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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희 "유기견·길냥이 입양? 임시 보호에 실패했어요" [인터뷰]
이세희가 따뜻한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 27일 KBS 2TV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극본 김사경, 연출 신창석)가 종영했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다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신사'와 흙수저 '아가씨'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에서 이세희는 파트타임 학원강사에서 한 저택에 입주 가정교사로 들어가 '신사' 이영국(지현우)과 인연을 맺는 '아가씨' 박단단으로 분했다.
특히 박단단이 곧 이세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밝으면서도 따뜻한 성격을 드러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러한 에피소드 중 하나는 그가 커피차를 선물 받았을 때의 일이다. 이세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진심을 담은 감사 글을 올렸고, 해당 글은 많은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 당시의 심경에 대해 묻자 "감사한다는 말 하나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정말 너무 고마워서 잘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사실 커피차를 한 번 더 받았는데, 감사할 타이밍을 놓쳤다. 지금 메모장에 내용을 적어두었다. 더 많이 표현하고 싶다. 사실 저는 그렇게 받아도 한 분 한 분께 어떤 마음을 되돌려 드릴 수가 없기에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표현하고 싶어서 구구절절 적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세희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또다른 일화는 그와 함께 사는 유기견들이다. 현재 서울에서 자취 중인 이세희는 고양이 한 마리, 강아지 두 마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세희는 "제 인생에 반려동물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친구가 임시보호를 한 적이 있다. 강아지 '유행자'(유기견 행복 찾는 사람들)라는 것이 있는데, 저희 집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가정에서 키우면 더 좋다는 것을 아니까 임시 보호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수락했는데, 결론적으로는 실패한거죠. 그래서 입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친구를 키우다 보니까 동물의 모든 행동은 진심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구제한다고 말하면 좀 웃기지만, 제 인생에서 한 마리는 더 구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같이 사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 마리를 더 데리고 왔다"라고 두 아이를 입양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여기에 고양이 한 마리까지 있다. 이세희는 "한 가게의 주인 아저씨가 작은 고양이를 발로 차면서 내보내는 것을 봤다. 그냥 내쫓아도 될텐데"라며 "한 시간 동안 그래서 그 고양이를 따라다녔는데, 엄마도 없었고, 곧 죽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중성화할 수 있는 나이까지만 데리고 있다가 내보내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또 실패했죠. 아마 더 이상은 없을 것 같다. 이 세 마리와 쭉 살고 싶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박단단'처럼, 혹은 박단단 보다 더욱 따뜻한 배우 이세희와 나눈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전문.
Q. 작품을 마친 소감
아쉬움이 크다. 당연히 앞으로도 만날 수 있겠지만, 좋은 스태프, 선배님들은 말할것도 없다. 이 분들과 다 같이 호흡하지 못한다는 것이 첫 번째로 아쉽고, 다음으로는 제가 더 연기를 잘할수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좀 더 다르게 생각할 수있을텐데 하는 마음이 아쉽다. 그래도 52부작을 끝내서 일단은 좋다.
Q. 작품 마치고 어떻게 보냈는지, 인기는 실감하는지?
계획은 집에서 숨만 쉬는 것이었는데 이제 진짜 쉴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에 언니들이랑 제주도에 다녀왔다. 인기를 실감할 때는 밥 먹으러 갔을때, '단단이' 하시면서 반찬을 하나씩 더 주시면 그때 너무 좋다.
Q. 이러한 인기를 예상했는지?
워낙 황금 시청률대다. 워낙 다양한 인물이 나오니까 (제가)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을 것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누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Q. 첫 지상파 주연, 부담은 없었는지?
엄청 컸죠. 끝날 때까지도 있었다. 선배님들 덕분에 견딜 수 있었다. 다들 저한테 뭐 하나라도 더 좋은 것을 주시려고 고군분투 해주셨다.
- 첫 촬영은 어땠는지? 부담감이 정말 컸는데, 감독님께서 배려해 주시려고 두 신, 세 신만 잡아주셨다. 밥을 먹고 족욕하는 카페에 가서 되게 릴렉스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Q. 무려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것인데?
처음에는 그 사촌동생 역할로 갔는데, 이건 도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오디션을 보고 집에 가는 길에 2차를 보러 오라고 하셨는데, 단단이 대본이었다. 그때도 제가 주인공 오디션을 보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내용을 위해 대본을 주셨나 보네 했는데, 전화 통화를 해보니 주인공 역할이었다. '왜? 나를?' 이런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었다.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을 다 하자는 마음으로 오디션을 잘 봤다.
Q. 합격 연락을 받고 어땠는지?
정확히 기억한다. 대표님께 들었는데, 듣고 사실 처음에 인지를 잘 못했다. 진짜 한 10초 동안 멍하게 있다가 눈물이 핑 돌았다. 그런데 사실 그 순간에도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다시 바뀔 수도 있고, 그래서 계속 조마조마 했다. 현장에 가서 처음 연기를 할 때 '내가 됐다'는 것을 느꼈다.
Q. 처음에 나이 차이, 아이 셋 아빠와의 러브라인이라는 설정이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단단이는 나이도, 아이도 신경쓰지 않고 이영국 자체를 좋아했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 것 같다. 만약 저라면, 저는 단단이처럼 단단하지 못하다. 끝까지 그렇게 사랑을 지켜낼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Q.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 갔는지, 힘들었던 점은 없는지?
기본적인 성격 같은 것은 비슷하다. 가치관이 다를 뿐이라 대본에 충실히 했다. 힘들었던 점은 52부작이다. 그렇게 긴 호흡 작품을 해본 적이 없었고, 주인공으로서 누가 되지 않을까,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의문이 있었다. 그래도 선배님들이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셔서 잘 이겨낼 수 있었다.
Q. 성장했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면, 또 스스로에게 어떤 피드백을 줬는지?
긴 호흡 작품을 하면서 좀 더 감정이 깊이 있게 들어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일화 선배님께서 같이 할 때 카메라가 돌지 않는데도 우셨던 적이 있다. 그 상황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부족한 것은 정말 너무 많았죠. 몰입같은 것은 물론, 호흡이나 발성 같은 것도 더 신경쓰고 꼼꼼하게 잡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Q. 사실 배우 활동에 늦게 뛰어들었다. 연기를 시작한 이유?
스물 여섯이 넘었을 때 인생은 한 번 뿐이니까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날 치위생과 실습을 마치고 그 불꺼진 천장을 보고 있는데, 나는 맨날 주말만 기다리는 사람이 될 것 같았다.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한테 '하고 싶은 것을 하면 어떨까' 물으니까 '네 인생이니까 해'라고 했다. 그래, 내 인생인데 그동안 핑계를 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잘한 선택 같다.
-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은지? 당연하다. 왜 더 빨리 시작하지 못했을까, 왜 나를 못 믿었을가 생각한다. 그래도 전에 걸었던 길이 후회되지는 않는다. 그 덕분에 앞만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Q. 활동을 하면서 그만둬야 겠다는 생각이나 조급한 마음은 없었는지?
조금만 더 해보자, 후회만 남지 않게. 욕심이 나니까 후회할 것 같아서 계속 했다. 조금씩 뭔가를 하기는 했고, 그럴 때마다 조금 더 나를 믿게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Q. 연기의 매력은?
다른 사람이 되는 것. 저는 되게 소심해서 화장실에 간다는 것도 말을 잘 못하던 사람이었다. 합법적으로 다른 사람이 되어도 괜찮은 직업이란 것이 되게 매력적인 것 같다.
Q. '신사와 아가씨'는 이세희에게, 시청자에게 어떻게 기억될 것 같은지
저에게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캐스팅 된 것으로 제 운을 다 쓴 것 같다. 이제부터는 제 실력으로 맞서야 한다. 열심히 해야죠. 시청자 분들께는 어떻게 남기 보다는 그 순간 같이 즐거웠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시트콤도 잘 할 것 같은데
사극을 해보고 싶다. 한복도 입고 쪽진 머리도 하고, 아예 시대상황이 다르니까 현장도 완전 다를 것이고 그런 것을 경험해 보고 싶다. 안 믿기시겠지만 제가 INFP(인프피)다. 소심한 사람인데 시트콤은 마음껏 해도 용납이 되는 것이라 대놓고 너스레를 떨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Q. 차기작은 결정됐는지,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아직 확정된 것은 없고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다음 작품에서는 단단이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저는 이 일을 오래 하고 싶다.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