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문성근 김규리 / SBS, KBS 제공


배우 문성근이 배우 김규리가 '문화계 블랙리스트' 최대 피해자라고 언급했다.

문성근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모습을 드러낸 문성근은 검찰 출석 전 취재진 앞에서 심경을 토로했다.

문성근은 "블랙리스트 명단이 발표되고 곰곰이 생각해봤다. 이 안의 최대 피해자는 김규리(개명 전 김민선) 씨다. 영화감독은 투자를 받지 못하면 저예산 독립영화를 만들면 된다. 가수나 개그맨은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면) 콘서트나 공연을 하면 된다. 하지만 배우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문성근은 "배우는 20대와 30대에 역량을 강화하고, 40대까지 버텨서 생존하면 50대에는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된다. 그런데 김규리 씨는 한창 자신의 역량을 발전시키고, 활동해야 할 20대와 30대 시절에 집중적으로 배제를 당하고, 불이익을 받았다. 이미 세월은 흘러갔고,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피해를 본 셈이다"라고 밝혔다.

문성근은 "김규리와 어제 통화를 했다. 피해 증언을 하는 것도 두려워하더라. 국정원의 공작으로 김규리를 공격했던 논조가 아직도 남아있어서, 여전히 공격적인 일반 누리꾼의 모습에 대한 잔상이 남아있다. 그것이 두렵고 힘들어서 나올 생각을 못 하더라. 앞으로 연기를 해야 하는 피해 여성들, 동료들에게 악성 댓글은 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14일 한 매체는 지난 2011년 여름 국정원 심리전단이 배우 문성근과 김여진의 부적절한 관계를 꾸며내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보도했다. 해당 이미지는 두 사람의 합성사진으로 '공화국 인민배우 문성근, 김여진 주연 육체관계'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문성근은 이날 조사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자신이 받은 불이익 등 관련 피해 정황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문성근은 이명박 정부 시절 운영된 '문화계 블랙리스트' 피해자로, 이명박 정부 시기의 문화·연예계 정부 비판세력 퇴출 건에는 문성근과 김규리를 포함한 문화예술계 인사 82명의 이름이 담겨 있는 것이 확인됐다.

문성근에 이어 방송인 김미화도 19일 오전 10시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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