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스틸러] "공효진이 드라마에 나온다면? 그냥 믿고 보세요"
기사입력 : 2019.11.22 오후 4:11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저력 입증 / 사진: 팬 엔터테인먼트 제공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저력 입증 / 사진: 팬 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를 고르는 선구안이 분명 남다른 듯하다. 공효진이 선택한 드라마는 '흥행'에서 '불패'하는 것은 물론,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 역시 뜻깊어서 다시금 되짚어보게 된다. 이번 '동백꽃 필 무렵'도 그렇다. 이쯤 되면, '공효진 드라마 = 믿고 본다'는 공식으로 만들어도 될 정도다.


지난 21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강민경)은 10주간의 여정을 보내며,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수목드라마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것은 물론, 마지막 회는 23.8%(전국 시청률)를 기록하며 올해 지상파 미니시리즈 중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여기에 '진짜 행복'에 대한 의미와 이제는 '당신 꽃'이 피기를 바란다는 모두를 향한 응원까지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완벽히 담아낸 의미있는 엔딩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안겼다. 그리고 이러한 중심에는 극의 타이틀롤 '동백'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친 공효진이 있었다.

◆ '한자리 시청률' 그게 뭐죠? …공효진의 흥행 불패史


사실 공효진은 브라운관에서 '믿고 보는' 흥행 불패 배우로 통해왔다. 대중성을 어느 정도 고려한다는 안목 덕분인지, 그가 주연으로 나선 작품 중 시청률이 10% 이하를 기록한 것은 한 작품도 없었다. 게다가 시청률 파이가 줄었다고 하는 '요즘 시대'에 20% 시청률을 넘길 정도니, 공효진의 '선구안'은 분명 대중의 감성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나 보다. 물론 공효진 특유의 '러블리한 매력'과 '공감력 만렙' 현실 연기가 시너지를 발휘한 덕분이기도 하다.


패션 잡지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공효진은 1999년 영화 '여고괴담2'를 통해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스크린에서는 다채로운 캐릭터를 선택하며 작품을 이어가는 반면, 드라마에서는 매번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이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 속 '여주인공'이라는 캐릭터성의 한계 때문이지, 그 안에서 공효진은 꾸준히 변주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공효진이 해왔던 캐릭터의 성격이 매번 비슷했던 것은 아니다. 공효진은 단역 시절을 거쳐 2001년 드라마 '화려한 시절'을 시작으로 매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네 멋대로 해라'(2002), '눈사람'(2003) 등을 통해 주연급 연기자로 자리매김한 공효진은 이후 '상두야 학교가자'(2003), '건빵선생과 별사탕'(2005) 등을 통해 본격적인 '여주인공'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 매번 똑같은 극 중 캐릭터? 알고 보면 다른 매력
'고맙습니다'-'파스타'-'질투의화신'-'동백꽃필무렵'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공효진 / 사진: MBC, SBS, 팬엔터 제공

'고맙습니다'-'파스타'-'질투의화신'-'동백꽃필무렵'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공효진 / 사진: MBC, SBS, 팬엔터 제공


그리고 2007년, '고맙습니다'를 만나게 된다. 극 중 공효진은 '미혼모'인데 자신의 아이는 '에이즈'에 걸린 상황이다. 이러한 '신파적 요소'들이 가득했음에도 불구,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소개 글에 걸맞게 많은 시청자에게 따뜻한 이야기로 '힐링'을 선사해 호평을 얻었다. 공효진으로서도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으며, 한층 더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이후 '파스타'(2010), '최고의 사랑'(2011), '주군의 태양'(2013) 등을 통해 '공블리' 매력으로 '로코퀸' 입지를 탄탄히 했다.


이러한 작품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공블리'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아있을 수는 있지만, 공효진은 계속해서 변주해왔다. 2014년 방영한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는 트라우마가 있는 정신과 의사를 맡아 또 다른 상처를 지닌 '장재열'(조인성)을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통해 힐링을 선사했다. 또한, 2015년 방송된 '프로듀사'에서는 까칠하지만, 은근히 허당인 예능국 PD를 맡기도 했으며, '질투의 화신'(2016)에서는 생계형 기상캐스터로 변신했다.


공통점이 있다면, 분명 쉽지 않은 상황 속에 놓여있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성장해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 공효진은 꾸준히 자신의 캐릭터를 변화시키며 '지해수'(괜찮아 사랑이야)로, '탁예진'(프로듀사)으로, 또 '표나리'(질투의화신)가 되어 마치 현실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은 인물들을 만들어냈다. 이번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연기한 '동백' 역시 그러하다. 이는 공효진이기에 가능했던 저력이다.

◆ '동백꽃 필 무렵'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공효진 또한, 이러한 지점에서 고민을 느끼긴 했다. 하지만, 결국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가 좋았기에, 또 '동백'을 다르게 만들어낼 자신이 있었기에 이번 작품을 선택했다. 공효진은 제작발표회 당시 "동백이가 그동안 제가 보여준 모습에서 상상이 되는 연장선에 있어서 이 작품을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세심하게 노력했다. 열심히 변주했으니, 애정 어리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제가 드라마에서 선호하는 장르가 있는 것 같다. '동백꽃 필 무렵'을 하기 전에 3년 동안 스크린을 통해 여러 캐릭터에 도전했는데, 드라마를 통해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그런 것 같다. 작품을 하면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것이 '고맙습니다'(2007)였다. 정말 많은 사람들께 위로를 받았다는 피드백이 많아서 끝나고 만족도가 높았고, 제 마음도 따뜻해진 경험이 있는데, 이번 대본을 통해 그때의 만족감을 다시 느끼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게 공효진만이 가능했던 '동블리'가 탄생할 수 있었다.


2019년은 공효진의 해라고 칭할 만큼 모두를 흠뻑 빠져들게 만든 해였다. 약 300만 관객을 목전에 둔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부터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동백 신드롬'을 불러온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까지 같은 로코 장르 속에서 공효진은 끊임없이 변주했다.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특별한 캐릭터를 탄생시켜 보는 이들에게 '인생작'을 선물하는 공효진이기에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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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동백꽃필무렵 , 질투의화신 , 프로듀사 , 괜찮아사랑이야 , 공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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