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M엔터테인먼트, 어도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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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걸그룹 에스파(aespa)가 서태지의 '시대유감(時代遺憾)'을 리메이크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1995년 발매된 '시대유감'은 직설적이고 강렬한 메시지가 담긴 서태지와 아이들의 얼터너티브 록 장르의 곡으로, 에스파의 리메이크는 SM엔터테인먼트와 유튜브가 함께 K팝 역사를 재조망하기 위해 시작한 'SM 리마스터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특히 멤버 전원이 2000년대 생인 에스파가 '시대유감'을 리메이크했다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에스파 버전은 원곡의 에너제틱한 밴드 사운드에 이들만의 개성을 입히고 구성에 반전을 주는 형태로 새로운 색깔을 더했으며 반복되는 가사를 줄이는 대신 멤버 카리나와 가수 비와이가 함께 랩 메이킹에 참여한 부분을 새로운 느낌으로 완성됐다.
에스파가 리메이크 곡을 발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에스파는 지난 2021년에도 '리마스터링 프로젝트' 일환으로 S.E.S.의 'Dreams Come True'를 리메이크했다. 'Dreams Come True'는 S.E.S.가 1998년 발표한 정규 2집 타이틀 곡을 재해석한 곡으로, 원곡의 신비롭고 몽환적인 사운드에 에스파만의 영한 에너지와 힙합 바이브가 더해져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에스파는 2000년 발매된 유영진의 'Forever'를 새로운 버전으로 들려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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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어도어 제공
마찬가지로 멤버 전원이 2000년대 생인 뉴진스(NewJeans) 역시 지난해 여러 OST에 참여하며 자신들이 태어나기 전 노래를 가창했다. 지난 9월 뉴진스는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 OST의 첫 주자로 나서게 되며 1996년 김종서가 가창했던 '아름다운 구속'을 새롭게 해석했다. 몽환적 사운드 기반에 청량한 기타 연주와 뉴진스의 맑은 음색이 어우러지는 노래로 재탄생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지난 11월에는 SBS 드라마 '마이데몬' 첫 OST 주자로 나서며 1996년 발매된 코나의 곡을 리메이크한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를 공개하기도 했다. 원곡의 몽환적이고 트로피컬한 분위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멜로한 신스 사운드와 미니멀한 비트 사운드를 가미해 뉴진스만의 스타일로 완성됐다.
이처럼 대세 걸그룹이 1990년~2000년대 패션과 음악을 현 시대에 소환시키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한 매체를 통해 "요즘 음악 시장은 시대를 초월한 접근성이 특징"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옛 가요에 대한 탐닉이 현 음원 시장의 불황을 내포하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써클차트 관계자는 "음악 업게에서 불황이 찾아올 때마다 기존 인기곡을 리메이크하며 안정적인 성공을 추구하는 역사적 패턴이 반복되어 왔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 팬데믹 시대가 도래한 이후 K팝 아이돌의 음반 판매량 규모는 커졌지만, 음원 시장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보이그룹은 이러한 현상이 더욱 도드라진다. 이런 상황 속 NCT DREAM(엔시티드림)은 지난 2022년 12월 소속사 선배 그룹인 H.O.T.가 1996년 발매한 메가 히트곡 'Candy'를 리메이크했다.
특히 NCT DREAM은 당시 H.O.T.가 인기를 끌었던 컬러풀한 의상과 장갑, 모자 등 유행 아이템도 고스란히 들고 나온 것은 물론, 앨범 발매 기념 팬 이벤트를 통해 H.O.T.의 'Candy'를 추억하는 이들부터 NCT DREAM 버전을 사랑하는 팬들까지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는데, 당시 H.O.T. 멤버 강타가 스페셜 MC로 지원사격, 의미를 더했다. 이러한 프로모션에 힘입어 NCT DREAM 버전 'Candy'는 2023년 멜론 국내 연간차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라이즈(RIIZE)는 지난 5일 드라마 '쾌걸춘향' OST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2005년 곡인 izi의 '응급실'을 샘플링한 'LOVE 119'을 발매했다. 'Love 119'은 겨울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의 팝 댄스 곡으로, 가사에는 문득 찾아온 '첫사랑'의 감정을 응급 상황에 빗대어 표현한 곡으로, 기존 곡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라이즈만의 매력을 더했다. 최근 음원 차트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성적이 기대된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밖에도 보이그룹 ATBO는 김용준과 가인이 함께 불러 인기를 모았던 대표 겨울곡 'Must have Love'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으며, 지난해 8월에는 보이그룹 TIOT가 클릭비의 '백전무패(2001)'를 리메이크한 곡으로 프리 데뷔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뉴이스트 출신 백호는 박진영의 '엘리베이터(1995)'를 리메이크해 활동을 펼쳤다.
여러 곡을 리메이크한 앨범을 발매한 경우도 있다. 지난 2021년 5월 레드벨벳 조이는 박혜경 '안녕'을 타이틀로 앞세운 솔로 앨범 '안녕(Hello)'을 발매했다. 해당 앨범에는 1990~2000년대 많은 사랑을 받은 헤이 '쥬뗌므', 토이 '그럴때마다', 애즈원 'Day By Day' 성시경 '좋을텐데' 등이 수록됐다.
또한 에이핑크 정은지는 2022년 11월 버즈의 '나에게로 떠나는여행(2005)'을 타이틀로 앞세운 리메이크 앨범 'log'를 발매했다. 해당 앨범에는 YB(윤도현밴드)의 '흰수염고래', 조용필의 '꿈',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 故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등이 담기며 많은 리스너들에게 위로를 선사했다.
각 앨범 커버 / 사진: 멜론 제공
이처럼 뉴트로 열풍이 계속 불고 있는 것과 관련해 네티즌들 역시 다양한 반응을 보내고 있다. 특히 "에스파 노래를 듣고 서태지 노래도 들어봤는데 진짜 좋은 것 같다", "원곡 찾아보고 30년 전 노래라는 사실 듣고 깜짝 놀랐다"라는 등 리메이크 곡을 듣고 원곡을 듣는 리스너도 생겼으며, "SM 스테이션이 다양한 시도 하는 것 같아서 좋다", "원곡이 진짜 좋은데 리메이크 버전도 좋은 것 같다", "새로운 시대유감을 듣게 되어서 감회가 새롭다", "원곡 모르고 처음 들어봤는데 너무 좋다"라는 등 호평을 이끌었다.
또한 지난해 발매된 뉴진스의 OST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연령대의 호평을 이끌었다. '마이데몬' OST로 삽입된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에 대해 여러 네티즌은 "뉴진스 음색이 좋아서 리메이크 버전도 찰떡이다", "노래 자체가 워낙 명곡이다. 원곡이랑 다른 느낌으로 좋다", "이런 몽글몽글한 느낌이랑 정말 잘 어울린다"라고, '너의 시간 속으로' OST로 삽입된 '아름다운 구속'에 대해서도 "'혼자인게 좋아' 하는 혜인이 목소리 진짜 좋다", "첫사랑 기억 조작 가능"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또한 '응급실'을 샘플링한 라이즈의 'Love 119' 역시 "남돌인데 음원 순위 잘 나오는거 신기하다", "겨울에 듣기 편한 노래인 것 같다", "후렴 부분이 진짜 옛날 느낌 제대로 난다", "신인 남돌의 풋풋하고 설레는 느낌을 잘 담은 것 같다"라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다만 대중음악 웹진 izm은 라이즈의 방향성과 관련해 "라이즈가 점점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다"라며 "2023년 라이징 스타로 단숨에 5세대 K팝 대표 주자가 된 이들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완성도가 아쉽다. 샘플링의 피아노 리프는 쳐지는 느김인데 에너지 넘치는 보컬이 앞으로 치고 나가며 불안감을 조성한다. 정말로 '이건 emergency'"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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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에디터 하나영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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