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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터뷰②] 안보현 "'마이네임' 박희순·한소희·이학주·장률, '독수리 오형제'죠"
다크한 분위기의 작품인데다 피도 낭자했다. 연출과 미술팀의 도움도 있겠지만, 모든 신을 스스로 소화해내야하는 배우에게는 부담감도 큰 신이 많았다. 힘든 촬영이었지만 안보현은 함께한 동료들 덕에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촬영 전부터 액션 스쿨에 다니며 배우들과 몸으로 부딪혔고, 그덕에 평소보다 더 끈끈한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다. 촬영이 끝난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마이네임' 단체 메신저방에서는 쉼 없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Q. 배우들과 몸으로 부딪히는 신이 많다 보니 서로 돈독해졌을 것 같다. 현장에서 박희순, 한소희, 이학주, 장률 배우와의 분위기는 어땠나.
다른 현장들도 물론 좋지만, 액션이라 그런지 서로 피 땀 눈물까지 흘리는 장면도 많고 실제로 찍으면서도 그렇게 해서 돈독해졌어요. '독수리 오형제'라고 할 만큼요. 저희 단톡방이 있는데, 촬영 마친지 1년이 됐지만 아직도 이야기가 끊이지 않아요. 또 다들 실제 이미지와 상반되는 부분이 있어서 정말 재밌고 톡톡 튀어요. 학주 배우는 개구쟁이고, 장률 배우는 점잖고, 저는 필도와는 반대로 말주변이 좋지 않고, 희순 형님은 귀여우시고, 소희 배우는 밝고 하니까 그런 부분이 현장 분위기를 좌지우지했던 것 같아요.
Q. 특히 한소희 배우와는 동료와 연인을 오가는 연기를 선보였는데, 호흡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소희 배우를 정말 굉장히 리스펙트 했어요. 처음 만난 게 액션 스쿨이었고, 열정 넘치는 모습을 보면서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도움이 많이 된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같이 소통하면서 호흡이 잘 맞는다는 걸 느껴서 촬영이 정말 재밌었고요. 물론 힘도 들지만 으쌰으쌰하면서 하게 되고 몸에 멍투성이인 걸 보며 뿌듯해하고, 그걸 보면서 같이 에너지가 올라오는 느낌이었어요. '끝까지 해보자!'하는 느낌이 들었고, 호흡도 잘 맞고 대견했죠. 스태프분들 감독님 모두 주인공인 한소희 배우를 보면서 뿌듯했다고 박수를 쳐줬어요.
Q. 한소희 배우와의 베드신이 큰 화제를 모았다.
대본이 나오면서 베드신이 있어서 감독님이랑 작가님이랑 한소희 배우랑 굉장히 많은 논의를 했어요. 이 신 자체는 단순한 감정이 섞인 내용이 아니라 지우가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필도를 만나고, 필도와 같은 아픔이 있다는 걸 알고 공유하고 치유하는 과정이거든요. 그런 감정선 때문에 (베드신이) 들어간 것 같아요. 저도 호불호가 갈릴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시청자 의견을 보면서 다양한 시선으로 보시더라고요. 되게 애잔하다 처절하다는 반응도 많고요.
Q. '마이네임' 촬영을 마친지 꽤 됐지만, 최근 '마이네임'과 '유미의 세포들'을 한 번에 선보이게 됐다. 극과 극 장르에 캐릭터라 동시기에 출연하는 게 부담도 됐을 것 같다.
정말 극과 극이잖아요. 동시기에 오픈을 해서 방영을 하고는 있지만, 촬영은 따로따로 했거든요. '마이네임'은 촬영 끝난 지 일 년이 지났고, '유미의 세포들'도 끝나서 크게 부담은 없었어요. 촬영을 같이 했으면 심리적인 부담이 있었을 것 같은데, 오히려 한 번에 보여드리게 된 게 기쁘게 다가왔어요. 많은 분들이 저를 다른 인물로 봐주셔서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고요. 할 수만 있다면 극과 극, 완전 반대되는 캐릭터를 더 해보고 싶고, 멜로와 액션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은 분들께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출연작에서 쌍방 해피엔딩 로맨스를 보여준 적이 없다. 아쉬움은 없나.
동의합니다. 자꾸 죽여요 저를.(웃음) 항상 결말이 좋지 않네요. '카이로스'에서도 죽고요, '이태원 클라쓰'에서는 감옥 생활을 하고요. '마이네임'에서도 행복한 결말을 맺지는 못했는데, '유미의 세포들'은 그런 장르는 아니라서.(웃음) 그래도 필도의 죽음이 지우가 다시 괴물이 되고 복수심을 크게 하게 된 하나의 장치가 돼서 미련은 전혀 없어요. 그런 반전이 있었기 때문에 지우의 복수가 성공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그래도 (살지 못해) 아쉬움은 조금 있네요.
Q. '마이네임'을 통해 큰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지만, K콘텐츠가 세계적인 흥행을 이끌고 있는 요즘이다. 배우로서 K콘텐츠의 강점은 어떤 점이라고 생각하나.
'오징어 게임'이 되게 인기 잖아요. 저도 당연히 봤어요. 저는 K콘텐츠의 강점이 신선함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장르 안에서 출중한 배우들의 연기도 있지만, 신선한 소재와 음악, 패션 이런 것들이 더해지면서 유행하게 되잖아요. 하나하나 탄탄하게 쌓인 것들이 다국적으로 퍼지는 것 같고 알아주시는 것 같아서 정말 좋아요. 저도 홍보대사 이상으로 '오징어 게임'을 홍보하고 있어요. 이건 우리나라에서만 보기 아깝다 싶더라고요.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배우분들이 승승장구하시는 걸 보면 저도 같은 한국 배우로서 뿌듯해요. '오징어 게임'에 힘입어서 '마이네임'도 잘 되고, 저희 덕에 다음 작품도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Q. 지난해에는 '이태원 클라쓰', '카이로스'로 라이징 하는 한 해를 보냈다. 올해는 안보현에게 어떤 한 해였나. 또 내년엔 어떤 모습을 기대하면 좋을까.
올해는 성취감이 정말 높은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작년과 올해 정말 열심히 촬영했던 것들이 빛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되게 좋고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지인들까지 좋아해 주는 걸보면서 '정말 열심히 했구나', '내가 노력하는 게 보여지는 구나' 하면서 뿌듯하고 자존감도 높아졌어요. 또 큰 무대인 '부국제'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배우로서 행복했고요. 올 한 해는 정말 감사했기 때문에 내년에 나오는 차기작을 어떻게 더 좋은 모습으로 보여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승승장구 하고 있다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는데 다양한 색깔과 성향의 캐릭터를 더 보여드리도록 노력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