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피트-로건레먼 주연작 '퓨리' 리뷰 / 사진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2014년 최고의 전쟁 액션 대작이라 꼽히는 화려한 타이틀의 '퓨리'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 11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는 '퓨리'(감독 데이비드 에이어)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퓨리'를 보기 전부터 들었던 수식어들이 많았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이은 최고의 전쟁영화, 브래드피트가 제작부터 주연까지 맡은 믿고 보는 영화, 로건 레먼의 화려한 성장 등 화려한 미사여구들을 영화 '퓨리'보다 먼저 접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직접 마주한 '퓨리'에서는 브래드피트도 로건레먼도 없었다. 전쟁의 참혹함과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이 아님에도 살갗을 에이는 고통과 두려움이 있었다.

영화 '퓨리'는 제 2차 세계대전 전차부대를 이끄는 '워 대디'(브래드피트)가 4명의 병사와 함께 탱크 '퓨리'를 이끌고 적진 한가운데로 진격하며 펼쳐지는 작품을 그린 영화. 이는 영상보다 전장의 소리부터 시작된다. 자막으로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를 설명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욱 예민한 건 긴박한 전장의 소리다. 그리고 이어지는 불타는 탱크와 그 사이를 말을 타고 지나가는 장병, '워 대디'(브래드피트)의 망설임도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살인이 관객들을 압도한다.

'노먼'(로건 레먼)은 '워 대디'의 전차부대로 새롭게 착출된 신병이다. 행정병이었던 '노먼'은 전장에서 충격에 휩싸인다. 곳곳에 십자가와 종교의 흔적이 있는 탱크 '퓨리' 속에서 부대원들이 하는 행동은 살상이다. 독일군에 맞서서 싸우고 있지만, 상대편인 독일군의 죽음의 몫을 가벼이 담아내지 않는다. 그래서 영화 '퓨리'는 전쟁의 참혹함을 관객들에게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워 대디'는 '노먼'을 강한 군인으로 만든다. '워 대디'는 전장에서 승리를 위해 싸우고, 명령을 이행한다. 그런 그에게 제대로 된 군사훈련 한 번 받지 못한 채 부대에 배치된 신병 '노먼'은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해져야한다. '워 대디'는 '노먼'에게 총을 쥐여주며 포로를 죽일 것을 명하고 "차라리 나를 죽여요"라고 울먹이는 '노먼'의 손을 쥐고 '워 대디'는 방아쇠를 당겨 눈앞의 죽음을 보여준다.

'퓨리'는 '워 대디'가 이끄는 전차부대의 로드무비 같다. 그들은 멈추지 않는다. 승전고를 울리고 독일인의 집에서 잠시 갖는 식탁 위 평화가 '퓨리' 속 안도감의 전부다. 하지만 그 편안함도 지속되지 않는다. 그들은 지시를 받는 군인이고, 지시를 받으면 앞으로 나가야한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총을 쥐지도 사람을 죽이느니 차라리 자신을 죽이라던 '노먼'의 눈빛도 변해간다.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퓨리' 속 전장의 상황이 그렇다. 독일군을 죽이는 그들에게는 더 이상 죄책감이 없다. 눈빛은 변해가고, 전투를 준비하는 '워 대디'의 부대원들은 "최고의 직업이지"라는 말을 되뇌인다. 자신들이 아는 성경 구절을 나눈다. 미군이 도착하기 전 만취 상태로 목숨을 끊은 독일인 간부들처럼, 그들도 술병을 기울이며 저승길을 준비한다.

눈물나는 전우애보다 '퓨리'에서는 전장의 공포를 말한다.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진흙에 뭐가 뭔지 모르게 된 채 탱크에 뭉개지는 시체를 보여준다. 마지막까지 그 어떤 편의 승리를 말하기보다는 얼마나 많은 죽음이 현장에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전쟁의 참혹함'을 관객들에게 피부로 전달할 영화 '퓨리'는 한국에서 오는 11월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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