니고요.(웃음) 제가 뮤지컬을 사랑하는 1인으로서 제 자질이 안되는데 무대에 서는 건 용납을 할 수가 없네요. 제가 자질이 생겨서 하게 된다면 영광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대에 올라가는 건 절대 반대합니다.(웃음)

Q. '마녀2'로 신시아를 처음 만날 관객에게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제 개인에 대한 평가보다는 제가 맡은 배역에 관해서 관객분들이 소녀에 많이 공감해 주시고, 소녀 캐릭터를 예뻐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소망이에요. 어쨌든 처음으로 관객을 뵙게 되는 거니까, 소녀를 통해 관객분들께 닿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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