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콘서트 리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씨제스 제공


김재중이 팬들에게 "기다려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 팬들은 김재중을 향해 말한다. "돌아와줘서 정말 고맙다."

2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는 김재중의 아시아투어 콘서트 '2017 KIM JAE JOONG ASIA TOUR in SEOUL 'The REBIRTH of J'가 개최됐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12월 30일 제대한 김재중의 전역 후 첫 공식일정으로 티켓 오픈 1분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무대 구조부터 팬들과 가까이하고 싶은 김재중의 마음이 들어났다. 메인 무대에 돌출무대를 연결한 T자형 무대로 만든 것은 물론, 돌출 끝부분에는 회전 리프트를 설치해 양쪽의 스탠딩 관객, 먼 거리에 있는 관객까지 다양하게 소통할 수 있었다.

공연의 포문을 장식한 곳은 첫 번째 미니앨범 'I'에 수록된 'One Kiss'였다. 객석의 환호성이 점점 커지고, 김재중이 등장했다. '비주얼 쇼크'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았다. 군입대 전과 달라짐 없는 미친 미모에, 변함없는 가창력으로 돌아왔다.


"군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전역한 민간인 김재중 인사드립니다"라며 첫 인사를 전한 김재중은 감기에 걸렸다며 "감기 걸리면 걸린대로 열심히 하면 된다. 공연이라는 것은 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닌, 여러분과 같이 만드는 것이니까 제가 힘이 부족하면 여러분이 힘을 주세요"라며 팬들과 함께 하는 공연을 만들 것임을 강조했다.

팬들을 위한 서비스는 계속됐다. 무대 위에서 의상을 직접 갈아입는 모습으로 팬들의 환호성은 더욱 커졌다. 김재중은 옷을 갈아입은 뒤 "오즘에도 나쁜남자 스타일이 인기가 좋냐?"면서 "나는 되게 착한 남자거든 진짜로, 엄청 착해요 저, 알잖아요"라는 말들과 함께 팬들에게 끼를 방출해 환호를 자아냈다.

"앙탈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곡을 불러드리겠다"며 김재중은 'Luvholic', 'Kiss B' 무대를 이어갔다. 특히 'Kiss B' 무대에서는 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객석 바로 앞까지 찾아가는 등 '팬들과 함께 만드는 공연'을 선사했다.

무대를 마친 김재중은 팬들과 다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팬들과 직접 대화하듯이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바로 앞에 있는 관객들은 물론, 2층에 있는 관객까지 빠짐없이 배려했다. 특히 휠체어를 탄 팬을 향해서는 "아프지 마요"라면서 "너한테만 주는거야"라며 하트를 선물했다. '조련킹'이라는 말이 누구보다 잘 어울렸다. 김재중은 강성훈의 이야기를 꺼내며 "그 나이에 애교 이런게 가능할까 했는데, 그 형을 보니까 가능할 것 같았다. 냉동인간이다. 저도 열심히 얼어 붙어 살고 있겠다"라며 센스가 돋보이는 멘트를 날렸다.


"전역한 지 이제 3주차인데 공연을 하고 있다. 이건 여러분 덕분에 가능한 공연"이라며 김재중이 소개한 다음 무대는 'Rotten Love'였다.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락발라드에 매혹적인 김재중의 목소리가 더해져 더욱 높은 흡인력을 발휘했다.

이번 투어가 더욱 특별한 것은 작년 2월 김재중이 군입대 중에 발매한 정규 2집 'NO.X'의 무대를 처음으로 팬들앞에 선보이는 자리기 때문이다. 정규 2집 수록곡 대부분은 김재중이 직접 작사 참여한 만큼, 더욱 강한 진정성이 느껴지는 무대들이었다.

'서랍', 'Love You To Death'로 발라드 감성을 선사한 김재중은 "노래도 좋고, 여러분도 참 좋다"며 달달함을 더했다. 이어 "저도 변하긴 변한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나이를 어떻게 먹냐가 중요한 것 같다. 저는 반반인게, 제가 젊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지만 여러분들이 그런걸 원하잖아요. 그래서 집에서 거울 보면서 연습한다. 젊은 마음으로 살면 젊어지는 것 같다"는 교훈(?)을 줬다.

어떻게 보면 '아무말 대잔치' 같은 말들이었지만, 한 마디 한 마디에 팬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제 노래 중에 '원망해요'가 있는데, 강아지 입장에서 쓴 곡"이라고 말하며 김재중은 '원망해요' 무대로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Run Away'에서는 김재중이 갖고 있는 음색이 매우 매력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아주 훌륭한 곡"이라는 김재중의 말에 공감이 됐다.


대기실 이벤트는 '소통 그 자체'였다. 대기실에서 김재중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카메라는 팬들이 앉아있는 객석을 잡았다. 팬들은 스케치북을 들고 김재중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드레스, 빨간 우비, 교복을 입고 온 팬은 물론 멀리 아르헨티나에서 온 팬까지 다양한 팬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벤트 뒤에 다시 무대에 오른 김재중은 'All That Glitters', 'Breathing', 'Welcome To My Wild World', 'Good Luck', 'Good Morning Night'까지 정규 2집 수록곡들을 연달아 선보였다. 김재중은 강렬한 비트의 락부터 잔잔한 분위기의 곡까지 다양한 분위기를 모두 완벽하게 소화했다. 특히 "너무 재미있고, 즐거워서" 무한반복을 유발하는 'Good Morning Night'은 무대 위 김재중의 매력 정점을 보여줬다.

"이런게 재미있는거에요. 가수만 땀흘리면 안돼요. 여러분들도 땀 흘려야지. 티켓팅 열심히 하고 왔는데"라며 관객과 함께 한 공연임을 강조한 김재중은 "연출상 이제 마지막이다. 딱 이렇게 끝내고 들어가면 여러분이 김재중을 외쳐달라. 그렇게 해주시면 옷을 갈아입고 빨리 나오겠다"며 앵콜 무대를 예고한 뒤 '9+1#', 'Mine'의 무대를 마쳤다.

팬들의 환호 뒤에 무대에 다시 오른 김재중은 'Love You More', 'Just anotheer girl', '지켜줄게'까지 선보이며 총 19곡의 무대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했다. "공연으로 팬들을 만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는 김재중의 판단이 옳았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김재중의 모습은 누구보다 빛나 보였고, 팬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누구보다 따뜻해보였다. "용기있게" 무대에 나선 김재중과 "즐겁게" 받아준 팬들이 있기에 돌아온 김재중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한편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김재중은 오는 2월 일본 요코하마, 오사카, 나고야에서 투어를 이어가며, 3월에는 홍콩, 태국, 마카오 등에 방문한다. 이후 4월 1일 대만 공연을 끝으로 아시아투어 일정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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