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준 인터뷰 / 사진: 티빙 제공

스스로 금필과 닮은 점이 있다고 말한 박해준은 철없는 모습이 때로는 배우에게 필요한 덕목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틀에 갇히지 않는 유연한 사고와 실행력이야말로 배우에게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Q. 첫 단독 주연작이라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다. 어땠나.

김갑수 선배님과 제 딸로 나오는 정연 씨까지 실제 주인공이라 제 단독 주연이라고 말씀드리기에는 좀 그래요. 그래도 제 촬영이 많다 보니 피곤함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고, 책임감도 좀 생기더라고요. 작품을 끌고 나가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죠. 주연 배우들이 정말 대단했던 거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좀 힘들었지만 재밌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Q. 가족애가 담긴 작품이라 공감대를 더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 김갑수, 박정연 배우와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 같은데, 두 배우와의 현장은 어땠나. 후배 정연 배우에게 조언해 준 점도 있을까.

조언은 해줄 게 없었어요. 그 친구가 워낙 자기 혼자서 잘 해서요. 모니터링하고 있으면 딸이 가진 깊은 고민들이 보이면서 너무너무 잘해서 '참 잘 하고 정말 예쁘다'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참 대견하고요. 제가 감히 말씀드리기 웃기지만, 정말 기대가 많이 되는 친구예요.

갑수 선배님은 너무너무 재밌고 현장 분위기를 끌어주세요. 제가 좀 흐릿하게 연기를 하는데 깁수 선배님은 명확하고 확실하게 하셔서 옆에서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나도 배우 생활하면서 나이가 먹어갈 텐데 갑수 선배님처럼 편안하고 좋은 아버지 같은 모습으로 스태프들 챙기면서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Q. 금필은 철없는 40대 가장으로 그려진다. 금필과 상황은 다르지만, 만약 제2의 삶을 꿈꿀 수 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나.

금필이 철이 없는 인물이긴 하지만, 저도 어쨌든 배우로 연기하려면 너무 틀에 갇히지 않는 것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철이 없다기보다 소년 같은 감성으로 살아야 한달까요.

제가 10년만 젊었어도 배우 안 하고 다른 일을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막상 생각하려니 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젊음을 주신다면 음악을 좀 해보고 싶어요. 싱어송라이터요.(웃음)

Q. 아내와 두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나.

금요일에 애들 재우고 와이프랑 둘이서 재밌게 보고 있어요. 티빙에서 하다 보니까 시간 제약 없이 애들 천천히 재우고 볼 수 있어서 좋아요. 맥주 한 캔 딱 가져다 놓고 여유 있게 보니까 참 좋더라고요. 아내가 되게 재밌게 봐주고 있어요. 금필이 한심하면 한숨도 쉬고,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하면서요.

Q. 실제 가정에서, 박해준 배우는 어떤 자식이자 어떤 부모인가.

제가 부모님한테 싹싹하게 하고 잘 챙겨드리지는 못해요. 삼형제 막내로 태어나서 도움만 많이 받고 제가 베풀지는 못하는 면이 있었어요. 그런 것이 죄송하기도 하고요. 부모님께서는 제가 배우 해서 잘 하고 있는 거 보면 효자다 하시는데 저는 더 잘 해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죠.

자식들한테는 잘 놀아주는 아빠, 아내에게는 좋은 남편이 되려고 애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만, 여러 가지 바쁘다는 핑계, 피곤하다는 핑계로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하는 게 미안하죠.

Q. 작품이 아직 공개 중이지만, 호평을 얻고 있다. 작품을 끝마치고 나면 시청자에게 어떤 반응을 얻고 싶나. 박해준의 배우 인생에 '아직 최선'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좋은 이야기를 하고 사람 마음에 위안을 주고 그런 작품이 없을까 하는 와중에 이 작품을 만났어요. 남금필이라는 사람이 살아가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위안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인생작이다 그렇게 거론되면 좋겠고요.(웃음) 너무 욕심이 과한가요? '그 드라마 참 좋았다.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는 평을 받으면 최고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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