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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터뷰] 공유 "저 같은 아들을 갖고 싶진 않아요"라고 말한 이유
배우 공유는 지난 해 11월 출연한 '유퀴즈 온더 블럭'에서 한 편의 시를 소개했다. 에린 핸슨의 '아닌 것'이라는 시였다. 시의 일부분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입는 옷의 크기도 몸무게와 머리 색깔도 당신이 아니다…당신은 당신의 웃음 속 사랑스러움이고 당신이 흘린 모든 눈물이다…'
이 시를 소개한 공유는 스스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족 있을까. 공유는 "제가 어떻게 스스로 정의를 못내려서 그 시를 대신해 얘기한건데요"라고 웃으며 잠시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가 아직 인생을 다 산 게 아니라 딱 한 마디로 저를 정의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저 스스로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하는 편이고요. 그 고민이 영혼을 갉아먹는 순간이 오기도 하는 것 같고요. 잘 모르겠어요.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오히려 듣고 싶네요."
"올해 20년째 연기를 하고 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크게 변하지 않고 나름 한결같이 살아가고 있는 것 같기는 하거든요. 그래도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우물을 무탈하게 잘 파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약간의 칭찬을 해주고 싶어요. 이게 대답이 될 수 있겠네요. 저는 저 같은 아들을 갖고 싶지는 않아요. 저 스스로가 별로예요."(웃음)
공유는 영화 '서복'에서 기헌 역을 맡았다. 기헌은 죽음을 앞두고 삶이 절실한 상황에서 줄기세포 복제 등을 통해 만들어진 불사의 실험체 서복(박보검)을 이동시켜야 하는 제안을 수락한다. 그 속에는 서복을 통해 자신의 생명줄도 이어가려는 욕망도 자리한다. 죽음을 앞둔 기헌, 끝없는 생을 이어가야 하는 서복. 두 사람의 콘트라스트를 통해 영화 '서복'은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공유는 "'서복'이 주는 질문이 계속해서 뒷통수를 잡아 당기는 느낌"이라며 한 번 거절한 이후, 다시 합류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감독님이 오랜 시간 동안 '서복'을 쓰면서 어떤 고민을 하셨고, 어떤 방향성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진심 어린 말씀이 있었어요. 만약에 제가 영화를 해석한 방향과 달랐다면, 못하겠다고 했을 텐데, 제 해석과 감독님의 해석이 거의 일치하더라고요. '아, 이건 내가 해야 하는 작품인가보다' 생각하게 됐습니다."
시한부의 삶을 사는 기헌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 감량을 감행했다. 원래는 더욱 피폐해보이고 싶었지만 이용복 감독의 만류가 있었다. 액션 연기도 촬영분 보다 덜어냈다. 완성된 작품을 보고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배우로서 20년의 삶을 살아온 공유다. 공유는 '서복'이 자신에게 이렇게 남을 거라 말한다.
"'서복'의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될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난 후에 '서복'을 생각할 때 영화가 잘됐었나를 떠올리기보다, 그 당시 저에게 했던 질문을 계속 떠올릴 것 같아요. '서복'은 저에게 그런 영화로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