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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터뷰①] '보쌈' 권유리 "사극 익숙한 정일우에게 노하우 전수받았어요"
권유리가 '사극 여신' 타이틀을 새로 썼다. 드라마 '보쌈: 운명을 훔치다'(이하 '보쌈')를 통해서다.
'보쌈'은 생계형 보쌈꾼이 실수로 옹주를 보쌈하며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인생 역전을 그린 드라마다. 조선시대 정치 전쟁 속 피어난 로맨스를 그린 퓨전 사극이다.
극 중 권유리는 조선의 옹주 '수경' 역이다. 수경은 아버지 광해군의 정치적 밀약으로 원치 않은 혼사를 치르게 된 인물이다. 설상가상으로 신혼 첫날밤도 치르지 못하고 남편이 죽자 청상과부가 됐다.
'수경'은 그간 많은 사극에서 그려진 옹주와는 달랐다. 어려서부터 사내아이들에게 지는 법이 없었고, 무예도 출중했다. 그 덕에 주어진 삶에 순응하지 않고 운명을 개척해나갈 수 있었다. 권유리는 수경을 통해 '능동 여주'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보쌈' 종영 후 권유리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권유리는 멋쩍은 모습도 잠시,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질문 하나하나에 정성스레 답했다.
Q. 종영소감
2020년 가을부터 합류를 해서 21년 여름 이 시점이 돼서야 끝이 났는데요. 일단 수경 옹주를 만나서 정말 많이 울기도 하고, 많이 웃기도 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요. 매 작품마다 새로운 만남도 있었지만 특히 이 작품을 통해서 정말 많이 배우고 많이 느끼면서 성장한 것 같고 행복했어요. 특히나 끝이 나는 게 아쉬운 마음이 큰 것 같아요.
Q. 첫 사극인데도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연기톤을 잡기 위한 노력이 있었나.
일단 안정적인 사극연기라고 해주셔서 감사하고, 연기톤을 잡기 위해서 했던 노력이라고 한다면 일단 사극이라는 장르는 저에게 처음이긴 했지만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가장 먼저 했던 것 같아요. 모든 작품을 할 때 기본적인 단계였던 캐릭터 이해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어요. 수경 옹주가 가진 사연이 제가 느끼기에 좀 다이내믹했던 점들이 많아서, 그런 면모들에 대한 사전적 공부나 조사를 했죠.
Q. 스스로 만족도는 어땠나.
고득점을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매체에서 연기하는 순간들 말고, 재작년부터는 연극 무대에 올라서 라이브를 100회 이상 한 것 같아요. 그 시간들을 통해서 너무나 연기를 잘하는 선배님들 이순재 선배님, 신구 선배님과 호흡을 맞출 수 있었죠. 장르를 불문하고 저는 코미디도 하고 로코, 장르물도 해서 그런 경험들이 쌓였고,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같이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Q. 주변 반응 중에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나?
멤버들의 반응이 즉각적이었어요. 함께 작업했던 분들도 '사극도 할 줄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이런 면모가 있는 줄 몰랐다' 하는 반응이 행복하고 감사했고요. 제가 지방에 많이 촬영을 하다 보니까 촬영 후에도 지방 식당에 가면 서비스를 많이 주시고. 부모님 친구들 매니저 부모님 등 반응들이 다양해지고, 연령층이 다양해져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사극의 매력이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Q. 기존 사극에서 보여준 수동적 캐릭터를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기적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나.
수경이라는 캐릭터가 주어진 운명이 굴복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점차 주체적인 인물로 변화해서 저도 인간으로서 본받고 싶고 배우고 싶었어요. 작품을 하면서 깨닫고 느끼고 성장할 수 있는 지점이었던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어떤 바라보는 시각이 더 넓어졌다랄까.
Q. 정일우, 신현수 등 또래 배우들과의 현장은 어땠나.
일단 또래들과 작업하는 게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관심 분야나 대화하는 주제가 비슷하다 보니까 그런 게 좋았고, 정일우 배우님하고는 연극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고요.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시간을 공유할수록 훨씬 더 좋은 케미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어요. 감독님도 그렇고 일우 오빠, 현수 씨와도 매신 마다 이야기를 많이 해서 저도 도움을 많이 받았죠.
Q. 추운 날씨에 지방 촬영까지 힘들었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너무 추웠고요.(웃음) 아무래도 정일우 배우께서 워낙 사극을 많이 하셔서 이미 많은 정보를 갖고 계셨어요. 저한테도 '추울 텐데 준비를 하라'는 말을 여러 번 해줬는데 제가 잘 몰라서 준비를 못했어요. 역시나 너무 추웠고, 사극 특성 상 산 깊숙한 곳에서 찍다 보니까 도시보다 10배는 춥더라고요.
제가 촬영을 해야 하는데 손과 발이 꽝꽝 얼어 있고, 게다가 짚신을 신어서 부상도 있었거든요. 그때 일우 오빠가 '준비하라고 했는데 왜 안 했냐'면서 에스키모인들이 쓰는 장갑을 주시더라고요. 그런 좋은 노하우들을 많이 전수 받았던 것 같아요. 또 워낙 다들 춥고 고생하다보니까 팀원들끼리 끈끈한 것들도 생기는 것 같아요.
[픽터뷰②] '보쌈' 권유리 "활 쏘는 신? 소녀시대 '훗' 안무 도움됐죠" 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