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경 화상 인터뷰 /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아이돌 시절부터 열정의 아이콘이었던 김재경이 배우로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악마판사' 속 김재경은 시범재판부 우배석 판사이자 화려한 외모로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 '오진주'역을 맡았다. 김재경은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 속에서 통통 튀는 매력으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오디션장에 갈 때마다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한다는 김재경은 그야말로 '열정 갑'이었다. 매 현장을 거치며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김재경을 '악마판사' 종영 전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Q. 종영소감

멋진 배우분들, 감독님, 작가님과 함께해서 좋은 배움의 시간이었어요. 일단 요즘 같은 때에 큰 사고 없이, 아픈 일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잊지 못할 그런 촬영이었고, 앞으로 내가 어떤 배우가 되어야겠다 하는 생각, 그런 방향을 생각하게 한 작품이에요.

Q. 작품의 어떤 점에 매료됐나.

올더스 헉슬리 작가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랑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악마판사' 대본을 받았을 때도 비현실적이면서도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하니까 너무 저의 뇌를 자극하더라고요. 일단 실제 판사님이 작가님이라고 하셔서 법정물을 하면 이분과 작업하는 게 큰 영광일 것 같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죠.

Q. 오디션에서 김재경 배우의 어떤 매력이 어필됐는지, 감독, 작가에게 들은 말이 있나?

일단 작가님께서 진주는 원래가 에너제틱하고 밝은 친구였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미팅 때나 오디션 때 저는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신나게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김재경이라는 사람이 원래 에너제틱하고 밝은 사람이구나'라고 느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작가님도 진주 역에 '너밖에 없어!'라고 하셨거든요.

Q. 오진주 캐릭터의 매력

진주는 정말 솔직한 게 매력이에요. 그 모습에 정말 마음이 갔어요. '나 외모로 뽑힌 거 알아'라고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성적이 1등은 아니지만, 그걸 인정하고 발전하려는 모습이 매력 있었고 재판장 안에서도 어찌 보면 진주가 하는 말이 공감을 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또, 선아를 돕겠다고 한 게 잘못된 일이라는 걸 빠르게 인정하고 시범재판부에 사죄하고 인정하고 나를 바꾸려는 그 솔직함이 정말 멋져 보였죠.

사진: tvN 제공

Q. 연기적으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태어나서 한 번도 판사라는 분을 만나본 적이 없어서 오디션을 준비하는 과정에 실제 판사분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침 헬스장에 변호사님이 계셔서 고민을 말씀드리니 판사님을 소개해주셨거든요. 나이 지긋한 분과 제 또래 판사님을 만나 뵙고 어떤 삶을 사는지, 디테일하게 물어보며 준비했어요.

진주는 나름대로 열심히 사는 인물이면서도 작품에 활력을 넣어주는 존재여야 한다고 감독님, 작가님이 말씀해주셨어요. 그래서 항상 '제가 과하면 말해달라'고 말씀드렸죠, 촬영하다가도 진영이에게 '나 튀는 거 같아?'하고 물어보던가, 지성 선배님께 여쭤보면서 연기했죠.

Q. 진주가 솔직한 인물이라고 했다. 김재경과는 얼마나 닮았을까.

제가 팀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까 틀린 줄 알면서도 버티는 게 얼마나 못난 행동인지, 운 좋게 어린 나이에 깨달았어요. 내 잘못이면 빨리 인정하고 나를 개선하거나 다른 방향을 찾는 것에 아무렇지 않은 점이 닮지 않았나 싶어요.

Q. 지성부터 또래 배우들까지, 함께했던 배우들과의 호흡도 궁금하다.

진영이랑 규영이랑은 미리 대본리딩을 자주 했어요. 그것 이외에도 따로 연습실을 빌려서 체크하고 모니터링해주면서 서로 열심히 합을 맞췄죠.

지성 선배님을 보면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이런 거구나' 싶었어요. 현장을 따뜻하게 감싸 안으면서 모자라는 사람은 끌어주고, 튀어 나가는 사람은 붙잡아주는 그런 존재셨죠. 제 신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면 다가오셔서 '뭐가 어려워?'라고 먼저 말해주세요. 그러면 제 생각에 갇혀 있던 걸, 그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던져주시고요. 그런 점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죠. 대선배님을 가까이서 봤다는 것만으로 너무너무 소중한 현장이었어요.

김민정 선배님에게서는 심쿵을 느꼈어요. 선아와의 신에서 제가 뛰어가다 부딪혀 넘어지는 장면에서 선아가 확 잡아주는데, 김민정 선배님이 강렬한 카리스마가 있어서 그런지 심쿵했거든요.(웃음) 첫 리딩 때부터 제가 생각한 선아가 아닌 새로운 선아를 창조해내셔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현장 분위기를 몽글몽글하게 만들어주시고 편하게 해주셔서 저도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죠.

Q. 진영과는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공통점이 있다. 서로 공감하는 바가 많았을 것 같은데, 주로 나눴던 이야기가 있나.

아무래도 상황이 비슷하다 보니까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서도 서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워낙 수다를 많이 떨거든요. 멤버들이 어떻게 모니터해 줬다 하는 이야기도 하고, 정말 소소하게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할까 이런 이야기도 하고요. 너는 음악 활동과 어떻게 겸업하고 싶은지 얘기하면서, 그 친구가 저희 10주년 앨범 낸 거 보고 멋지다고도 해줬고요. 또 진영 씨 신곡 나오면 배우들에게 촥 돌려서 서로 모니터도 해주고 소소한 부분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Q. '신의 퀴즈4'에서는 부검의, '배드파파'에서는 형사에 이어 이번엔 판사까지 소화했다. 전문직 캐릭터를 꽤 많이 해왔는데, 어떤 매력이 있나? 또 연기해보고픈 전문직이 있다면?

배우라는 직업이 좋은 게, 경험을 많이 해볼 수 있다는 것 같아요. 현실에서는 여러 직업을 가지는 게 힘들잖아요. 배우이기 때문에 극 안에서는 판사로, 형사로 살 수 있어서 너무 재밌어요.

앞으로도 다양한 전문직을 해보고 싶어요. 선생님이나 의사, 변호사도 재밌을 것 같아요. '비밀의 숲' 보면서 검사도 해보고 싶더라고요.

Q. 올해에는 영화 '간이역'으로 스크린 주연으로 나섰다. 매체 연기에서 더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을까.

좋은 이야기가 있다면 다 가리지 않고 해보고 싶어요. 경험을 많이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다양한 작품을 차곡차곡 제 인생에 담아가고 싶거든요. 도전하고 싶은 장르라면, 언젠가 꼭 사극을 멋진 연기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가 한복도 정말 좋아하고 그런 무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작품 속에서 의상을 입고 연기하면 그 시대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정말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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