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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리뷰] '두번할까요', 뻔한 스토리로 완성한 '재혼의 맛'
결혼식보다 거창한 '이혼식'으로 부부의 연을 끝낸 두 사람. 하지만 "딴 사람 생기기 전까진 서로 돕고 사는 거지!"라며 부부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모호한 사이로 연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다. "내 인생에 너 하나 빠졌는데, 내 삶이 달라졌대"라며 이혼에 만족하는 남자와, 자존심을 세우다 원치 않은 싱글라이프를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 '두번할까요'가 골때리는 코믹 로맨스를 선보인다.
'두번할까요'는 생애 최초 이혼식 후 돌싱이된 '현우'(권상우) 앞에 엑스 와이프 '선영'(이정현)이 옛 친구 '상철'(이종혁)까지 달고 다시 나타면서 벌어지는 코믹 로맨스. 꿈꿔왔던 싱글라이프를 얻게 된 현우와 원치 않던 싱글라이프에 입문한 선영, 지긋지긋한 싱글라이프를 끝내고픈 상철의 얽혀버린 삼각관계를 담았다. 제목에서 눈치챌 수 있듯 '두번할까요'는 재혼기를 다룬다. 재혼의 주체가 현우와 선영일지, 아니면 새 사랑을 찾은 선영일지, 두 갈림길에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작품은 홧김에 내지른 현우와 선영의 '이혼식'으로 포문을 연다. 캠퍼스 커플이었던 두 사람은 풋풋한 연애 시절을 거쳐 결혼에 골인하지만, 현우는 힘겨운 사회생활과 가사에 지쳐 선영에 협의 이혼을 제안한다. 지금의 생활이 만족스러운 선영은 되려 '이혼식'을 제안하며 현우의 뜻을 꺾어보려 하지만, 이혼에 눈이 먼 현우는 어처구니없는 선영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쪽팔림을 감수한 이혼식 후, 현우는 회사에서도 인정받으며 어쩐지 술술 풀리는 인생에 들뜬다. 그러던 중, 엑스 와이프 선영의 다급한 연락을 받고 그녀의 접촉사고 현장을 수습하러 간 현우. "생각나는 게 너밖에 없어서"라는 선영을 외면하지 못하고 자발적 호구가 된다. 그런 현우의 모습을 보며 선영은 혹시나 하는 마음을 품지만, 전 남편이 만족도 100%의 싱글라이프를 살고 있다는 것에 실망한다.
드디어 두 사람은 "각자 인생에 껴들지 말자"며 헤어지지만, 반년 만에 더 지독하고 꼬여버린 인연으로 재회한다. 현우의 고교 동창 상철(이종혁)의 연인이 선영이었던 것. '연애 호구' 상철은 돌싱이라는 선영의 고백에 '이혼 경험자' 현우에게 상담을 요청하고, 현우는 상철의 썸녀가 선영인 것을 알게 된 후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이렇게 '내 주변에는 없지만 어딘가에선 일어날 법한' 삼각 로맨스가 펼쳐진다.
예고편 속 '말죽거리 잔혹사' 오마주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 '두번할까요'. 시작과 소재는 신선했으나, 작위적인 전개와 신파가 작품의 재미를 반감하는 게 아쉽다. 코믹 신 역시 배우들의 '말맛'에 의존하는가 싶더니 후반부에는 올드한 몸개그를 던진다. 이 때문에 '예고편이 전부'라는 평을 피하기는 어렵겠다. 그럼에도 '두번할까요'가 볼만한 이유는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 때문이다. 코미디 연기 경력이 있는 권상우와 이종혁은 적절한 애드리브와 디테일로 작품의 웃음 포인트를 살렸고, 첫 로코에 도전한 이정현의 연기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그간 영화 '탐정 시리즈'와 드라마 '추리의 여왕' 등에서 생활밀착형 코미디를 선보였던 권상우는 이번 작품에서도 오버스럽지만 밉지 않은 코믹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이종혁은 섬세하고 다정한 성격의 캐릭터를 맡아 '빙구미'를 발산, '블랙컨슈머급' 깐깐함까지 더하며 소소한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두번할까요'를 통해 연기 인생 처음으로 코믹 로맨스물에 도전한 이정현은 특유의 러블리한 매력으로 뻔뻔함과 당돌함이 곁들여진 연기를 무난히 해냈다. 지난 8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이정현은 "첫 코믹 로맨스 출연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며 "코미디 연기 달인인 권상우, 이종혁 두 배우 덕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제 연기에는 3점을 주고 싶다"고 전한 바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이번 작품에서 보여준 이정현의 로코 가능성이 그의 차기작을 기대케 한다. '두번할까요'는 오는 17일(목)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