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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세계로부터' PD, "김희철 지략형 인물 아냐…엑소 카이는 가장 반전"
넷플릭스 '신세계로부터'가 본 적 없는 색다른 포맷으로 예능 팬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마치 게임 속으로 들어간 듯한 공간에, 이승기, 은지원, 김희철, 박나래, 그리고 예능 초심자 조보아, 엑소 카이까지. 그 어떤 프로그램에서도 보지 못한 그림으로 눈호강에 재미까지 잡았다.
특히나, 섬 하나를 통째로 빌려 진행된 프로그램이기에 스케일로도 빠지지 않았다. 각 멤버들의 니즈에 맞는 집까지 만들어줬으니, 이 정도면 역대급 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넷플릭스여서 가능했다고"말한 컴퍼니 상상의 조효진 PD, 고민석 PD와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Q. '신세계로부터'가 공개된 후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조효진 PD : 승기 씨는 재밌게 봤다고 연락이 왔고, 또, 이번에 되게 새로운 경험이었고 (촬영하면서도) 재밌었다고 하면서 시청 인증샷도 보내주더라고요. 희철 씨는 자기는 정말 너무 충격이었다고.(웃음) 방송을 보고 이런 적이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공개된 후에 멤버들과 따로 이야기할 시간은 없었지만 일단은 반응은 좋아요.
Q. 메인 소재가 가상세계라 생소하기도 한데, 선례가 없는 기획을 해야 했던 만큼 중점적으로 잡았던 연출 포인트가 있었을 것 같다.
조효진 PD : 작년에 기획을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의미나 명분보다는 일단 재밌는 예능을 만들자는 생각이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일상에서도 어딘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시는 때라, 한 번 웃음 짓고 지나갈 수 있는 예능을 만들자는 게 목표였죠.
Q. 섬을 통으로 사용하고, 멤버들에게 집도 한 채찍 지어줬다. 제작비가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고민석 PD : 멤버들이 그 공간에 들어갔을 때 현실과 다르게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섬 안에서만 쓸 수 있는 폰이나 AI홀로 등으로 새로움을 드리고 싶었어요. 아무래도 가장 공을 들인 건 집이에요. 요구 조건이 달라서 '이게 나만의 유토피아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공을 들였죠. 판타지적인 소품이나 세트도 회차마다 다르게 제작을 했으니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조효진 PD : 제작자 입장에서도 욕심이 나긴 하죠. 이런 프로그램일수록 중간중간 들어가는 요소의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신경을 쓰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Q. 은지원, 이승기, 김희철 같은 예능 고수들과 그렇지 않은 예능 루키들의 합이 생각보다 좋았다. 출연진의 예외적인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나.
조효진 PD : 지금까지는 훈훈하죠.(웃음) 아무래도 이런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대본을 읽고 가는 것과 달라서 처음에 섬에 들어가서 내가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저희 입장에서도 이들의 합도 미지수였어요. 의외로 1~2회는 화합도 되는 느낌이 있었는데 점점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배신과 모략이 난무하고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죠. 신세계의 매력은 그렇게 피터지게 싸우고 하다가도 6일 동안 합숙하는 과정에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는, 그런 양면적인 부분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멤버들의 다른 모습도 굉장히 많이 나오고요.
Q. 캐스팅에도 크게 만족한 것 같다.
조효진 PD : 승기 씨 말고는 저랑 고정으로 일한 게 다들 처음이에요. 조보아 씨, 카이 씨는 완전 고정 예능이 처음이고요. 기본적으로 이승기는 리더라고 생각을 하고 갔고, 은지원은 배신도 잘하는 천재 같은 모습, 희철 씨는 지략형 인물이라고 생각했죠. 각각 다른 사람들로 구성을 모아보면 어떨까 싶었는데, 실제 녹화를 떠보니 전혀 다른 모습이 나오더라. 희철 씨는 지략형이라는 게 안 어울리더라고요. 공개되고 희철 씨한테 연락이 왔어요. '방송 보면서 이렇게 충격 먹은 적 처음'이라고요.
Q. '범인은 바로 너'와 '투게더' 이후에도 이승기와 함께 했다. 연이어 함께 가는 이유가 있나.
조효진 PD : 승기 씨 같은 경우에는 SBS에 있을 때 말고는 만난 적이 없다가 최근에서야 같이 일을 하고 있어요. 승기 씨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멘트로 짚어주는 역할이거든요. 그걸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예상해서 그렇게 던져요. 리더 같은 느낌이 들죠. '신세계로부터'에서도 모두가 플레이어이지만, 그중에 리더로서 멤버들을 끌고 가는 캐릭터로 이승기 씨를 생각했어요. 은지원 씨도 촬영하면서 '나이는 승기가 어리지만 리더 같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승기, 고등학생 때부터 봐와서 어리게 보이기도 하지만, 본인도 강호동, 유재석 씨와 야외 버라이어티를 하면서 직접 배운 사람은 자기뿐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Q. 기존 넷플릭스 예능은 공개일에 전 회차가 공개된 것에 반해, '신세계로부터는' 주 2회 공개를 결정한 이유가 있나?
조효진 PD : 이건 예전부터 저도 요청을 드린 부분이고, 넷플릭스에서도 생각을 많이 해보셨을 것 같아요. 리얼리티나 버라이어티 같은 경우는 한 번에 엮어서 내는 게 과연 맞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범인은 바로 너'는 예능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가 끌고 가는 게 있었잖아요. 이번에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이야기가 되고, 소문이 돌고 하면서 점점 영향력이 커지는 게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가 '런닝맨'을 4년 정도 했었는데, 초반 1년 정도는 힘들었거든요. 리얼리티를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시간이 걸려요.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면 시청 패턴이 형성이 되면서 훨씬 효과적이고 파괴력이 있어져요.
Q. 가장 반전이 있었던 멤버가 있나.
고민석 PD : 멤버들 각자 캐릭터가 다양해서 회차가 거듭될수록 다른 모습들이 나오는데, 한 명을 꼽으라면 카이 씨이지 않을까 싶어요. 엑소 메인 댄서이면서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신세계로부터'에서는 처음으로 예능을 하면서 귀엽기도 하고 순박하기도 하고, 남동생 같은 캐릭터라 매력이 있더라고요. 또 회차가 거듭되면서 승기 씨, 지원 씨한테도 배우기 시작했고, 카이 씨도 이번 기회로 개인적으로 많이 변했다고 하더라고요.
Q. 회차마다 깜짝 특별 출연자들도 있는 것 같다. 아이돌부터 배우까지 다채로운 것 같은데 섭외 기준은 뭔가.
조효진 PD : 특별 출연하는 분들이 앞으로도 좀 계세요. 여기가 거제도에서 배를 타고 더 들어와야 하는 곳이라 스타들을 깜짝 출연 시키기가, 저도 부르면서 좀 고맙고 미안하더라고요. 대부분 전날 내려와서 촬영하고 바로 올라가는 것 같더라고요.
특별 출연 섭외 기준은 상황을 먼저 만들고, 그 상황에 어울리는 스타들을 섭외했어요. 이달의 소녀는 2배속 댄스까지 해줄 수 있는 아이돌이 필요해서 제안 했는데 정말 열심히 해주셨어요.
Q. 새로운 포맷의 예능이라 보면서도 신선했다. 시즌제를 구상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조효진 PD : 저희는 항상 시즌2를 보고, 뭔가 이어질 수 있게끔 단초를 마련해 놨어요. 그렇지만 언제나 시청자분들의 환호가 있어야 시즌2가 결정되는 거기 때문에, 저희는 언제나 하고 싶은 마음이죠. 멤버들이 6일째에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 여정이 끝나서 아쉽다. 이제 눈치 보지 않고 서로를 배신할 수 있는데'라고요.
저희가 아이템 짤 때 여러 가지 많이 눈치를 봐요. 저희는 판을 짜는 사람이지 디렉팅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요. 이제 멤버들의 성향을 잘 알게 돼서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걸 훨씬 더 많이 던져줄 수 있고, 조금 더 상상력이 들어간 걸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이 멤버들이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해서 계속 같이 가고 싶어요.
Q. 코로나19가 끝나면 해외에서 '신세계로부터'를 찍어볼 수 있지 않을까.
조효진 PD : 시즌3 정도 되면 저희도 노하우가 쌓여서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에 섬을 고르는데만 두 달이 넘게 덜렸고, 세트도 다듬어야 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해외에 나가서 해보고 싶은 마음은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한 시즌 정도 더 국내에서 해보고, 노하우가 쌓이면 해외에 가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열심히 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