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름, 화상 인터뷰 / 사진: 에이치앤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오! 삼광빌라' 한보름이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장서아'를 완성했다. 한보름이 맡은 '장서아'는 비주얼, 패션, 재력 무엇 하나 부족하지 않은 패션 기업 본부장이다. 완벽한 그에게 딱 하나 없는 것이 바로 '인성'. 본인밖에 모르는 성격에, 사사건건 얄미운 성격을 가진 서아는 엄마에게 최고의 딸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극 초중반에는 엄마의 친딸인 주인공 '이빛채운'(진기주)을 괴롭히는 악역으로 등장했지만, 점점 장서아만의 성장 서사를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장서아를 통해 한층 노련해진 연기력을 선보인 한보름을 드라마 종영 후 화상으로 만났다.

이날 한보름은 드라마와 관련된 이야기뿐만 아니라 '사람 한보름'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특히,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격하게 반응하며 인터뷰 분위기를 재치있게 이끌기도 했다. 그런 그가 전한 '오! 삼광빌라'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종영 소감

8개월 동안 촬영하면서 처음에는 끝나면 정말 아쉬움이 커서 어떻게 헤어지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막상 끝났는데도 끝났다는 느낌이 안 들더라고요. 배우들끼리도 '우리 끝난 거 맞아?' 했었어요. 저희끼리 회식도 못하고 뒤풀이도 없어서 실감은 안 나지만, 이제 '삼광빌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TV를 켜면 더 실감이 나지 않을까 싶어요.

'오! 삼광빌라' 제작발표회 / 사진: KBS 제공

Q. 악역을 소화한 소감.

처음에 시작할 때는 악역이라고 해서 큰 부담은 없었거든요. 역할에 대한 큰 부담은 없었거든요. 작품을 하게 되면 저는 그냥 하게 됐다는 거에 감사한 마음이 큰 것 같아요. KBS 주말드라마는 다들 하고 싶어 하잖아요.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했죠. 악역이나 선역이나 그런 거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재밌게 촬영해야 하는 만큼 8개월 동안 나쁜 역을 잘 이끌어야겠다는 마음이었죠.(웃음)

Q. 장서아 역을 어떻게 이해하고 연기했나.

캐릭터를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되게 많이 고민을 하고 그 안에서 저만의 캐릭터를 구축해서 갔어요. 그 뒤에 대본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제가 이거에 너무 갇혀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죠. 내가 좀 내려놓고 편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예전에는 못했는데 이번에 배웠어요. 선배님들 보고 장우 오빠나 주말극을 많이 해본 선배님들과 얘기하고, 조언도 구하면서 배우면서 연기했어요.

Q. 소리 지르는 신이 많았는데.

이 부분은 힘들 수밖에 없었어요. 한 번은 하루종일 소리 지르는 신만 찍게 되는 날도 있었어요. 정말 지치고 목도 쉬고, 힘든 날도 있었는데 제가 그만큼 해주지 않으면 상대 배우가 준비한 감정선에 맞춰지지 않더라고요. 서로의 합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이 에너지를 써야 하기 때문에 쉴 때는 무조건 운동을 하러 갔어요. 체력을 키우면서 해야 해서 밥도 잘 먹고, 컨디션 조절하면서 연기했죠.

Q. 전성우 배우와의 호흡은 어떠셨나요?

(전성우 씨는) 정말 연기를 디테일하고 섬세하게 하는 친구에요. 옆에서 보면서 정말 많이 대화하고 배웠던 것 같아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도 정말 많이 회의하고 얘기하면서 '이 장면 어떻게 생각했어?' 이런 것들에 대해 의논했어요. 또 친구라서 되게 편했어요. 장난도 많이 치고요.

Q. '삼광빌라'는 전인화, 정보석, 황신혜 등 선배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는 작품이다 보니 배울 점도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특히 엄마로 출연했던 황신혜 배우와는 어떠셨나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는 늘 선배님께 '제 엄마가 되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어요. 8개월 동안 되게 편하게 해주셨거든요, 정말 엄마처럼, 어떤 때는 친구처럼 해주실 때도 있었고, 같이 밥도 먹고 선물도 해주셨어요. 드라마 끝나도 선배님이 가장 많이 전화해주셨어요. 어제도 같이 밥 먹자고 연락이 올 정도로, 정도 많으시고 정말 제 엄마 갔었어요. 저에겐 최고의 존재시죠.

Q. 데뷔 10년 차 소감?

올해로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되게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회사에서 알려주셔서 제가 10년 차라는 걸 알게 됐어요. 제가 KBS 드라마로 데뷔를 했는데, 딱 10년 차에도 KBS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어서 기분이 더 이상하더라고요. 내가 십 년이라는 세월 동안 연기를 했구나 싶었죠.

어릴 때는 큰 꿈이 있었어요. '내가 대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까?'라는 꿈을 꿨는데, 막상 10년 후에 보니 똑같은 제 모습이더라고요. 앞으로의 십 년을 생각했을 때 멋진 사람이 아니라 그때의 나도 그냥 저였으면 좋겠어요. 많이 변하지 않고 한보름 모습 그대로 한 단계씩 성장해가면서 제가 좋아하는 연기도 하고, 인간 한보름으로서도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성장해가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연기를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

처음에는 저도 (원동력을) 찾지 못했던 것 같아요. 기다림의 시간을 겪으면서 어떻게 하면 내가 좀 더 긍정적으로 연기 생활을 버티면서 지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취미 활동을 하기 시작했거든요. 제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영화를 보거나 했고, 자존감이 부족하면 그걸 채울 수 있는 취미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단단해졌던 것 같아요. 전에는 스스로가 약했었다면, 지금은 3개월을 기다리든, 6개월을 기다리든 저는 괜찮아요. 어떤 기다림이 있건 저는 건강하게 연기자 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Q. 과거 인터뷰에서 최대 관심사가 '결혼'이라고 했었다. 사주대로라면 올해 결혼을 해야 하는데, 아직도 결혼에 대한 마음이 그대로인가. 꼭 결혼하고 싶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진짜 사주 믿지 마세요. 저는 하나도 안 맞았어요. 아직도 결혼할 생각이 정말 있어요. 그런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남자친구가 생기지 않았어요. 정말로요. 이거는 심각한 일이에요. 저는 항상 남자친구가 생길 거라는 희망을 한 번도 놓은 적이 없어요. 하지만 분명히 결혼할 생각이 있어요. 꼭꼭꼭이요.

제가 말해 놓은 거에 대한 책임감도 조금 있었고, 그때는 제가 진짜 제가 결혼할 줄 알았거든요. 제가 볼 때는 (결혼을) 빨리는 못 할 것 같아요. 또 이러다가 갑자기 남자친구 생겨서 결혼한다고 할 수도 있겠죠.(웃음) 일단은 친구처럼, 결혼하고도 잔잔하고 편안한 생활을 하고 싶거든요. 온전히 제 편인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요. 기댈 수 있는 사람이면 정말 좋겠고, 터놓고 얘기할 수 있으면 바랄 게 없죠.

Q. 요즘에는 어떤 것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으신가요. 근황이 궁금합니다.

요즘 헬스를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유튜브도 운동하는 것만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푹 빠져있어요 정말 좋아요. 고중량 고강도 운동을 하는데 전에는 쉐입이 좋아하지는 운동을 했다면, 요새는 부피를 키우기 위한 운동을 하고 있어요. 남자 강도에 맞춰서 운동하다 보니까 아침마다 몸이 아파요. 그런데도 그 느낌이 정말 좋아요.

제가 촬영할 때마다 나로랑 많이 붙는데, 제가 운동하는 얘기만 했었나 봐요. 나로가 저한테 '너 때문에 내가 운동을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뒤로 갈수록 나로가 멋있게 나오는 이유는 저 때문에 전성우 배우가 운동을 했기 때문이랍니다.(웃음)

Q. 고강도 운동을 즐긴다고. 혹시 액션 욕심이 있나?

액션은 정말 해보고 싶었어요. 높은 데서 떨어지고 싸우고 그런 거 정말 좋아해요. 제가 고소공포증이 없어서 시켜만 주신다면 달려가서 해보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Q. '오! 삼광빌라'를 하며 배우로서 성장했다고 느낀 점.

정말 많이 배웠어요. 제가 배우라는 의미 속에 매일 담는 의미가 있어요. 계속 배우고 배우고 배우자는 의미에요. 이번에 많은 선배님, 선생님들과 연기하면서 노하우들도 배웠고, 애정이 없으면 해주지 못할 말들을 많이 해주셔서 항상 적어 놓고, 사진 찍으면서 '이렇게도 생각하실 수 있구나. 이렇게도 분석 하시는 구나' 하면서 배우려고 했어요.

Q. 2021년 한보름의 목표는 무엇인가.

올해도 어떤 역할이든 제가 해낼 수 있는 부분에서는 잘 해내는 게 목표에요. 개인적으로도 항상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성장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항상 취미나 공부나, 다 열심히 하면서 전보다 더 나은 배우 한보름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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