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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혜윤 "데뷔 10년 차? 연기 욕망이 제 원동력이죠"
김혜윤은 자신의 강점을 잘 알고, 또 잘 표현하는 배우다. 'SKY 캐슬' 속 날카롭고 예민한 '예서'로 얼굴을 알린 후에도 특유의 하이 텐션을 가진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그런 그가 '어사와 조이'를 통해 첫 사극에 도전했을 때는 색다른 변신에 기대가 쏠렸다. 조선시대 당찬 '돌싱'을 표현한 김혜윤은 감정 연기뿐만 아니라 또렷한 딕션으로 호평을 이끌었다. 그런 김혜윤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첫 사극 도전작이었던 '어사와 조이' 마친 소감이 어떤가.
첫 사극 도전이라 낯설기도 했고 긴장도 많이 했습니다.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큽니다. 한 권의 일기장을 마무리 한 느낌도 들어요.
Q.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 이어 2년 만에 새 드라마로 복귀했다. '어사와 조이', 그리고 조이의 어떤 매력에 끌렸나.
조이의 대사 중에 "아닌 건 아닌 거야, 말할 건 말할 거야"라는 대사가 있어요. 시나리오를 읽을 때 그 대사를 보고 조이가 굉장히 주체적이고 멋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배역을 보자마자 '한번 연기해 보고 싶다'라는 마음도 들었고요.
Q. 사극이라 생소한 현장에 적응하는 시간이 꽤 걸리셨을 것 같다. 실제 겪어본 현장은 어땠나.
첫 도전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걱정과는 달리 촬영 현장이 화기애애했고, 출연자들의 케미스트리가 좋았어요. 너무 편해서 촬영 중간에 살짝 잠이 들기도 했지요.(웃음) 다양한 한복을 입어볼 수 있었던 것도 좋은 경험이었고 저잣거리 같은 사극 세트장에서의 촬영도 즐거웠어요.
Q. 유부녀의 억척스러움과 소녀 같은 모습이 잘 믹스된 캐릭터를 보여줬다. 어떤 점에 중심을 두고 조이를 준비했나.
처음 봤을 때 정말 신선한 설정이라고 느꼈어요. 시청자들이 사극에서 이 설정을 '납득해 주실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계속 시나리오를 읽다 보니 '이런 사람도 조선시대에 있을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조이가 멋진 인물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당당하지만 못 돼 보이지 않게 하자’라는 고민을 계속 했었어요.
Q. 김혜윤 배우가 생각하는 조이와 닮은 점이 있다면?
조이는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예요. 명랑한 모습이 저랑 닮은 듯하지만 때로는 너무 밝아서 힘들 때도 있었어요.(웃음) 그래도 조이의 이런 긍정적인 모습은 배울 점인 것 같아요.
Q. 완급조절이 유연한 드라마여서 배우로서도 신마다 포인트를 주며 연기해야 했을 것 같다. 감독님의 디텍팅은 어땠나요.
앞서 말했듯이 작품 초반에 조이 당찬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못된 캐릭터처럼 보일까 봐 걱정했어요. 이 부분의 오해를 없애기 위해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고, 연구를 하면서 연기를 했어요.
Q. 옥택연, 차학연 배우와의 삼각관계도 관전 포인트였다. 두 배우와의 호흡 궁금하다.
옥택연 배우가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그래서 옥택연 배우에게 의지했던 부분이 많았고 연기 경험도 풍부하신 분이라 배운 점이 많아요. 차학연 배우는 소꿉친구를 만난 것처럼 편안했어요. 촬영이 아닐 때도 일부러 서로 질투하는 척 하면서 장난도 치고 즐거웠어요.
Q. 민진웅-박강섭 배우와는 티키타카, 채원빈-이상희 배우와는 워맨스를 보여줬다. 현장 분위기도 참 좋았을 것 같은데.
'어사와 조이'의 장점이 배우들의 케미스트리에요. 한 번은 제 대사가 끝나고 '파이팅'을 외치고 촬영 장을 나간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옥택연 배우와 여러 선배님들이 "김혜윤 이리와~"하면서 일부러 화낸 척하셨어요. 그 정도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고 이런 부분은 메이킹 영상에서도 잘 나타났다고 생각해요.
Q. 배종옥 배우와 모녀 호흡도 맞췄다. 붙는 신이 많지는 않았지만, 대선배님과 연기하면서 배운 점, 조언 얻은 점이 있다면?
선배님과 작품을 했다는 것이 정말 영광이에요. 선배님에게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굉장히 컸고 정말 '멋있는 배우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제가 바느질 하는 장면이 서툴렀는데 이 부분도 친절하게 가르쳐 주셨어요.
Q. 유종선 감독께서 제작발표회 때 '김혜윤의 삶에서 지금이 피어나는 때'라고 하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 배우의 생각은 어떤가?
감독님이 좋게 말씀해 주셨는데, 제 연기가 감독님에게 만족을 드렸는지 모르겠어요.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서 돌이켜봤을 때 '감독님이 이런 모습을 보고 말씀하셨구나'하고 깨닫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해요.
Q. 올 한해 선보인 작품이 많은데, 배우에게 2021년은 어떤 한 해였나.
1년 동안 연기만 했어요.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경험했지만, 앞으로도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아요.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는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해야 할 부분도 많아요.
Q. 벌써 데뷔 10년 차다.
10년이라는 숫자로 보면 '시간이 꽤 흘렀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작품으로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마무리했던 건 많지 않아요. 그래서 데뷔 10년이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돼요.
Q. '어사와 조이' 촬영도 마치고 오랜만에 휴식기 가지게 됐는데, 근황도 궁금하다.
운동을 다시 시작했어요. 쉬면서 취미 활동도 하고 영화나 드라마 시청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침대에 붙어서 진짜 완벽한 휴식을 취하고 싶어요.(웃음)
Q. 주연으로서 필모를 쌓고 계신지는 몇 년 안됐다. 앞으로 대중에게 더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아직 해보지 못한 역할들이 많아요. 어떤 배역을 맡든 열심히 노력해서 잘 소화하고 싶어요. 차기작도 천천히 검토해 보려고요.
Q. 배우로서 마음에 담고 있는 연기관과 원동력이 있다면.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싶어요. 전 작품보다 성숙한 모습의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저의 원동력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