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S 단독 콘서트 리뷰 / 사진: SM 제공


"S.E.S.가 콘서트를 한다고?"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가슴 한 켠에 묻어 둔 추억을 소환시키며 S.E.S.가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30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는 S.E.S.의 단독 콘서트 'Remember, the day(리멤버, 더데이)'가 개최됐다. 이번 공연이 더욱 의미가 깊은 것은 1998년 진행된 콘서트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S.E.S.의 단독 콘서트라는 점이다. 특히 2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로 진행된 만큼 S.E.S.에게도, 공연을 찾은 팬들에게도 더욱 특별한 시간이 됐다.

조명이 암전되고, 객석은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팬들은 입을 모아 "S.E.S"를 외쳤고, 'Dreams Come True'를 부르며 S.E.S.가 등장했다, 노래의 제목 그대로다. 9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소녀들, 그리고 그 소녀들을 기다렸던 팬들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S.E.S.는 이어 'Love', '꿈을 모아서'를 불렀다. "우리 약속을 잊지 말고 기억해줘요"라는 'Love'의 가사 한 구절이 마음으로 와 닿았다. 변함 없는 목소리, 그리고 변함 없는 미모로 S.E.S.는 마치 약속처럼 우리에게 왔다.

"하나, 둘, 셋 S.E.S.입니다"라며 인사를 전한 S.E.S.는 말을 시작함과 동시에 눈물을 보였다. 유진은 "셋이 오늘 약속했다. 절대 울지말자고 그랬는데, 보랏빛이 보이니까 울컥했다. 예전의 감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슈는 "오늘 이 공간은 추억을 다시 되살리는 공간"이라며 "20년 전에 함께 했던 스태프 분들, 저희를 아껴주시고 만들어주신 팬들과 함께 하니까 정말 좋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콘서트가 개최된 세종대학교는 S.E.S.의 팬클럽 '친구' 1기 창단식이 있었던 장소로 공연의 의미를 더했다.


S.E.S.는 다시 한번 시간을 돌렸다. '감싸안으며'에서 팬들은 "유수영", "김유진", "카리스마 최성희" 등의 응원법을 외치며 가슴 속의 추억을 입 밖으로 꺼냈다. S.E.S.는 'Unh~ Happy Day', '느낌', 그리고 오는 1월 발매 예정인 스페셜 앨범 수록곡 'Candy Lane' 까지 연달아 무대를 선사하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었다.

슈는 "꿈 같고,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꿈을 꾸면서 잠들고 싶다. 솔직히 머릿 속이 복잡했다. 진짜 몇 달동안 푹 빠져살았던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바다는 "걸그룹이 엄마로서 처음 콘서트를 하는 것"이라며 S.E.S.가 만든 특별한 기록을 언급했다. 깜짝 놀랄 순간도 있었다. '엄마' 슈에게 '딸' 라희가 꽃을 전해주러 올라온 것. 비록 한 마디도 안 하고 내려가서 아쉬움이 남지만, S.E.S.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유진은 퍼포먼스를 다시 한 번 보여달라는 팬들의 요청에 비밀을 한 가지 밝혔다. "롱부츠 때문에 춤을 망쳤다"며 유진은 "부츠가 끝까지 안 올라갔다. 사이즈를 잘못 재서 제작을 잘못했다. 그래서 무릎이 잘 안굽혀졌다. 그런 상태로 춤을 췄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바다는 이러한 유진의 춤을 '기브스 댄스'라며 "혹시 몰라요, 저희가 걸그룹 아이돌계의 역사니까 혹시 몰래 후배님들이 오셨을 수도 있다. 오늘 잘 배우고 가요"라는 센스 있는 답으로 받아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실제 콘서트장을 찾은 걸그룹 후배들은 열심히 화답하고 S.E.S.를 응원하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더했다.


S.E.S.의 다음 선곡은 "무대에서 처음 불러본다"는 'Kiss'와 'Show me Love', 그리고 'Believe in Love'였다. 바다는 명불허전 가창력을 과시했다. 이어진 곡은 이수만의 '그대로부터 세상 빛은 시작되고' 리메이크 버전, 세 사람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귀를 녹이는 화음을 만들어냈다.

S.E.S.는 오는 1월 2일 발매되는 스페셜 앨범에 리메이크 곡 2곡을 수록한다. 하나는 이수만의 곡이고, 다른 하나는 여행스케치의 '산다는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로 S.E.S.의 지금 상황에 맞게 가사를 편곡해 재미를 더했다. 특히 무대에서 S.E.S.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백댄서들의 퍼포먼스가 더해지며 뮤지컬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신곡 뒤에는 과거 S.E.S.의 향수를 자극하는 곡들이 이어졌다. 'Oh, My Love'로 소녀미를 한껏 뽐낸 S.E.S.는 데뷔곡 'I'm Your Girl' 무대를 선사했다. 'I'm Your Girl'을 들으며 명곡이 가진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몸이 절로 들썩이게 되고, 입은 나도 모르게 가사를 따라하고 있었다. 사실 S.E.S.의 모든 노래를 따라 불렀던 것 같다.

'Just a Feeling'의 시작과 함께, 공연장은 파티장으로 바뀌었다. 객석의 팬들을 기립시킨 S.E.S.는 열정으로 무대를 수놓았다. 여기에 라이브 밴드 공연이 더해지며, 말 그대로 '흥 폭발'의 현장이 됐다. 팬들은 다시 한번 "S.E.S"를 크게 외치며, 그들이 느낀 감동을 S.E.S.에게 전달했다.


이 날 공연은 스페셜앨범의 수록곡은 물론, 타이틀곡도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S.E.S.는 더블타이틀곡 '한 폭의 그림'과 'Remember' 무대를 팬들 앞에서 최초 공개했다. '한 폭의 그림'은 S.E.S. 특유의 세련미가 물씬 느껴지는 곡으로, 화려한 퍼포먼스가 더해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Rememeber'는 이날 공연의 엔딩곡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Remember'는 세 멤버가 직접 작사 참여했으며,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느낀 감정과 팬들에 대한 진심을 담은 곡이다.

"'친구' 1기 창단식을 한 이 곳에서 여러분을 '한 폭의 그림'처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 뒤에 S.E.S.가 선택한 곳은 '친구'다. S.E.S.의 팬클럽 이름이기도 해서 더욱 특별하다. S.E.S.와 '친구'들은 '친구'를 함께 부르면서 그들이 갖고 있는 추억을 공유했다. 특히 "그땐 가끔씩 나를 기억해줘"라는 가사를 부르며 '기억할게 S.E.S.' 슬로건을 든 팬들의 모습은 깊은 감동을 자아냈다.

"앵콜"이라는 외침에 S.E.S.는 'My Rainbow(친구-세 번째 이야기)'를 부르며 다시 등장했다. S.E.S.는 팬들을 향해 "저희가 5년 동안 활동을 했는데, 5년만에 만들어진 단순한 사이가 아닌 것 같다"며 "여러분이 5년을 지켜주셔서 열심히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오늘을 꼭 기억해달라. 저희 이제 막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S.E.S.는 'Birthday'를 비롯한 다양한 스페셜 앨범 수록곡, 팬들과 함께 춤을 춘 'Long Long Time', '너를 사랑해'를 비롯한 과거의 곡들까지 고루 선사하며 추억을 소환함과 동시에,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줬다. 영원히 기억(Remember)하고 싶은 오늘(The day)이다.

한편 S.E.S.는 30~31일 양일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단독 콘서트 'Remember, the day'를 개최한다. 특히 공연 둘째날인 31일 밤 12시에는 더블타이틀곡 중 하나인 'Remember' 음원 선공개 및 새해 카운트다운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밤 11시 30분부터 모바일 동영상 앱 옥수수 등을 통해 공연 실황을 생중계한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