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정호연 / 사진: 넷플릭스 제공

모델 일을 두고 도전한 연기. 정호연은 마음을 먹은 후엔 직진했다. 모델로서 중요한 일정도 마다하고, 오로지 연기와 '오징어 게임'을 위해 한국행을 택했다. 서툴기에 겁도 났지만, 정호연은 자신을 응원해주는 이들 덕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했다.

Q. 뉴욕 스케줄을 정리하고 한국행을 택했다. 어떤 마음이었나.

그 당시에는 제가 커리어적으로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시기였어요. 해외에 나갔던 첫 시즌부터 잘 돼서 루이비통, 샤넬 캠페인 등 여러 쇼를 했거든요. 2년 정도 정점을 찍다가 점점 일이 줄어들기 시작한 시기가 있어요.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살도 찌고, 스스로 심리적으로도 되게 위기였거든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까 할 걸 찾게 됐고, 영화를 보다 보니 욕심이 났어요.

한국 모델 에이전시 계약이 끝나고 배우 회사로 옮겨서 연기를 더 디벨롭 하고 싶었어요. 새벽이 오디션은 회사 들어오고 한 달도 안 돼서 하게 됐는데, 너무 막막하고 부담도 됐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했죠.

고통스럽다면 고통스러운 오디션 영상을 보냈는데 감독님께서 실물을 보고 싶다고 하셔서 바로 비행기를 타고 왔어요. 저는 '무조건 캐스팅이 되겠어!'라는 마음보다 제가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한 연기를 누군가 의미있게 봐줬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컸어요.

Q. 첫 연기에 대한 호평도 많지만,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도 있었을 것 같다.

인사이트적인 면으로 새벽이와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그걸 온몸으로 표현하는 데 있어서 조금, 아니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했어요.

사투리에 대한 피드백에 관해서도 해주신 말씀들을 많이 들었어요. 처음 설정부터 이 친구가 함경북도 출신이고, 어린 나이에 남한으로 넘어왔고, 남한에서 사투리를 들켜서 좋은 일이 없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빨리 사투리를 고쳤을 것이다라는 설정이었거든요. 사투리 쓰는 지점을 두 포인트에 줬는데, 하는 동생 철이와 있을 때, 그리고 화가 올라올 때였어요. 사투리를 썼다 안 썼다 하는 것에 대한 말씀들이 있었는데, 제가 조금 더 명확하게 표현했었어야 하지 않나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죠.

Q. 이번 연기에 스스로 점수를 준다면?

저는 10점 만점이라고 했을 때 5점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도 자존감을 좀 올리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웃음) 정말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방법도 서툴고 다 서툴렀지만 진심으로 했거든요.

Q. 데뷔작부터 잘돼서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것 같다.

부담은 이미 너무 많이 되고 있고요.(웃음) 그래도 아직 나이가 어리기도 하고, 모델 일을 하면서도 커리어가 좋았던 적도, 아닌 적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을 통해 배운 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자' 그것밖에 없었어요. 일어날 일은 어차피 일어나게 되어 있는 거라는 마음이에요. 어떤 부분에서는 죽을 만큼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미리 겁을 먹지는 말자는 게 지금의 생각이에요.

Q. 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지금으로서는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그냥 다 해보고 싶어요. 연기적으로 많이 쌓이고 싶거든요. 다양한 감독님과 캐릭터, 시나리오 다 만나고 싶어요. 불러만주세요!

Q. 정호연의 도전을 응원해준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저보다 연기 경험이 많은 친구들, 동료들한테 정말 조언을 많이 구했던 것 같아요. 저는 정말 절박했거든요. 촬영 시작하고서는 함께 호흡한 동료분들과 감독님의 조언에 집중해서 촬영했어요.

동휘 오빠도 엄청 자기 일처럼 행복해하고 뿌듯해하고 있어요. 되게 응원해주고 있어요. 장윤주 언니는 커피차도 보내주셨어요. 제니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류승룡 선배님도 커피차 보내주시고요. 인연이 있는 분들이 서포트를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현장에서 든든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너무너무 감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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