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현 인터뷰 / 사진: FN엔터테인먼트, 티빙 제공

로맨스 코미디가 처음인 안보현이 제대로 합격점을 받았다. 게다가 웹툰 원작 드라마라 원작 팬에게도 인정받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을 터인데, 오히려 역대급 싱크로율로 호평을 이끌었다.

그런 안보현과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종영 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웹툰 원작의 실사 드라마였다. 원작 팬층이 탄탄해서 부담도 됐을 것 같다.

부담감이 상당히 컸죠. 다른 작품에 비해서요. 제 동생이 웹툰을 좋아하는 줄도 몰랐는데, '유미의 세포들' 한다고 했더니 '오빠 큰일 났다'고 하더라고요. 워낙 탄탄한 원작 팬이 많았고, 좋은 작품이라 부담감으로 다가오기도 했고, 동시에 더 노력하게 됐죠.

비주얼적인 싱크로율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때 감독님께서 원작에 연연하지 않고, 꼭 긴 머리로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면서 부담감을 덜어주셨어요. 웅이의 시그니처인 긴 머리, 까만 피부, 턱수염 같은 부분은 가져가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머리는 다 제 머리는 아니었고, 반은 가발이었어요. 태닝도 15번 이상 하고요. 그덕에 싱크로율이 좋다는 반응이 있었던 것 같아요.

Q. 극 중 구웅은 참 매력적인 캐릭터이지만, 참 답답하기도 하다. 구웅 캐릭터를 소화하는 과정은 어땠나.

웅이를 처음 연기할 때는 많은 분들이 '찌질하고 답답하고 꽉 막힌 똥차'라고 하는 것들이 맞다고 생각을 했는데, 연기를 하면서 제가 웅이화가 되더라고요.(웃음)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다 보니 사연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욕먹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죠.

사실 구웅의 행동이 말이 안 되는 것들이 되게 많잖아요. 실제 저랑 오버랩 되는 그런 부분은 없었고,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었던 건 답장으로 'ㅇㅇ'을 보내는 거였어요. 이건 이성, 동성을 떠내서 톤 앤 매너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진짜 욕먹을만하다. 이별 사유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혀를 찼죠. 소개팅에 슬리퍼를 신고 나가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나 싶었어요.

Q. 구웅이 답답하다고 했지만, 어떤 면에서는 안보현과 닮은 구석도 있지 않았을까.

저도 맛있는 집이 있으면 제가 데려가는 걸 좋아해요. 정리 정돈하고 깔끔하고 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아기자기한 거 좋아하고 깔끔하게 나열하는 거 좋아하고요. 남자분들이 되게 혼자 살면서 잘 안 할 것 같은 걸 되게 많이 하고 살거든요. 그런 모습은 비슷한 것 같아요.

Q. '유미의 세포들'로 첫 로맨스 코미디 장르에 도전했다. 연기적으로도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많았을 것 같은데.

저에게는 도전이었죠. 전에는 악역이거나 죽음을 맞이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역할을 많이 해서 외적으로도 많은 분들이 보실 때 강인하고 사악한 모습을 보고 안보현화 했다고 생각하실 것 같았거든요. 그걸 벗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어요. 특히나 도전이었던 부분은 저도 '댕청미', '멍뭉미' 같은 순진한 걸 표현할 수 있을까 였어요. 캐릭터적인 도움을 많이 받아 웅이의 성향을 빌려서 연기하다보니 순박한 면을 뽑아내는 지점도 있었고, 제 자신을 더 알게 된 부분도 있었죠.

Q. '구웅'을 통해 안보현을 다시 봤다는 사람들도 많더라. 스스로 생각하기에 구웅과 싱크로율은 어떤 것 같나.

싱크로율 부분에서는 제가 구웅에 열심히 맞추려고 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고요. 성향 같은 걸 표현하기 위해서 70% 정도 맞춘 것 같아요. 나머지는 외적인 부분에서 오는 느낌도 있겠지만, 매 에피소드적인 면에서 웅이가 가져 가야할 느낌의 70%는 표출한 것 같아요.

Q. 애니메이션과 실사가 교차되어 나오는 연출이라 배우로서도 많은 상상력이 필요했던 작품이었을 것 같다.

저희가 촬영장에서 장난을 치면서 한 말이, 'A팀 세포들', 'B팀 배우들'이라는 말이었어요. 애니메이션 세포들의 연기에 우리가 맞춰야 한다고 했었죠. 만화적인 게 센 작품이라 궁금했고, 처음 대본 받고 나서는 혼돈이 오기도 했어요. 감독님께서 애니메이션을 보여주시면서 '이렇게 대사를 할 거에요' 라고 설명해 주셔서 좀 이해가 되더라고요. 스태프 친구가 세포 대사를 읽어주면 저는 감정을 받고 연기를 했어요.

처음에는 이질감이 들어서 이게 맞는 건지 틀린 건지 현타가 와서 '잘하고 있는 거 맞아요?' 계속 물어봤어요. 이후에 1회 가편집을 보면서 많이 놀랐죠. 회차가 거듭될 수록 여기서는 이렇게 하면 되겠다 의견도 내고, 정말 편해졌죠.

Q. 제작발표회 때도 김고은 배우와의 호흡을 많이 기대했다고 했었다. 마지막까지 호흡을 맞춰보니 어땠나.

저는 김고은 씨가 연기한 걸 웬만한 건 다 본 것 같아요. 처음으로 대면한 건 이번 작품으로 본 거였는데, 지금은 김고은이 김유미고, 김유미가 김고은 같을 정도예요. 연기력이 어마어마하고, 김고은을 김유미에게 입하는 작업 자체에 제가 매료될 정도였어요. 그걸 보고 저도 구웅화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Q. 김고은과의 피지컬 케미도 여성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런 건 있는 것 같아요. 고은 씨가 비율이 워낙 좋으시다 보니까 저와 덩치 케미 같은 게 있었어요. 저를 크게 보시기는 하는데 저 190cm도 안되거든요. 고은 씨랑 투샷이 잡히면 제가 손도 크고 덩치도 크게 보이니까 많은 분들이 케미가 잘 산다고 하시더라구요. 한소희 배우와도 좋았고요. 아무래도 제가 체격이 크다 보니까 여배우 분들이랑 잘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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