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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브레싱' 서인국, "실제 성격 무뚝뚝..유리도 개구쟁이로 봤대요"
초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Mnet ‘슈퍼스타K1’ 우승자로 출발해 ‘사랑비’(2012), ‘응답하라 1997’(2012)등 네 개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신인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력과 캐릭터에 녹아든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던 서인국이 빛나는 청춘들의 열정과 치열한 도전을 그린 영화 ‘노브레싱’(감독 조용선)으로 브라운관 대세 타이틀까지 넘보고 있다.
이번 영화 ‘노브레싱’에서 돋보이는 신 중 하나는 서인국의 먹방 신이다. 영화 초반 삼겹살을 먹음직스럽게 먹는 서인국의 모습에 관객들은 몇 번이나 침을 꼴깍 삼켜야 했다. 그는 수영 유망주 원일을 연기해야 했기에 고기나 통닭을 복스럽게 먹으면서도 탄탄한 몸매를 유지해야 했다. 여러모로 고생했을 서인국에게 첫 질문으로 “식단 관리와 운동으로 힘들게 만든 몸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느냐”고 묻자 “망했죠. 살 많이 쪘어요. 저도 사람인데 다 먹었어요”라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먹는 장면에 일가견이 있는 서인국만의 비결이 있는지도 궁금했다. “맛있게 먹으라고 하면 밥을 먹다가 쩝쩝거리면서 먹는 친구들이 있어요. 맛있게 보여야 한단 생각에 그런 소리가 흘러나오나 봐요. 저는 음식에 환장해서 먹고 보잔 생각으로 먹었는데 추잡해 보일까 봐 걱정했죠.”
원일이 수영선수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을 주는 재석(박철민)이 통닭을 원일에게 건네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통닭신은 제가 봤을 때 재상 아저씨가 따스한 온기를 느끼게 해줌으로써 잊었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장면이었어요. 원일이한테 드는 미안함에 윽박지르지 못하는 느낌이 강했던 거죠. 그런 상황에서 트렌디한 박스 치킨을 주면 안 예쁘잖아요. 아날로그적인 봉투 통닭을 주는 게 좋을 것 같았는데 감독님도 그 생각을 하셨더라고요. 감독님과 저, 박철민 선배가 의견이 같았던 거예요.”
‘응답하라’ 신드롬이 형성될 만큼 지난해 열풍을 몰았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서인국은 맛깔나는 부산 사투리와 시청자를 브라운관으로 끌어모으는 흡입력으로 당당히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첫 주연작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이름 석 자를 알린 셈. 시청자에 각인된 작품에서 밝고 능글맞은 캐릭터를 연기한 탓에 서인국 하면 낯가리지 않고 다정다감한 옆집 오빠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서인국의 실제 성격은 어떨까.
“원일이가 성격이 아주 쾌활한 편은 아닌데 밝은 신을 촬영할 땐 감정 소모가 크더라고요. 진이 빠졌어요. 유리도 저를 개구쟁이로 봤더라고요. 생각보단 무뚝뚝한 편인데. (다정다감해 보이는데?) 다정다감한 면은 있죠.(웃음) 아무래도 브라운관에서는 목소리를 한 톤 높이고 말투도 더 신경 쓰는 것 같아요. 원래 성격은 무뚝뚝해요.”
데뷔 후 빠른 시일 내에 주연작을 만나거나 단 몇 개의 작품으로 스타덤에 오르기란 쉽지 않다. 서인국은 첫 브라운관 주연작인 tvN ‘응답하라 1997’로 대세 스타 반열에 올랐고, 첫 스크린 도전작에서 인기 스타 이종석, 한류 걸그룹 소녀시대 유리와 함께 주연을 맡았다. 검증되지 않은 신인 서인국이 감독들을 끌어당긴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응답하라 1997’ 하고 나서 감독님들과 미팅을 해보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기에 좋은 얼굴을 갖고 있다고 하셨어요. 잘생긴 얼굴은 아닌데 묘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번 ‘노브레싱’은 정말 자연스럽게 하게 됐어요. 미팅하고 오디션을 보고 ‘저 이거 시켜주세요’ 이런 절차를 밟은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결정했죠. 감독님이 원일이의 인생을 한 번 만들어오라고 해서 태어난 순간부터 가정환경, 친구랑 다퉈서 운 얘기까지 만들었고 그걸 토대로 감독님과 4시간 동안 얘기했는데 그런 작업은 처음이어서 그런지 정말 재밌었어요.”
연기자라면 훗날 자신의 연기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첫 주연작’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터. 첫 발걸음에 만족할 리 만무할 테고 주변의 흘러가는 말 한마디에도 귀를 쫑긋 세우고 있을 시기가 아닐까 싶었다. 그런 그의 마음에 가장 와 닿았던 한 마디는 절친의 “잘했다”는 한 마디였다.
“고향 친구에게 작품을 보여줘도 ‘잘 봤다’는 얘기를 안 해요. 제가 드라마를 하고 있는데도 친구는 보는 것 같긴 한데 말도 잘 없고 오글거린다고 하고요. 어릴 때부터 저를 봐왔는데 화면이나 극장에서 제가 연기를 하고 있으면 오글거리겠죠. 그런 친구 입에서 ‘연기 잘하더라’는 말이 나오니까 참 고맙고 기분 좋더라고요.”
부자간의 애틋함을 따스하게 그린 ‘노브레싱’을 찍고 나서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느냐고 했더니 “무뚝뚝한 집안”이라며 손사래부터 친다. “영화 보러 오라고 가족들을 초대했는데 아버지가 딱 한 말씀 하셨어요. 영화보고 몇 시간 뒤에 ‘집에 도착했다’ 이게 끝이에요.(웃음) 자식들 마음은 다 똑같죠.”
그렇다면 시간이 흘러 한 아이의 아빠가 된다면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친구 같은 아버지요. 아들이 저를 편안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아버지가 편해도 엄마가 더 편하죠. 저는 제 아들이 제게 비밀 얘기를 털어놓을 수 있을 만한, 나중에 소주 한잔 할 수 있는 편안한 아버지가 되고 싶어요.”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노브레싱’은 10일까지 누적 관객수 41만 1,454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6위를 차지했다. ‘노브레싱’의 타겟층이 10대, 20대 초반인 만큼 11월 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현시점부터 흥행 반동이 기대되는 중요한 시기다. 수능을 마친 관객들에게 영화 홍보를 부탁했더니 환한 미소로 끊임없이 말을 이어갔다.
“10대에는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노력을 많이 쏟는 시간이잖아요. 수능을 보신 분들도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시험을 치르신 거죠. ‘노브레싱’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다시 한 번 수영하게 되는 꿈을 향한 열정이 그리는데 10대들의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싶어요. 결과적으로 좋은 부분이 있으니 긍정적인 영화를 보고 그 열정을 함께 공감해주시고 즐거워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수면에 얼굴을 댄 채 숨을 쉬지 않고 헤엄치는 일이라는 뜻인 ‘노브레싱’(No Breathing)은 원일이 수영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면서 했을 때 이룰 수 있는 꿈이다. 이제 막 스크린 스타로 걸음마를 뗀 서인국이 극 중 원일이 끝내 두려움을 극복하고 이뤄낸 ‘노브레싱’처럼 이루고자 하는 ‘꿈’은 무엇인지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가수로서는 무대 위에서 짧은 시간 동안 감성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힘을 지닌 가수가 되고 싶고, 배우로서는 모든 장르의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맡았을 때 서인국의 모습이 안 보이는 ‘저런 사람이 있어’라고 이해시킬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