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위하준 화상 인터뷰 / 사진: 넷플릭스 제공

위하준이 '오징어 게임'을 통해 소망을 이뤘다. 존경하던 황동혁 감독, 이병헌과의 호흡, 그리고 형사 역할에 대한 열망까지. 모든 것을 '오징어 게임'을 통해 이뤄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극 중 위하준은 행방불명된 형의 행적을 찾기 위해 의문의 서바이벌에 관리자로 잠입한 형사 '황준호' 역을 맡았다.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글로벌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은 위하준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흥행을 이끌고 있다. 인기 실감하나?

굉장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서 영광이고, 인기를 실감한 건 아직 잘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SNS 팔로워 수나 메시지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그걸 보면 매일 신기하고 새롭고 행복하면서도 되게 설레고 있어요. '보기 좋다', '섹시하다', 그런 너무 민망하지만 감사한 말씀을 해주셔서 그런 반응이 기억에 남아요.

SNS 팔로워는 원래 30만 정도 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375만 정도 되어 있더라고요. 하루하루 놀라워요. 믿기지 않고, 감격스럽고,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행복해요.

이태원에 있는 오징어 게임 월드에 다녀왔는데, 작품 공개 전에는 평일이기도 했고 한적했거든요. 이후에 연휴 끝나고 다시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이 계셔서 그때 체감했어요. '오징어 게임'이 엄청난 반응을 얻고 있구나 새삼 놀랐죠. 저를 알아보시는 분은 없었던 것 같고요. 너무 놀랐던 기억만 나요.(웃음)

Q. 강렬한 스토리의 작품인 만큼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끌렸을 것 같다.

대본을 보고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거든요. 저한테는 너무 신선한 대본이었어요. 놀이가 공포의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고, 캐릭터의 감정적인 부분들, 인간의 본성에 대한 부이 잘 표현돼 있거든요. 너무나 존경하는 황 감독님, 선배님, 동료 배우들, 제작진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저도 준비를 열심히 했죠.

Q. 황동혁 감독이 위하준 배우의 어떤 점을 보고 '준호' 역을 제안했는지 들은 바가 있나.

감독님께서 감사하게도 제 눈빛과 목소리, 이 두 가지 얘기를 가장 많이 해주셨던 것 같아요. 연기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부분으로 톤과 호흡에 대한 얘기도 해주셨고요.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셔서 저를 캐스팅하셨다고 들었어요.

Q. 스크린에서는 주로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하지만 이번 작품처럼 형사 역은 처음이었는데 '준호' 역을 연기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항상 형사 역할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이번 기회에 하게 돼서 기뻤고, 그만큼 준비를 해야겠다 싶었죠. 권총도 제가 군대에서 많이는 아니지만 다뤄본 적이 있어서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됐어요. 준호는 대사로 표현하는 인물이 아니다 보니까 그 안에서 긴장감을 유지하고, 미묘하게 변하는 눈빛이나 호흡, 그런 걸 신경 쓰는 것에 중점을 뒀죠.

Q. 강직한 성격의 준호와 위하준 배우는 얼마나 닮았나.

되게 많이 비슷한 것 같아요. 성격적으로도 강직하면서 듬직하고, 그런 부분들이 저에게도 있거든요.

Q. 준호 캐릭터를 위해 참고한 배우나 작품이 있다면?

딱 어떤 작품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제가 저의 형으로 나온 이병헌 선배님을 존경하고, 좋아하고, 따라 하고 싶은 연기자예요. 준호 또한 선배님이 잘하시는 눈빛 연기, 선, 그런 연기적인 부분들을 많이 참고했어요.

Q. 특별출연이었던 이병헌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선배님 덕분에 촬영 현장이 좋았고, 저도 기대가 많이 되고 설렜어요.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거든요. 가면을 벗고 형의 얼굴이 나왔을 때 준호의 리액션 부분을 여러 테이크를 가면서 찍었는데, 함께 상의하고 디테일을 잡아가면서 연기했던 기억이 나요.

Q. 준호는 상대역과의 핑퐁이 없는 캐릭터였다. 홀로 연기를 해야 하는 게 외롭기도 했을 것 같다.

배우분들과 호흡하고 추억을 나누고 싶었고, 선배님들한테도 많이 배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굉장히 큰 아쉬움으로 남았어요. 혼자 연기해야 한다는 외로움도 있지만, 그만큼 혼자 그 신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커서 그런 부분에 걱정이 많았죠. 감독님께서 너무 잘 이끌어주셔서 다행히 신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외로웠지만 그래도 좋은 시간이었죠.

Q. 준호는 그냥 죽기에는 아까운 캐릭터 같다. 다음 시즌 제작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만약 다시 참여하게 된다면 어떤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

감독님께서 말씀을 안 해주셨어요. 저를 살려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저의 바람이고요. 준호가 다시 나온다면 형에 대한 스토리적인 부분에서의 감정적인 신이 보여지면 좋겠고, 저 또한 참가자로서 준호의 새로운 모습들이나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어요.

Q. 준호 캐릭터가 액션신이 꽤 있었는데, 가장 어려웠던 장면이 있었나.

체력적으로 조금 힘든 것뿐이지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다만 제가 물을 굉장히 무서워했던 사람이라서 물 공포증을 극복하려고 티칭도 받고, 수영 레슨도 받았거든요. 장비를 차고 물속에서 수중 촬영을 해야 하는 장면에서 많이 긴장했어요. 심적으로 불안하고 어려웠지만, 강사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잘 찍을 수 있었어요.

Q. '미드나이트' 때 무릎 통증이 있었다고 했었는데, SNS를 보니 허리와 고관절도 좋지 않다고. 촬영 중 부상 때문인가?

'미드나이트' 때 물론 많이 달려서 통증이 있었던 건 맞지만, 제가 10대 20대에 정말 몸을 막 썼어요. 담 넘고 뛰고, 덤블링 하는 걸 너무 좋아했거든요. 그게 쌓여서 30대가 되면서 타격이 오는 것 같아요. 촬영할 때는 안전하게 찍어서 괜찮았어요.

Q. 드라마 출연작 덕에 '국민 연하남'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영화 '미드나이트'에선 극강의 빌런이었는데, '오징어 게임'을 통해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나?

'오징어 게임'에서 보여드리고 싶었던 건 절제된 연기였어요. 내면에 대한 디테일한 연기, 그런 부분이 어렵지만 제 새로운 장점이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절제 있게 연기를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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