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가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여기에 '드림하이2', '뷰티풀 마인드', '미스티'를 연출한 모완일 감독과 선과 악이 공존하는 마스크를 가진 박해준이 함께해 역대급 시너지를 예고했다.

26일 JTBC 새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려 모완일 감독을 비롯해 김희애와 박해준이 참석했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영국 BBC 화제작 '닥터 포스터'의 리메이크작이다.

이날 첫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을 본 모 감독은 "맛보기만 담겼다"고 말해 본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김희애 배우와 박해준 배우가 정말 고생이 많았다. 두 사람의 감정 연기를 보면 깜짝 놀라실 것"이라며 "연출하면서 배우들이 연기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이 정도까지 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다"고 칭찬했다.

또한, 원작 '닥터 포스터'와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그는 "원제는 여자 주인공의 이름인 '포스터(foster)'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여주인공 자체의 대단함도 있지만, 사실 한국화 과정에서 여주인공뿐 아니라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휘몰아치는 느낌을 담고 싶었다"며 "이건 단순히 한 인물이 아닌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포커스를 맞춰야겠다는 생각에 제목을 '부부의 세계'로 붙였다"고 말했다.

극 중 김희애는 완벽했던 삶에 찾아온 균열로 소용돌이에 빠지는 아내 '지선우'를 연기한다. 그는 평온한 가정, 남편의 변함없는 사랑, 기대에 부응하는 아들, 지역사회에서의 지위와 명성까지. 견고했던 행복에 균열이 시작되면서 거센 파도의 중심에 서게 된다.

지선우 캐릭터에 대해 "직업이 가정의학과 의사인데, 남편 이태오를 너무 사랑해서 정말 사랑의 끝까지 가보는 역할이다"라며 "처음에는 '와 이 캐릭터를 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정 기복이 너무 셌는데, 박해준 씨의 호연으로 잘 맞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지선우는 굉장히 다채로운 캐릭터"라며 "여성스럽고 차분하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연기하는 제가 봐도 무섭다"며 감정의 극단을 달리는 캐릭터 연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해준은 찰나의 배신으로 늪에 빠진 지선우의 남편 '이태오'를 연기한다. 천만 감독을 꿈꾸지만 현실은 능력 있는 아내 지선우의 도움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이어가는 인물로, 감정적이고 즉흥적이지만 유약함 마저 로맨틱한 성격을 가졌다.

박해준은 "이태오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영화 제작을 한다. 실패한 전적이 있는 영화감독인데, 아무래도 병원 부원장인 아내 지선우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받고 있어서 사회적으로 열등감을 가진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원작을 봤느냐는 질문에 "저는 처음에 원작을 보고 '괜히 봤다' 싶었다"라며 "너무 훌륭한 작품이라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을 만나서 설득당했는데, 너무 하고 싶은데도 내 능력이 모자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도망가고 싶기도 했다"며 "'내가 평생 경험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감정을 만나게 돼 지금은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에서 첫 호흡을 맞춘 김희애와 박해준은 연기 합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감정 연기가 많은 만큼 상대 배우와의 시너지가 필요했을 터. 김희애는 박해준에 대해 "그 역할에 빠져서 연기하는 게 존경스럽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떠나서 배우의 눈으로 역할을 보고 사심 없이 연기해줘서 상대역인 저도 그 감정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박해주는 "제가 산만하고 집중력이 짧은데, (김희애) 선배님이 딱 나와서 자리를 잡아주시는 걸 보고 다른 배우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받았다. 선배님은 작품을 하면서 가야 할 힘을 얻게 해주시는 분"이라고 화답했다.

이처럼 파격적이고도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 부부로 호연을 펼칠 김희애와 박해준의 호흡, 그리고 원작을 뛰어넘는 웰메이드를 만들어낼 모완일 감독의 연출은 내일(27일) 밤 10시 50분 첫 방송되는 '부부의 세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